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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샤의 추억
아서 골든 지음, 임정희 옮김 / 현대문화센터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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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소리 들리는 일본의 어촌마을 .
낡고 초라한 집안에 어머니는 누워있고 아버지는 낯선이와 이야기 중이다.
언니 사스와 동생 치요는 불안한 느낌을 안고 잠이든다.
역시 그 느낌은 맞았다. 잠을 자다 두 형제는 낯선이의 손에 이끌려
도시로 가는 기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게이샤들이 살고 쾌락을 즐기려는 남자들이 들리는 골목.
쾌락의 거리로 사스는 보내지고 동생 치요는
게이샤를 데리고 있는 포주의 집에 남게된다.
화려한 기모노에 진한 화장.. 밤마다 어디론가 가는
게이샤들..
하지만 집안일을 하며 보는 그들의 화장뒤에 숨겨진 표정은
어둡고 쓸쓸하기까지 하다.
어린나이지만 특이하고 신비로운 푸른 빛의 눈을 가진 치요는
게이샤 학교에 다니게 된다.
하지만 진정 치요가 원하는 건 언니를 만나 도망가는 것.
그러던 어느날 심술 궃지만 어딘지 쓸쓸하고 고통을 안고 있는 게이샤 하츠모모의
요구를 들어준 댓가로 얻은 언니가 있는 주소.
드디어 언니를 만났다.
어두운 밤. 빗속을 헤치며 달려가 극적으로 언니 사스를 만나지만
언니는 다음날 만나 도망가자고 한다. 원하는 돈을 모으고
가야한다고 하면서...
게이샤의 집으로 돌아온 치요.
헛간에서 사랑을 나누고 있는 하츠모모를 본다.
이 전부터 소문으로 듣던 하츠모모와 그의 숨겨진 애인이다.
동시에 포주가 헛간앞으로 나오고
치요,하츠모모 모두 언니를 만나 도망 간다는 꿈을 잃고, 애인을 잃고 만다.
꿈을 잃어버린 게이샤..
화려한 모습 뒤 진짜 게이샤의 모습인 것이다.
다른 이를 즐겁게 하기 위해 자신은 사랑도 꿈도 갖을 수 없는 것이 게이샤인 것이다.
목숨을 걸고 언니와의 약속 장소로 가려고 했던 치요는
지붕에서 떨어져 상처를 입고 게이샤의 집에 다시 돌아오게 되고
이제 완전히 꿈을 잃어버리게 된다.
게이샤의 학교도 가지 못하고 집안에서 허드렛일을 하게 된 치요..
상처난 몸으로 거리에서 울고 있던 치요에게
매너있는 신사가 다가온다.
신사는 친철했으며 따뜻하게 대해 주었다. 아이스콘과 손수건을 준다.
어린 치요지만 신사에게 동경과 사랑의 불씨를 느끼며
드디어 치요는 새로운 꿈을 갖는다. 게이샤가 되는 것.
그것만이 그 신사가 있는 세상으로 가장 가까이 가는 길이라는 걸 알게 된다.
이후 6년이 흐르고 아직도 허드렛일을 하고 있는 치요..
하지만 그 해 겨울,우연히 게이샤들의 술집에 갔다가 우연히 그 신사를 다시 만난다.. |
또 그해 겨울 치요에겐 또 다른 많은 일이 일어난다. 이 전에 집을 나간 게이샤 마메하가 찾아와
치요를 게이샤로 훈련시켜 보겠다고 하면서 포주와 흥정을 한다.
드디어 치요는 게이샤가 될 수 있다.. 짧은 기간을 거친 수련으로 너무나 아름다운 게이샤로 태어난 치요
이제 치요의 이름은 새로운 게이샤 사유리이다 . 성공적인 데뷔를 마치고 얻은 것은
좀 더 자신의 신사이자 사랑인 회장을 가까이 볼 수 있다는 것과 하츠모모와의 대결이다.
마메하는 사유리를 더 성공시켜 포주의 양녀로 만들고 최고의 게이샤로 만들기 위해
회장의 사업파트너인 노부를 소개시키고 닥터크랩도 은근한 방법으로 사유리에게 마음을
뺏앗기도록 하게 만든다. 이에 하츠모모의 음해로 인해 사유리는 이미 더럽혀진 게이샤라는
소문으로 힘들어지지만 마메하의 기지로 결국 사유리는 최고의 게이샤로 인정 받는다.
하지만 여전히 사유리는 사랑하는 회장님과 함께할 수 없다.
바로 이것이 게이샤의 운명인 것이다. 사랑을 할 수 없는 게이샤...
