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키 발보아 - 아웃케이스 없음
실베스타 스탤론 감독, 실베스타 스탤론, 버트 영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한때는 그랬다. 실베스터 스탤론은 자신의 인기가 시들할 때쯤이면 한 번씩 내놓는 특별처방처럼 '록키' 시리즈와 '람보' 시리즈를 우려먹었다.
'록키' 6편도 그런 줄 알았다. 한때 라이벌이었던 아놀드 슈왈츠네거처럼 정계에 입문한 것도 아니고, 요즘 들어 변변한 히트작이나 제대로 된 주연작도 없이 한물 간 액션 스타로 치부되는 자신의 옛 명성을 또 한 번 우려먹으려는 수작인 줄 알았다.
그리고 언제 적 록키란 말인가. 1편이 개봉한 해가 1976년, 무려 30년 전이다.
하지만 '록키 발보아'는 그 시절의 록키와 실베스터 스탤론을 생각나게 한다. 스타가 되기 이전의 그가 갖고 있던 욕망과 헝그리정신, 그리고 스타의 길에서 살짝 비켜난 지금의 도전 정신과 영화에 대한 애정이 말이다.
'록키1'을 찍을 때에는 가진 것 없는 배우 지망생이자 시나리오 작가였고, '록키 발보아'를 찍는 지금은 우둔한 근육질의 퇴락한 액션 배우다.

확실히 '록키 발보아'는 3, 4편처럼 강렬하지도 않고, 1편처럼 장엄하지도 않다.
'록키' 시리즈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트레이닝 장면에서는 힘이 딸려 보인다.
요즘의 매끈한 블록버스터들과 비교하면 다소 투박하고 심지어는 지루하기까지 하다.
스텔론이 록키의 어눌한 목소리를 빌어 걸핏하면 감동적인 연설을 펼쳐 보이는 장면들은 낯간지럽기만 하다.
퇴물 챔프가 자신의 레스토랑 손님들을 상대로 과거의 영광이나 주절거리고, 기억 속의 사람들을 회상하는 장면들은 지나치게 감상적이다.
이렇듯 '록키 발보아'의 이야기는 쌍팔년도의 정서가 물씬 풍기는 구닥다리다.

하지만 실베스터 스탤론이 직접 쓴 각본에는 사나이의 가슴을 울리는 진심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의 축 처진 눈매와 자글자글한 주름살 사이에는 인생의 희로애락을 경험한 사나이의 숙연함이 배어 있다.
마치 복싱경기를 보는 것 같은 마지막 장면들은 실제 스텔론의 파이팅과 터프함이 묻어난다.

록키는 아직 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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