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 서스피션
모건 프리먼 외, 스티븐 홉킨스 / 대경DVD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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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확실히 한편의 연극같은 스릴러다.
연기력이 뛰어난 명배우들의 호연, 시종일관 취조실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형사와 용의자 간의 대화 장면들이 말이다.

범인을 취조하는 형사역의 모건 프리먼과 용의자로 추궁받는 유명인사역의 진 핵크만, 두 배우 모두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명성있고 연기력이 뛰어난 대배우들이지만 ‘언더 서스피션’에서는 진 핵크만의 연기가 더 돋보인다. 분노, 당황, 실망, 슬픔 등 시시각각 변하는 주인공의 심정을 미묘한 표정연기로 멋지게 표현해냈기 때문이다.
모건 프리먼도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긴 하지만 평면적인 베테랑 형사의 연기를 하기 때문에 그리 돋보이지 않는다.

이 작품은 여러 면에서 시고니 위버의 ‘진실’을 떠올리게 한다. ‘진실’은 영화를 보는내내 용의자가 범인일까 아닐까 계속 오락가락 해야 했기 때문이다. ‘범인이 틀림없다’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어느 순간 ‘범인이 아닌 것 같은데’하는 생각에 휩싸인다.
하지만 ‘언더 서스피션’은 명배우들의 연기만 기억에 남을 뿐, 과연 주인공이 범인일까? 아닐까?하는 갈등과 긴장감은 너무 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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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벤 킹슬리 외, 로만 폴란스키 / 익스트림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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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유명한 희곡 ‘Death And The Maiden’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연극으로 상영되었을 때에도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해서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이 작품이 관객을 압박하는 심리적 무게는 대단하고 엄청나다.
외딴 집에 우연히 찾아든 손님, 여주인공은 그가 과거에 자신을 고문하고 폭행했던 사람이라고 믿고 추궁한다. 아내(여주인공)를 믿을 수도 믿지 않을 수도 없는 남편의 입장...

이 작품에는 별다른 소품이나 화려한 특수효과도 없다.
단지 외딴 집에서 세 명의 주인공이 펼치는 숨 막히는 심리전만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상영시간 내내 관객의 심장을 쥐었다, 놓았다 하는 식으로 분위기를 이끌어간다.
과연 그가 그 범인일까? 아니면 신경쇠약증세가 있는 여주인공의 착각일까?

끝에 가서야 진실이 밝혀지면서 긴장이 탁 풀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를 씁쓸함이 남는다.
얄팍하게 반전이라는 것을 논하기가 미안할 정도로 엄청난 심리적 압박을 선사한다. 또한 인권에 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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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 시즌 7 박스세트 (6disc) - [할인행사]
마이클 크라이튼 감독, 줄리아나 마굴리스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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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드라마의 원조이자 최고봉격인 'E.R.'도 5시즌을 넘어서면서부터는 서서히 노쇠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7시즌에서는 이미 초반의 위트와 유머를 잊어버린 것 같다.

하지만 '사랑과 감동의 메디컬 드라마'답게 그 흥미진진함과 휴머니즘은 여전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응급실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던 닥터 로스가 더 이상 함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가 없는 6시즌이 얼마나 허전했는지... 그 이후로는 뭔가 텅 비어있고 아쉬운 기분이다.
그래서인지 카터도 늘 의기소침해 보이기까지 한다.
로스의 뒤를 잇는 것 같은 미남 캐릭터 코바치는 너무 심각하고 진지한 분위기로 거리감이 느껴진다.

이번 시즌에서도 역시 많은 사건들이 벌어지고 다음 시즌에서 벌어질 많은 일들을 예고한다.
닥터 캐리는 동성연애로 고민하고, 벤튼은 큰 비극을 겪는다. 그린은 뇌종양을 앓게 되고 그의 약혼녀 엘리자베스는 임신을 한다.
늘 우수에 젖은 눈빛의 코바치는 과거의 상처와 마주하게 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기차와 자동차가 충돌하는 대형사고가 벌어지는 에피소드와 닥터 코바치와 주교와의 에피소드다.
대형기차사고로 카터와 코바치 등의 의사들이 종횡무진하고 엘리자베스는 뱃속의 아기 때문에 현장과 응급실 사이를 방황한다. 시리즈의 배경이 응급실이니만큼 'E.R.'은 늘 긴장된 분위기가 감돌지만, 열다섯번째 에피소드 ‘The Crossing’은 7시즌에서 가장 긴박감 넘친다.

