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 -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꾼 7가지 선물 이야기 폰더씨 시리즈 4
앤디 앤드루스 지음, 이종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개인적으로 만나본 미국 사람들은 확실히 호들갑스러운 편이다.
조그만 일에도 크게 감탄하며, 칭찬을 할 때에도 과장된 제스처를 취한다.
이 책의 앞부분에 실려 있는 아마존 독자 서평과 추천사들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삶이 이미 엄청나게 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밤 1시에 남편을 깨우고야 말았다.’
‘쉴 새 없이 흐르는 눈물을 훔쳐대며 고개를 끄덕였다.’
좀 읽기 민망할 정도로 찬사가 넘쳐흐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 책의 내용은 그 기대에 부흥하지 못하는 것 같다.

저자는 데이비드 폰더 씨의 환상적인(?!) 경험을 통해서 결단과 책임, 지혜와 열정, 용서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기 위해 끼워 맞춘 진실들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트루먼 대통령이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린 이유는 미군 병사들의 희생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미 전쟁의 끝이 보이는 시점에서 굳이 신무기를 테스트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남북전쟁에는 물론 선과 악의 문제도 있었겠지만, 주된 원인은 남부의 대규모 농장과 북부의 공업부문간의 노동력 문제였다는 것이 정설이다.

콜럼버스는 선원들의 불만을 감동적인 연설로 순식간에 잠재운 적이 없다고 한다. 약속과 거짓술수로 무마했다는데, 따지고 보면 그것도 훌륭한 능력이 아닐까?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은 후에 위대한 명문장으로 기억되지만, 당시에는 청중들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냈다고 한다.
앞서 있었던 에드워드 에버릿의 연설이 워낙 드라마틱하고 화려했던 반면에 링컨의 연설은 너무 짤막하고 (당시 청중들이 생각하기에는) 너무 초라했기 때문에 말이다.

이쯤 되면 저자에게 묻고 싶어진다.
거짓도 상관없다는 것인지, 교훈을 주기 위해서라면 과장과 조작으로 덧칠해도 상관없다는 것인지 말이다.

그리고 사면초가의 난감한 상황에 있는 사람이라도 일곱 가지 충고만 따르면 된다는 식인지...
너무 불친절하다.
이런 책에서 늘 중요시 하는 것은 총론뿐이고, 마찬가지로 중요한 각론은 늘 무시하기 마련이다.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도 결국 실직과 밀린 집세, 딸의 수술비는 어떻게 됐는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었는지는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그저 그럴듯한 구호와 뜬구름 잡는 것 같은 충고들만 나열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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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days 2010-10-30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미 별점1개라~~~ 픽션을 보고도 교훈을 얻는다면 좋지 않은지

sayonara 2010-10-30 22:17   좋아요 0 | URL
하지만 픽션이라면 콜럼버스나 링컨같은 실존 인물을 내세우지 않았겠지요. ^^;;;
 
원 모어 찬스 (One more Chance) - 자유인 [Mini Album]
원 모어 찬스 (One more Chance) 노래 / 미러볼뮤직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언더의 많은 그룹들이 과격한 분위기나 현란한 가창력으로 알려지는 경우가 많다.
몇몇 여성 그룹은 그들의 우아한 가창력을 퇴색시키는 음악적 완성도에 실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원모어찬스'의 노래들은 들으면 들을수록 귀에 착착 감기는 것이 마치 패닉과 유리상자를 합쳐놓은 것 같기도 하다.

타이틀 곡 '자유인'은 크게 인상적이지 않았다. 왠지 기존의 수많은 신인 밴드들의 노래들과 별로 다를 것이 없는 것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언뜻 '패닉'의 이적을 따라한 것이 아닌가 싶은 느낌도 들었다.
물론 여러 번 듣다 보면 눈을 감고 음미할 수 있는 좋은 노래다.

몇 달 전부터 방송을 통해 인기를 끌던 '시간을 거슬러'는 유일하게 애절한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지는 곡이다.
막장 드라마의 주제곡들이 아닌 신인 그룹의 노래에서 이런 애절함을 느끼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더욱 반갑다.

'널 생각해'는 나를 완전히 매혹시킨 곡이다.
산뜻하고 단순한 멜로디의 "널 생각해~"라는 가사가 반복되는데, 딱히 개성이 느껴지지 않는 무색무취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어쨌든 몇 번을 들어도 질리지 않을 만큼 중독성이 강하다.

