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신분 상승의 통로로 이용하려는 잘생긴 도둑놈 마놀로, 가난한 노동계급 남자와의 사랑을 자신의 좌파적 정치 이상을 실현하는 낭만으로 오해하는 부르주아 여대생 떼레사서로에게 투영한 욕망과 환상 속에서 두 사람은 여름 한철 도시를 질주하며 사랑을 나눈다. 하지만 결국 그들은 계급을 뛰어넘지 못하고 사랑은 지나가 버린 여름으로 남겨진다어쩌면 우리가 사랑하는 것은 서로가 아니라, 그 사람을 통해 이루고 싶은 자신의 욕망과 결핍인지도 모른다고 이 소설은 말하는 것 같았다.

그 끝이 결코 좋지 않으리라고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는 두 사람을 보며 씁쓸한 느낌이 들었는데, 나 역시 사랑에 대한 환상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겠지... 사랑이라면 모든 것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그런 환상 말이다. 그런 예쁜 동화같은 이야기를 보고 싶다면 K드라마를 봐야겠지만~

인물들의 심리를 날카롭게 포착하는 작가의 문장이 참 좋았다. 아름답고 서정적인 묘사 속에 툭툭 튀어나오는 냉철한 분석. 말랑말랑한 느낌으로 읽다가 갑자기 욕망에 충실한 현실적은 인물들을 마주하게 되면 참 재밌단 말이야. 거참 잘 쓰네...   



사실 100자평 쓰려다가 길어져서 페이퍼로 쓰게 되었다. 페이퍼로 쓰기에는 또 너무 짧지만, 재밌게 읽었는데 뭐라도 남겨야 할 것 같아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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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6-07-10 1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떤 사람을 사랑하느냐는 결국 자신의 결핍을 나타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 책 샀습니다. 만세!!

망고 2026-07-10 13:21   좋아요 0 | URL
다른 제목으로 이미 읽었다고 하지 않으셨어요?ㅋㅋㅋ또 읽으면 시간이 흐른 만큼 더 많은게 새롭게 보일 것 같아요 어서 읽고 재밌는 리뷰를 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