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일본 정부의 문제 중 하나는 애초 메이지 헌법을 다시 쓰는 작업에 참여한 일본의 법학자들이 프러시아의 법률 전통에 깊이 경도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프러시아에서는 법을 시민이 통치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도구로서가 아니라, 국가 권력을 정당화하고 명확히 하는 수단으로 본다. 또 다른 문제는 일본의 보수주의자들이 진정한 민주주의를 신봉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들에게 민주주의는 일본의 본질로 여겨지던 위계질서를 부정하는 것이었다. 위계질서라는 것은 무정부주의와 야만주의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서 이들의 사상적 공간에서 신성한 아우라를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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