마크와 엘리자베스가 폭우 속에서 결혼식을 치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April Showers’는 가장 유머가 넘치는 에피로 기억에 남는다.
닥터 로마노의 입에서 따뜻한 말이 나오는 에피소드이니, 아마 ER의 전 시리즈를 통틀어서 가장 훈훈한 에피소드이기도 할 것이다.(닥터 로마노가 캐서린에게 "정말 예쁜 신부다. 닥터 그린은 행운아다"라고 말한다.)

평소 교통사고 가해환자나 거리의 강도들에게 냉정하고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곤 하던 닥터 코바치는 생명이 얼마 남지 않는 스튜어트 주교를 치료하게 되면서 과거의 상처를 추스르고 종교적 믿음을 되찾게 된다.
주교역에는 제임스 크롬웰이 특별출연했는데, 이번이 자신의 마지막 고해성사가 될 거라는 말을 한다. 그가 코바치의 사연을 듣고 몇 마디의 말을 하게 되는데 이 말들이 듣는 사람의 가슴을 울리는 깊은 명대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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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트 (dts, 2disc) - 할인행사
에이치비엔터테인먼트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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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트’는 저예산으로 만들어졌지만 굉장한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이다.
고만고만한 등장인물들이 여섯 명이나 나와서 누가 누군지 좀 헷갈리긴 하지만, 오프닝부터 결말까지 군더더기 없이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엄청난 반전이나 창의적인 크리처, 새로운 설정 따위가 없어도 재능만 있다면 이렇게 멋진 작품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는 수작이다.

동굴 속에서 길을 잃은 주인공들은 괴물들과 사투를 벌이기 시작하면서 온 몸에 피를 뒤집어쓰거나 자신이 피분수를 내뿜는다. 이것이 또한 훌륭하다. 호러영화라면 응당 거쳐야 할 과정이라는 것처럼 무작정 피보라를 일으키거나 절단하지 않는다.
등장인물들이 뒤집어쓰거나 흘리는 피를 통해서 폐쇄된 동굴의 압박감과 정체모를 괴물에 대한 두려움을 잘 표현하고 있다.
블록버스터였다면 좀 더 세련된 특수효과를 볼 수 있었을 테지만 너무 매끈하지 않은, 투박한 장면들이 거친 분위기의 공포를 자아낸다.

그리고 그 어떤 작품의 결말보다도 강렬한 결말.
뻔한 호러영화처럼 끝나는 것 같다가 갑자기 급반전하면서 인과응보의 진리를 보여주는 것 같은 결말. 그 결말이 주는 감흥은 영화를 보고 난 한참 뒤에도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호러영화 사상 가장 충격적이지는 않지만, 가장 쓸쓸한 분위기의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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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 리스트 시즌 1 (6DISC)
데이빗 누터 감독, 로빈 튜니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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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리스트'는 오래전 '레밍턴 스틸'이나 '블루문 특급' 이후 공식이 되어버린 뺀질뺀질한 남자 주인공과 이성적인 여주인공 콤비의 전형적인 구성의 수사물이다.
하지만 최근 지나친 과학수사와 이성적 접근 방식에 반발한 심리 추리물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탁월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각 에피소드의 제목마다 붉은색을 뜻하는 단어들이 들어가는 것도 이색적이다.

주인공 패트릭 제인은 사이비 심령술사로 돈과 명성을 얻었지만, 연쇄살인범 레드존에게 부인과 어린 딸이 살해당한 이후로는 CBI(캘리포니아 연방 수사국)의 수사를 돕고 있다.
틈만 나면 사무실 구석의 소파에서 낮잠을 즐기지만, 특유의 최면 기법과 각종 심리트릭을 이용해서 아무도 해결하지 못하는 사건들을 가볍게 풀어나간다.
도로 한복판에 있는 잘린 손을 보고서 피해자의 직업과 성격까지 알아맞힌다.
이는 셜록 홈즈처럼 예리한 관찰력을 가진 덕분이다. 그는 휠체어에 앉은 사람의 신발 바닥까지 살펴보는 습관이 있다.
물론 100% 다 통하는 것은 아니다. 어쩌다 속임수에 걸려들지 않을 때는 벌쭘한 표정으로 "보통은 다 걸리는데.. 그냥 없었던 일로 하죠.."라며 더듬거리기도 한다.

