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나를 포함한 많은 생존자들이 사실은 죽고 싶은 게 아니라, 가해자를 피해서, 잊히지 않는 지옥과도 같았던 기억이 주는 고통과 절망을 피해 평온함을 얻고 싶은 게 아닐까? 살아 있는 한 계속 마주해야 하는 고통으로부터 가장 안전한 곳으로 도망치고 싶은 게 아닐까? 그러나 삶보다 죽음이 더 가까운 우리는 그럼에도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