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은 유난히 눈이 적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살고있는 곳이 충북 청주인데 다른 지역은 어땠는지 몰라도 이지역은 그랬습니다. 주위의 젊은 의사선생님들이 (저도 젊지만 ^^;) 겨울이 되면 그렇게 스키장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마 전반적인 경향입니다. 저도 마음이 끌려 2년전에 스노우보드셋을 장만했었습니다. 조금 싸게 사보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많이 힘들여 샀었습니다. 뭐하나 하려면 들어가는 돈이 왜그리 많은지... 이젊은 총각선생님들과 더불어 이번에 한번 제대로 배워서 나중에 아이들과 아내에게 폼잡고 좀 가르쳐줄 꿈으로... 또는 그 앞에서 체면좀 세워보려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 아무튼 청주에서 가장 가까운 스키장이 양지와 지산리조트인데 한시간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입니다. 몇번을 다니면서 나름대로 그 맛을 알아가고 있었는데... 총각선생들이 어찌나 자주 가는지 일주일에 거의 3-4번은 기본으로 다니고 또한 그멀리 있는 용평까지 시즌권을 끊어서 다니는 것이었습니다. 진료끝나고 스키장에 한번 다녀오면 밤12시나 새벽 1시는 되야 들어올수 있었는데... 아내와 아이들 눈치보이는 것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아내도 처음에는 맘놓고 다녀오라는데.. 몇번 지나자 혼자서 아이들 보는 것이 너무 힘든지라 . 점점 눈에 힘이 들어가더군요. ㅋㅋㅋ 저는 보드타는 재미가 뭔지 조금 알것 같은 시점에서 몸도 너무 힘들고 눈치도 많이 보이고 해서 점점 스키장 가는 발길을 줄이게 되었습니다.
내가 이거 배워서 선수할 것도 아니고... 아내와 애들보기에도 미안하고 ... 너무 힘도 들고.. ㅋㅋ
그런뒤로는 스키장 가본적이 없습니다. 애써 장만해놓았던 장비들만 덩그러니 좁은 방의 한칸을 차지하고 있을 뿐입니다.
다른 선생님들이 주말은 스키장에서 보내고 일주일에 3-4번 스키타러 가고, 밤 1-2시에 귀가하는 모습을 보면서.. 야.. 참 대단하다.. 그게 그렇게 좋을까...하는 생각을 자주자주 많이 했었습니다. 그게 그렇게 좋을까?
하면서 저도 스스로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나는 뭐하나를 저렇게 좋아한적이 있나... 하면서 생각해보니
ㅋㅋㅋ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저에게도 남들이 이해못할것 같은 그런 좋아하는 것이 있었으니...바로 도반을 만나러 가는 길이나 스승을 찾아다니는 길이 그랬습니다. 아무런 계획이 없다가도 어디에 어떤분이 계시더라하면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는지 불쑥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같이 찾아가 보고... 멀리 살고 있는 도반이 한번 보자고 하면 불원천리를 마다않고 달려갔던 기억이 많습니다. 다행히 아내가 그런 저를 이해하는 터라 큰 문제는 없었지요. ^^; 제가 결혼식 하기 바로 전날까지 도반들과 같이 일종의 동안거를 했으니까 저역시 남들이 스키타는것에 미친것처럼 일면 미친것이지요.
지금도 그마음은 여전하지만 어디 찾아다니거나 하는 것은 많이 줄어든듯합니다.
갑자기 생각나서 그냥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ps : 월든님께서 아래 카테고리에 좋은 글을 남겨주셨습니다.
한번씩 읽어보시면 좋을듯 하네요. 월든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