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거대 권력에 대항한 개인의 고독한 (하지만 발랄한) 사투를 그렸던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의 21세기 버전을 보는 것 같은 '이글 아이'에서는 숨 돌릴 틈 없을 정도로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액션이 펼쳐진다. 가히 액션의 향연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박진감 넘친다. 최첨단 위성시스템으로 사막 한가운데 있는 테러리스트를 처치하는 오프닝 장면부터 손에 땀을 쥐게 하더니 짤막한 인물 소개를 거친 두 주인공을 곧장 음모의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 넣는다. 그리고 신나게 달리기 시작한다. 확실히 '이글 아이'는 '원티드'나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같은 영화들을 짜깁기 한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 하지만 모든 것을 보고 있고 그래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결과적으로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는 의문의 목소리는 관객이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 목소리의 지시에 따라야 하는 주인공 제리는 쉼 없이 임무를 해결해야 하고, 자신을 쫒는 FBI를 아슬아슬하게 따돌린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 밝혀지는 모범적인 반전과 할리우드적인 결말에 가서야 관객들은 한숨을 돌리게 된다. 물론 잠깐이나마 전형적인 해피엔딩을 벗어날 것 같은 결말부분이 못내 아쉽기는 하지만 오락영화로서는 거의 흠잡을 데 없는 멋진 영화였다. 마치 두 시간 동안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드디어 미야비를 쓰러뜨릴 수 있는 연속주사기를 손에 넣은 아키라 일행은 스승님의 또 다른 딸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행방불명되었다는 스승님의 또 다른 딸 모미지를 인질로 한 미야비는 아키라를 도발한다. 그리고 지난번 백신을 쫒아 아츠시와 대결을 펼쳤던 것과 똑같은 상황이 닥친다. 하지만 이것은 아키라를 손에 넣기 위한 미야비의 음모였음이 밝혀지고, 곧 아키라와 마을에 남아있는 친구들에게 최악의 상황이 닥친다. 지금까지 등장했던 최강의 악귀였던 공주가 다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밤중에 혼자 떠나려는 아키라의 결의를 알게 된 유키는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게 되고 둘은 진한 키스를 나눈다. 그런데... 아키라와 유키의 진한 키스 뒤에 두 사람의 입술을 연결하고 있는 걸쭉한 느낌의 침덩어리. 왜 둘은 매번 키스를 하기만 하면 꼭 그렇게 침의 다리를 만들고 마는 것일까. 작가의 개그일까 아니면 지나치게 리얼함을 추구했던 것일까.
과연 이 막장 코믹스의 끝은 어디란 말인가. 카오리가 죽고 샹잉이 등장하더니 결국에는 사에바의 비중도 확연히 줄어들고 있다. 카오리가 생전에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야간학교를 세웠다는 뜬금없는 설정의 에피소드가 등장하질 않나, 위험국가의 요인을 상대하는 설정도 지겨워졌는지 이제는 마약국의 본토를 공격하기도 한다.(여전히 해외 파병을 줄기차게 요구하는 일본의 자위대를 보는 것도 아니고 참...) 샹잉 또한 독자적인 행동에 나선다. 위기의 순간에는 사에바가 구해주러 오겠지 하는 생각은 착각일 뿐이다. 샹잉 혼자서 멋지게 사건을 해결하고 샹잉의 라이벌까지 새로이 등장한다. 예전에 카오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시티헌터란 우리 둘을 말하는 거야."라고 말하던 사에바의 모습이 떠올라 조금은 쓸쓸해진다. '엔젤 하트'는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시티 헌터' 시절의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코믹한 러브 모드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재미가 없다.
거미 악귀로부터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일부러 먹이가 되어 본거지로 잠입한 아키라는 여전히 처절한 사투를 반복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잔혹한 싸움 끝에 흡혈귀로부터 마을을 탈환한다. 마치 다음 스테이지로 향하는 게임의 주인공처럼 점점 더 강한 적과 마주치면서 점점 더 큰 고생을 하며 전진하는 것이다. '베르세르크'나 '클레이모어' 못지않게 박진감 넘치는 전투 장면들을 보여주는 '피안도'는 종종 터무니없이 황당한 구성이나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개그를 선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거미 고치에 갇힌 사람이 X을 싸고 그것을 목격한 아키라가 진지한 표정으로 "지독하게 참기 힘들었나 보네"라는 말을 하며 동정하는 부분이다. 맨몸으로 친구들을 구한 뒤 간호사 복을 구해 입고 진지한 표정으로 탈출을 시도하는 장면도 그렇다.(옷이 없어서 간호사 복을 입을 수는 있지만 굳이 간호 모자까지 쓸 필요는 없잖아.) 정말이지 이런 장면에서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당황스럽다.
결국 어찌 보면 가장 어려운 승부를 끝낸 아키라는 미야비를 쓰러뜨릴 수 있는 백신을 손에 넣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백신의 사용법. 하지만 그 중요한 사용법도 쉽게 알아내게 되고, 미야비를 봉인하던 당시의 일도 자세히 알게 된다. 그리고 당시 미야비를 봉인하던 인물과 스승님과의 관계까지 일사천리로 밝혀진다. 곧이어 스승님의 정체, 가면 속의 얼굴, 거구의 몸이 된 이유까지 엄청난 비밀이 밝혀진다. 스승이 과거에 겪어야 했던 참혹한 경험과 극적인 사연들도 펼쳐진다. 그리고 스승은 마을사람들을 모두 불러 모아 흡혈귀와의 전면전을 선포한다. 결국 '피안도'는 최강의 적이었던 상대와의 일전을 계기로 훨씬 더 험난한 앞으로의 방향을 예고한다. 역시 이 작품은 극적인 구성과 스릴을 이끌어내는 방식이 탁월하다. 류노스케가 죽어가는 순간까지 무덤 속에 숨어있던 아이들을 구해기 위해서 노력하는 장면의 이야기도 읽는 이의 심장을 뜨겁게 달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