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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미널 마인드 시즌 3 박스세트 (5DISC)
마크 고든 감독, 맨디 파티킨 외 출연 / 브에나비스타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시즌3의 첫 번째 에피는 BAU팀의 판단착오와 기디언의 퇴장을 다루고 있다.
성공이 아닌 실패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늘 조심스럽기 마련인데 이번에도 훌륭하게 이끌어나갔다.
프로파일러가 어떻게 실패하는가, 냉철한 이성에 주관적 감정이 개입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가를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에피였다.
그리고 동시에 가장 혼란스러운 에피이기도 하다.
하치의 자리는 여전히 위태로우며 기디언은 결국 자신과의 싸움에서 패배하고 만다.
제작진과의 의견차이로 고민했을 맨디 파틴킨의 갈등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이번 에피소드는 시리즈 사상 가장 혼란스러운 에피임에 틀림이 없다.
시즌3에는 유독 완성도 높은 에피소드가 많이 있다.
시작부터 끝까지 거의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쇼핑몰의 소녀 납치 사건은 마치 '24'를 보는 것 같은 긴박감을 느낄 수 있다. 사건은 점점 더 꼬여가고 BAU팀의 발걸음도 따라서 빨라진다. 이번 시즌의 베스트 에피중의 하나이다.
천재만화가가 등장하는 에피는 JJ가 범인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고 말하고, 프랜티스는 악인이 아닌 범인은 처음 봤다고 말할 정도로 가슴 아픈 사연의 이야기다.
영화 '테이큰'에서처럼 박력 있는 아버지가 등장하는 소녀 납치 사건도 액션 영화 같은 분위기가 기억에 남는다.
기디언 대신 투입된 로시 요원은 10년 전 퇴직한 대선배이자 초창기 멤버인데, 첫사건에서는 개인적인 태도와 팀워크를 무시해서 하치와 갈등을 겪는다.
따뜻한 카리스마를 풍기던 기디언과는 달리 냉철하고 거만한 듯한 첫인상이 그리 좋지는 않다. 그래도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명강사였던 로시의 경력을 보면 앞으로의 활약이 크게 기대된다.
과거의 기록이 화재로 사라지고, 피해자를 태운 채 경찰의 검문을 피해가고... 마치 보이지 않는 존재가 돕기라도 하는 것처럼 운 좋게 빠져나가는 범죄자를 보면서 한탄하는 모건에게 "우리의 일은 범죄자를 쫒는 거지 그 근원을 찾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미 맡은 일만으로도 충분히 힘들지 않냐고 따뜻한 위로를 보내는 로시의 지혜로운 조언이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로시와 관련한 황당한 에피도 있다.
오랜 세월동안 로시에게 악몽 같은 괴로움을 안겨줬던 사건을 비공식적으로 재수사하게 되는 에피는 너무 간단하게 해결되어 맥이 풀린다. 그렇게 쉽게 해결될 사건을 갖고 로시는 20년 동안 괴로워했단 말인가.
반면 이번 사건에서 빠져 사형수와 인터뷰를 하러 갔던 하치와 리드의 이야기는 짧지만 매우 강렬했다.
간수와의 연락이 두절된 몇 분 동안 연쇄살인마와 적대적으로 대치하는 하치에 반해 천재적인 기지로 위기의 순간을 빠져 나가는 리드의 침착함이 돋보였다. 이혼 문제로 많이 흔들리는 하치의 내면을 엿볼 수 있었다.
기디언의 퇴장이 아쉽기는 하지만 이번 시즌에서도 '크리미널 마인드'는 사이코패스들의 범죄는 물론 위탁가정문제, 선정적인 대중문화, 총기 소유 문제 같은 현대미국사회의 병폐가 그대로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