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경우 여자들로부터 듣는 사고 경위는 대략 이러했다 지나가던 남자가, 처음 만난 남자가, 연인이나 남편이 술을 마시고 때리고, 제정신으로 칼로 찔렀다. 여자를 잡아 던지고 가구를 들어 여자에게 던졌다. 가구 모서리는 여자의 약한 몸을 짓이기고 들어가 내부 장기를 찍어내며 터뜨렸다. 그럴 때 오로지 제일 질긴 신체 조직인 피부만이 온전히 붙어 있다. 폭력의 강도는 점차 세졌으나, 서서히 끓어가는 물 온도에 익숙해져 죽는 줄도 모르고 죽는 개구리처럼 여자들은 앞으로 더 맞고 살이 썰려 나갈 것을 알지 못했다.
나는 가벼운 사랑싸움이라는 말에 구역질이 난다. 십중팔구는 점차 더 심하게 맞겠지만 당사자는 그것을 짐작조차 못해 유감스러웠다. 그러면서도 함께 사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 인내를 높이 볼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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