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사람들은 ' 세상 참 무섭네'라는 말을 한다. 그런데 세상을 채우고 있는 것은 사람인데 그럼 사람이 무서운 건가? 그리고 나도 사람인데 언제가 무서운 그 사람이라는 무엇으로 변할 수 있는 건가? 보험계약자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냉혹한 보험사는 이 영화에서 감정이 없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람을 물건 보듯 하는 신이화라는 싸이코 패스로 모습을 보여준다. 남편의 양팔을 자르고 보험사를 찾은 신이화를 마주하고 있는 보험사 과장은 신이화의 모습과 거의 흡사한 표정을 하고 있다. 그런 두 사람(두 개의 그 무엇)과 마주한 전주오는 힘든 고초를 겪는다. 어린시절 동생을 죽게 했다는 죄책감은 아니 감정은 전준오를 사건에 휘말리게 하는 계기이자, 사건을 풀어가는 단초이다. 삭막함 속에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상처입고 피를 흘리는 전준오의 모습과 같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행동해야하는 길은 전준오가 보여준 반성과 휴머니즘이 아닐까.. 주제와 영화 속에 담긴 철학은 좋으나 그것을 풀어가는 스토리라인이나 기술이 약간 부족하고 허리웃의 양들의 침묵을 일부 카피한 것 같은 배경적 장치는 영화의 신선함을 떨어뜨리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