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기 말 불교와 함께 화장의 전통이 일본에 들어오기 전까지 일본의 천황은 해자로 둘러싸인 열쇠고리 모양의 거대한 무덤에 묻혔다.(43쪽 사진) 이 무덤들을 관리하는 일본 궁내청에서는 무덤의 신성한 제례적 성격을 신성모독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로 고고학자들의 발굴활동을 거의 허락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이면에는 황실의 혈통이 한 번도 끊이지 않고 이어져왔다는 주장에 문제가 될 만한 사실이 발굴을 통해서 드러날지도 모른다는 염려도 숨어 있다. - P49

오늘날 일본 생활의 모든 부분에 녹아 있는 정교한 취향과 세련됨은 헤이안 궁정의 극도로 귀족적인 미학에 그 뿌리가 있다. 일본 료칸에 도착해 객실에 놓인 완벽한 형태의 꽃꽂이를 볼 때나, 백화점에서 배달된 물건이 우아한 글씨의 제품 설명과 함께 계절을 암시하는 기막힌 포장에 담겨올 때나, 자동차 문을 열면 만나는 깔끔한 라인과 외형 마무리에 들어간 집착에 가까운 디테일을 볼 때면, 당신은 1000년 전 헤이안 귀족들의 외형에 대한 집착과 그 시절 섬세한 미학의 편린들을 보고 있는 것이다.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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