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거릿 애트우드의 타오르는 질문들을 읽고 있다. 아주 재밌다.

내 예상과는 달리 애트우드는 웃기고 푸근하고 오지랖 넓은 사람이었다. 글에서 묻어나는 친근함이 참 좋다.

평생 읽고 쓰던 작가답게 서평들도 너무 좋다. 고수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데 복잡하고 어렵게 쓰는 글이 아니기 때문에 아주 술술 잘 읽힌다. 역시 글쟁이!

뭐 아주 초반만 읽고 있긴 하지만 벌써 읽고 싶은 책목록이 생겼다.

특히 리처드 파워스의 소설 에코 메이커”. 이 서평 읽고 너무 읽고 싶어졌다.

근데 리처드 파워스란 작가의 책을 읽은 적은 없지만 왜 이렇게 친숙한 걸까? 기억 못 하지만 내가 혹시 읽었던건 아닐까? 했는데.......집에 책이 있었다. 무려 내가 사둔 것이었다. 이때까지 이 책의 존재조차 까먹고 있었다. 책은 바로바로 이거



띠지도 안 뗀 완전 새책. 나는 띠지를 거의 버리고 읽어서 저게 아직 붙어 있다면 진짜 들춰보지도 않았다는 거다ㅋㅋㅋㅋㅋ



암튼 애트우드는 리처드 파워스의 작품을 여러번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말한다. 두 번은 통독해야 처음에 놓쳤던 숨은 보물찾기 단서들을 모두 찾아낼 수 있다고.

그러면서 에코 메이커는 파워스가 낸 소설 중 최고일 것이라고 말한다.

찾아보니 에코 메이커는 번역되지 않았다. 아 읽고 싶다. 언제 번역이 될까? 되긴 될까?

너무 두꺼워서 원서 읽기 귀찮은데 하핫


애트우드가 요약한 내용은 이렇다.


우선 멸종 위기에 처한 북미두루미가 나온다. 북미 원주민은 이 겨울 철새를 에코 메이커라고 부른다. 특유의 낭랑한 울음소리 때문이다. 이 새들은 계절 이동 중에 한없이 평평한 땅 네브래스카의 플랫강에서 쉬어 간다. 다음에는 마크 슐러터라는 젊은 한량이 나온다. 그는 밤에 차를 몰고 이 철새 도래지를 통과하다가 극적이고 미스터리한 전복 사고를 당하고, 이때 입은 뇌손상으로 카그라스 증후군을 앓게 된다. 카그라스 증후군은 자신과 친한 사람들이 똑같이 생긴 사악한 존재들로 대체됐다고 믿는 정신 질환이다. 이 망상은 소설에서 또 다른 종류의 에코 메이커로 기능한다.

(...)한편 사고 현장에서 세 종류의 타이어 자국이 발견된다. 현장에 또 누가 있었던 걸까? 마크는 무엇 때문에 브레이크를 밟고 충돌한 걸까? 마크의 병상 탁자 위에 있던 메모는 또 무엇인가? 아무도 썼다는 사람이 없는 익명의 메모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나는 아무도 아니다

하지만 오늘 밤 노스라인 로드에서

신이 나를 네게로 인도하셨다

네가 살 수 있게

그리하여 다른 사람을 도로 데려올 수 있게

(타오르는 질문들 96-97)     



오오 너무 재밌을 거 같지 않은가?

이 소설과 오즈의 마법사와의 연관성도 다루는데 “에코 메이커오즈의 마법사의 변주라고 분석한다. 이부분도 정말 흥미로웠다.

원서 봤더니 500페이지가 넘던데 아....다시 한번 번역본으로 읽고 싶다고 징징대 본다 ㅋㅋㅋㅋㅋㅋ

그냥 우선은 집에 사놓고 잊고 있었던 오버스토리나 읽어보도록 하자.

 

 

반가운 빨간 머리 앤에 대한 글도 있다.

빨간 머리 앤을 읽는 또 다른 방법으로 앤 위주로 읽기보다 마릴라 위주로 읽어보라는 것.

 



이렇게보니 마릴라 시선으로 또 다른 소설 한편이 더 나와도 재밌을 거 같다.

마릴라의 딱딱했던 마음이 고아 소녀 앤으로 인해 말랑해지는 과정을 다루는 드라마 라던지...



"타오르는 질문들" 읽으면서 마거릿 애트우드가 좋아졌다. 사실 이 분 소설은 내취향이 아니어서 내가 이렇게  좋아하게 될줄은 몰랐단 말이다ㅎㅎㅎ

매력적인 글 계속 읽어 보겠다. 아직 3분의 1도 안 읽었네ㅋㅋㅋㅋㅋ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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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23-01-04 10: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을 부르는 깔끔하고 정다운 페이퍼 감사합니다!!
오늘도 굿데이 되세요~~!^^

망고 2023-01-04 11:06   좋아요 2 | URL
애플님 곧 점심 맛있게 두그릇 드시고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scott 2023-01-04 11: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고 나면
애트우드 여사가 좋아집니다 ㅎㅎ

그러나 이 책
또 다른 책을 마구 읽고 싶게 만드는
블랙홀 ㅎㅎㅎ

망고 2023-01-04 11:11   좋아요 2 | URL
맞아요ㅠㅠ 여사님 글 넘 따뜻하기도 하고 실제로 만나면 되게 푸근한데 지적인 할머니일거 같아요ㅎㅎㅎ저 초초반 읽는데 벌써부터 여기서 언급된 책들 읽고싶은게 많이 쌓였어요ㅋㅋㅋ

다락방 2023-01-04 14: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이 글 읽으면서 리처드 파워스 라는 작가는 나는 모르는데? 하면서 읽었거든요? 그런데 망고 님이 올리신 책 사진 보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이미 사둔 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물론 아직 안읽었습니다. 아 놔... 사두고 안읽어서.... 작가 이름이 이렇게나 낯설었군요? ㅋㅋㅋㅋㅋ 저는 저 책을 왜 사뒀을까요? 모르겠네요..

그나저나 애트우드 님의 이 책도 사야겠네요. 어휴 살 거 많아요. 어휴..

망고 2023-01-04 15:21   좋아요 1 | URL
역시 다락방님이시네요^^ 오버스토리 살 당시 저는 퓰리처상 수상이란 것에 혹해서 산 기억이 있거든요 무슨무슨 상받았다 그런거에 약해져서요ㅋㅋㅋㅋ
˝타오르는 질문들˝ 당연히 다락방님 사셨을거라 생각했는데 아직 안 사셨어요? 이 책 정말 좋습니다 어서 사세욧(정작 저는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보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