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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 과학수사대 라스베가스 시즌2 박스세트 (6disc) - 아웃케이스 있음
케네스 핑크 감독, 마그 헬겐버거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CSI의 가장 큰 미덕 중의 하나는 모든 에피소드의 완성도가 전부 뛰어나다는 것이다.
오래전의 ‘맥가이버’를 비롯해 ‘엑스 파일’에서도 볼 수 있는 것처럼, 한 시즌에 2~30편의 에피소들을 만들다 보면 한편의 걸작영화를 능가할 정도로 뛰어난 에피가 있는가 하면 다른 영화나 소설 등을 베낀 것 같은 한심한 수준의 에피도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CSI의 에피들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을 정도로 만족스럽다.
20대의 젊은 나이에 ‘저지 드레드’, ‘나는 아직도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등의 영화를 찍었으나 그리 성공하지 못했던 대니 캐논 감독을 이 시리즈에서 다시 보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는 2화 ‘카오스 이론’이다.
CSI의 전요원들이 여대생 실종사건에 매달리지만, 증거는 계속 어긋나기만 하고 자꾸만 미궁에 빠진다. 결국 그들이 발견한 증거가 진실을 밝혀내지만 결말은 나지 않는 에피소드다.
왕따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그들이 힘들지만 언젠가 고교생활은 끝난다”고 말하는 그리섬 반장의 이야기나, 결국 워릭이 갖고 싶어하던 비싼 기구를 신청해주는 ‘Bully for you’, 인과응보의 이야기를 우연과 사고로 표현한 21화 ‘Anatomy Of A lye’도 기억에 남는 에피다.
6회 ‘Alter Boys’도 결코 잊을 수 없을만큼 강렬하다. 종교와 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마지막에 그리섬 반장이 충격을 받은 채 당황한 눈빛을 지으면서 막이 내리는 엔딩은 결코 잊혀지지 않는다.(모든 시즌을 통틀어 가장 강렬한 엔딩이라고 생각한다.)
이 에피는 어떤 해답이나 결말도 제시하지 않지만 가장 생각할 것이 많은 에피였다.
제작진은 이번 시즌에서 소재의 폭을 넓히기로 결심했는지, 기기묘묘한 사건이 많이 발생한다.
스킨스쿠버가 산불현장의 나무 위에서 발견되고, 아파트 전체가 피칠갑이 되어있기도 하다. 사원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기도 한다.
과학수사방법도 이번 시즌에서 한발 더 나아간다. 살인현장의 공기를 채취해서 수사에 이용하기도 하고, 위성사진을 판독해 범인을 추적한다.
1화 ‘Bucked’에서는 범인이 ‘개구리와 전갈’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데 나는 아직도 이해 못하겠다. ‘크라잉 게임’에서도 ‘개구리와 전갈’의 이야기가 상당히 의미심장하게 나온다. 천성은 바뀔 수 없다는 것인가?
16화 ‘Primum Non Necere’는 워릭의 착찹한 심정, 닉과의 우정이 잘 나타난 에피여서 좋았다.
8회 ‘라스베가스의 노예’편에서는 우연히도 ‘디 오씨’에 출연하는 두 명의 아줌마가 같이 출연한다. 얼핏 봤다면 ‘CSI’와 ‘디 오씨’의 크로스오버인줄 알았을 것이다.
10회 ‘엘리’는 반장이 학회에 가고, 캐서린은 여행을 떠난 사이 워릭이 반장대리를 맡게 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늘 지위에 연연하는 세라는 반발하고 브래스 경감의 딸이 사건에 연루된다.
늘 외곬수같은 그리섬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에피소드였다.
연쇄살인범 폴 밀렌더가 세번째로 등장하는 에피소드 ‘Identity Crisis’도 기억에 남는다.
14회 ‘The Finger’는 과학수사의 진면목이 드러나진 않지만, 독특한 구성의 긴박감 넘치는 멋진 에피소드였다.
마이애미와의 크로스오버가 돋보이는 22회 ‘Cross Jurisdictions’도 재미있었다. 라스베거스팀의 냉철하고 이지적인 분위기와 마이애미팀의 화끈하고 발랄한 분위기가 또 다른 크로스오버를 기대하게 했다.
확실히 CSI에서는 재미있는 에피보다 재미없었던 에피를 찾는 편이 쉬울 정도로 각각의 완성도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