일본의 권력자들은 자기 손에 권력이 전혀 없는 것처럼 행동하거나 혹은 권력이 있더라도 극도로 조심해서 사용하는 것처럼 행동했다. 이들은 또한 국민, 천황, 국가, 회사와 또는 다른 그 무언가를 위해 본인의 행복을 포기한 것처럼 행동하기도 했다. 다나카는 이런 쓸데없는 가식에 코웃음을 치며 일본의 총리들은 자신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존재라고 자부했다. 마치 가능성은 있으나 경험이 부족한 학생들에 대해 논하는 선생님과도 같이 총리들을 평가했다. 그리고 자신과 일본 정부 사이의 관계를, 과반의 주식을 소유한 대주주와 회사 경영진 사이의 관계에 비교했다. - P451

1990년 버블이 끝나고 디플레이션이 시작되면서 일본 금융계의 썩은 속살이 속속 드러났다. 정계와 금융계의 부적절한 유착관계가 노출되었음은 물론, 특히 정계와 금융계의 최상위 단계에까지 범죄 조직의 영향이 광범위하게 미치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스캔들과 더불어 지하 범죄세계의 역할이 드러나자, 1955년 체제를 간신히 유지하던 정통성의 마지막 꺼풀이 벗겨지면서 마침내 정치적 위기가 찾아왔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오직 탁월한 정치인만이 정치인에 대한 분노와 혐오의 에너지를 동력 삼아 낡은 질서를 깨뜨리고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힘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 - P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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