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죽이는 사람들에겐 그만큼 강력한 정당화가 필요하다.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확신. 정의의 편에서 싸운다는 믿음. 선량한 사람들을 지키며 악에 맞서 싸운다는 신념. 이것들 없이는 정신이 무너지고 만다. 스스로를 사선에 내던지는 동시에, 처음 보는 사람들을 죽여야 하는 충격이 그만큼 엄청나기 때문이다.
-pp.249

"게다가 어지간한 사람은 갑작스러운 명성을 얻으면 성격이 변하게 마련인걸요. 그걸 두고 본성이 드러나는 거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완전히 글러먹은 비난이에요. 사람은 관계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잖아요. 유명해진다는 건 어떻게 보면 새로운 관계를 강요받는 거죠. 나는 모르지만 나를 아는 무수한 사람들, 내가 보지 못하는 공간에서 나를 지켜보는 수많은 시선들, 그런데 그들이 기대하는 나는 진짜 내가 아니에요. 무방비하게 던져지는 셈이죠. 이전까지의 자신으로는 행동할 수 없는 낯선 무대에……"
-p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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