인간적인 면모도 충분히 보여준다.
카지노에서는 불법인 카드 외우기를 통해 거금을 따서 팀원들에게 값비싼 선물을 사준다.
바에서 자신을 유혹하는 여성에게 반지를 보여주며 결혼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렇게 보면 '멘탈리스트'는 '몽크'로부터 매우 큰 영향을 받은 것을 알 수 있다.
천재적인 탐정과 그를 돕는 형사들, 살해당한 탐정의 가족과 끊임없이 범인을 찾는 탐정...
어쨌든 '멘탈리스트'와 '몽크' 둘 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만큼 재미있는 것이 사실이다.(시청률은 ‘멘탈리스트’가 압도적으로 높다.)

연약한 외모와는 달리 시종일관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는 리스본 반장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제인의 가장 큰 보호자다.
늘 엄격하게 제인을 통제하려고 노력하지만, 제인이 풀죽어있을 때는 좋아하는 운전을 시킬 정도로 배려심이 깊다.

제인의 팀원들 중 조는 한국계 배우 팀 강이 맡았는데 자신은 절대로 웃지 않으면서 시종일관 심각한 표정으로 농담을 던져대는 재미있는 캐릭터다. "전화 한통이면 당신 경력을 끝낼 수 있다"는 유력인사의 말에 "저는 전화 한통이면 피자 주문밖에 안되는데"라고 무표정하게 대꾸한다.
시즌 내내 조의 웃는 모습을 보는 것은 위장수사 중에 한 여자를 유혹하는 장면에서 뿐이다.
어린 시절 소년원에 다녀왔다는 사실을 비밀로 간직하고 있다.
수사 중에 만난 한 아주머니는 이런 조에게 반해서 자신의 조카와 맞선을 보게 한다.

가끔 남성적인 면도 보이는 늘씬한 금발미녀 밴 펠트와 전형적인 마초 수사관인 릭스비는 서로 좋아하는 사이지만 직업 때문에 갈등하고 있는 중이다.
릭스비가 간혹 진통제에 취했을 때나 최면에 걸렸을 때 수작을 거는 것처럼 사랑고백을 할 뿐이다.
릭스비가 이혼녀와 데이트하는 장면을 본 밴 펠트가 쓸쓸한 표정을 짓기도 한다.

늘 리스본을 닦달하는 미넬리 국장도 팀원들의 정직 사유서를 책상 위에 놓은 채로 일주일 동안 자리를 비울 정도로 배려 깊은 상관이다.

이렇듯 제인과 함께 등장하는 인물들도 나름대로 개성 있는 매력을 보여주지만 수수께끼 풀이는 대부분 제인의 원맨쇼다.
간혹 사고로 제인의 눈이 멀거나 흥분해서 일을 그르치는 경우도 있지만 끝에 가서는 깔끔하게 해결한다.
용의자를 두고 마지막에 속임수와 트릭을 이용해서 범인임을 밝혀내는 방식은 '로 앤 오더: 크리미널 인텐트'와 비슷하지만 그처럼 한없이 진지하지는 않다.
제인은 걸핏하면 마술을 이용해서 상대방을 곤혹스럽게 하거나, 최면을 걸어서 사건을 해결하려 한다.
제인 자신이 레드존에 대한 강렬한 복수심을 갖고 있으면서도 범인에게 천연덕스럽게 "복수는 바보나 미친 사람이 하는 짓이다"라고 충고할 정도로 뻔뻔하다.
영매가 등장하는 에피소드에서 제인은 처음부터 그녀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며 계속 비웃기만 하지만 결국에는 약간이나마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첫 회의 오프닝부터 실제 최면과 관찰, 심리탐구 등을 적절하게 섞어가며 능수능란하게 시청자들을 몰입시킨다.
각종 심리기법들이 총동원되는 '멘탈리스트'의 첫 회는 아마도 'CSI'나 '24'같은 시리즈를 능가하는 가장 훌륭한 미드 파일럿일 것이다.

중반부 이후부터는 레드존에 관한 이야기가 조금씩 나온다.
레드존의 친구의 친구라는 사람이 누명을 쓰고 감옥에 있다면서, 자신을 빼내주면 레드존에 관한 정보를 주겠다고 접근한다.
마지막 회에서는 레드존에 가까이 다가가지만 아슬아슬하게 놓치고, 결국 다음 시즌을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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