포주에게 등이 돌려지고 자신이 키운 펌킨이라는 수제자도 사유리에게 양녀자리를 뺏앗기자
집에 불을 지르고 떠나는 하츠모모.. 하지만 사유리는 자신의 미래를 그녀에게서 본다.
너무나 다르지만 그녀 또한 사랑을 했었던 게이샤.. 너무나 다르지만 똑같은 운명일 것 같은
그녀의 뒷모습..
세상이 변하고 일본은 전쟁을 한다.. 전쟁속에 게이샤들의 운명은 뻔했다..
군인들의 성노리개가 되버리는 전쟁, 하지만 회장과 노부의 도움으로 사유리는
도망쳐 민간인들 사이에서 자신이 한때 최고의 게이샤였다는 것을 잊고 지낸다..
전쟁이 끝나고 어느날 자신을 찾아온 노부.. 그는 회장의 이름을 거론하며
자신의 사업에 필요한 미군의 접대를 부탁한다.
회장의 이름을 들은 사유리는 짐을 꾸려 돌아온다.하지만 예전의 동네 모습이 아니였다.
동네는 미군들과 맥주, 팝송이 흥청 거리고 예전의 게이샤들은 고상함과 은밀함을 자랑하던
예술가라는 자부심은 없는 그저 흔한 동네의 창녀같은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어찌되었던 회장을 다시 만난 사유리.. 하지만 예전의 게이샤만을 생각한 사유리에게
노부는 소개한 미군과의 잠자리까지 요구한다.
생명의 빚을 진 사유리.. 고민끝에 사유리는 자신이 노부의 요구를 들어주려한 모습만을
보여주고 일을 슬쩍 넘기려 했으나 과거 자신의 양녀 자리를 뺏앗겼던 친구 펌킨은
사유리가 갖은 회장의 대한 마음을 알고 복수를 하기위해 노부가 아닌 회장에게
미군과 사유리가 함께 있는 것을 보여준다..
실망과 노여움의 얼굴을 하고 돌아가는 회장. 상처입고 다시 꿈을 잃어버린 사유리
회장의 손수건을 바다에 던지고 빈 껍데기처럼 게이샤의 자리를 지킨다.
게이샤에게 사랑이란 넘치는 과욕이었던 것이다.
시대가 변해 낡고 초라해진 게이샤의 집..
오랫만에 기모노를 꺼내는지 포주는 살짝 든뜬 표정으로 사유리의 기모노를
상자에서 꺼낸다. 사유리를 찾는 손님이 연락을 해온 것이다.
아마도 곧 부자가 될 것이라고 소문이 도는 노부일 것이란다.
희망도 사랑도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아야하는 게이샤..
치요는 그저 게이샤 사유리일뿐인 것이다. 희망을 오래 전에 꺽인 체념하고
덤덤해진 표정으로 게이샤의 화장을 하고 거울 앞에 선 치요..
거울 앞에는 오래 전 언니와의 만남을 이루지 못하고 체념한 슬픈 치요가 서 있다.
고운 단풍이 떨어져 연못위를 표류하고 처연한 모습의 치요와 사유리 두 모습을
모두 담은 그녀가 서 있다.
누군가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얻는다. 뜻밖에 그는 치요의 사랑인 신사 회장이었다.
놀랍고 당황한 치요.. 마지막 그를 본 그날의 일을 설명하려 하자.
오히려 회장이 미안하다고 한다.
치요를 마메하를 보내 게이샤 사유리로 만든 것이 회장이었던 것이다.
그 또한 푸른 눈의 치요를 마음에 담고 있었지만 게이샤 사유리로써 무대에서
춤을 추던 날 그녀가 바로 그 치요임을 알았다고 했다.
늦었지만 자신의 마음을 받아 달라는 회장.
둘은 그렇케 만난다. 하지만 치요는 안다. 여전히 자신은 게이샤 사유리라는 것을..
그녀는 말한다. 햇빛이 비추는데 더 많이 비취주기를 바랄 수 없는 것처럼
비가 오는데 더 많이 내리기를 바랄 수 없는 것처럼.. 자신은 게이샤고 게이샤는
더 큰 희망과 소망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것을
밤에 부인으로, 고통이 주어진 뒤에 찾아오는 친철함으로, 딱 그 정도로만
자신의 분수를 깨닫고 살아야하는 게이샤라는 것을....
이 것이 자신의 뜻과는 무관하게 게이샤의 길에 들어와 그녀의 눈빛처럼 흐르는 물처럼
살아 남기위해, 존재하기 위해 자신의 희망을 바꾸고 길을 바꾸며 살아가는 게이샤 사유리.
어린시절 치요. 그녀의 기억인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