가사가 재미있는 '럭셔리 버스'는 음악을 좋아하는 소년이 통기타를 들고 무심하게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이 최고다.

쉽게 부르는 듯한 느낌이 부담 없이 쉽게 들을 수 있는 멋진 곡이다.

'그럴 때도 있어요'는 마무리 곡답게 몽환적이고 차분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너무 축축 쳐지는 느낌이 별로였다.

이번 앨범의 곡들은 전체적으로 따라 부르기 쉬울 것 같지만, 막상 불러보면 원곡에 비하면 내가 부르는 노래는 분위기가 너무 거지같다.
이 작은 앨범에 수록된 곡이 고작 6곡뿐이라는 것이 무척이나 아쉬운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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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푸어, 벽을 넘는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하우스 푸어 - 비싼 집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
김재영 지음 / 더팩트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서두에서부터 저자는 유독 팩트(fact)를 강조한다.
과장된 어조나 현란한 수식어로 독자를 호도하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책을 읽고 무엇보다도 충격적이었던 것은 그동안 신문, 방송에 소개되었던 부동산 기사들이 대부분 언론플레이에 불과했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아왔던 은마아파트, 판교 등을 냉철한 팩트와 함께 분석한다.
1970년대 시작된 선분양제가 어떤 식으로 현재의 하우스푸어들을 양산하고 부동산 시장의 위기를 증폭시켰는지도 상세하게 설명한다.

21세기 민주 국가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재개발 지역의 강제 철거 현장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분양 광고, 두바이와 상해를 꿈꾸었던 송도의 허상 등도 투기의 광풍이 한 차례 지나간 지금에서 읽으니 어이가 없을 뿐이다.

그리고 그동안 우매한 우리들이 언론과 정부에 속아 왔음을, 이미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넜음을 통렬하게 깨닫게 된다.

물론 이 책 한 권으로 이미 부동산 시대가 끝났다고 확언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서서히 부동산의 시대가 막을 내리는 중일 수도 있고, 아니면 1997년 외환위기 때 일부 전문가들이 호들갑을 떨었던 것과 같은 잠깐의 불황에 불과할 수도 있다.

어쨌든 만약에 5~6년 전에 집을 장만할 돈이 있었다면 나 또한 그들의 내 집 마련 열풍에 동참했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집을 장만할 형편이 안 되었고, 지금은 약간의 대출만으로도 넉넉한 아파트를 한 채 장만할 수 있지만 주변의(어쩌면 전국의) 부동산 경기가 최악이다.

하우스 푸어. 그들이 당시 무리하게 대출을 안고 집을 사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넉넉한 중산층의 삶을 누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들이 지금 내뱉는 한숨이 내 한숨이 될 수도 있었다. 그들이 흘리는 눈물이 나의 눈물이 될 수도 있었고 말이다.
당시에 로또니 대박이니 하는 언론의 선동에 솔깃해 하루 종일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청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쉽게 떨어져서 안타까워하던 사람들은 지금 얼마나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을까.

부동산 투기 열풍에 동참하지 않았던 나 또한 마찬가지일 뿐이다. 결국 내가 지금의 자산을 온전히 보존할 수 있었던 것은 나 자신의 냉철함이나 스스로의 지식 때문이 아니라 단지 타이밍이 좋았다는 것, 운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참으로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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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매트릭스는 지속적으로 하우스푸어를 원하고 있고, 그들의 피와 땀을 먹고 산다. 우리는 지금까지 대한민국 아파트 값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근거 없이 믿어왔고, 고점 이후 지속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떨어져도 '내 집 값은 괜찮겠지'라는 인지부조화 현상을 겪고 있다. 그만큼 아파트 신화가 각 개인의 머릿속에 깊숙이 뿌리 박혀 있기 때문이다. 우리 시대 가장 강력한 이야기인 아파트 신화는 단순히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구전동화가 아니다. 이 이야기를 만드는 생산자들은 우리 시대에서 가장 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
-p. 64

당시 모델하우스는 매일같이 사람들로 넘쳐났다. 14대 1이라는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계약에 성공한 후 모델하우스를 방문하자 또 넘쳐나던 떳다방들. 지인들로부터 축하도 많이 받았다. 그는 이야기했다. "로또에 당첨된 줄 알았어요." 로또 당첨은 또 얼마나 달콤한 이야기인가? 하지만 이제 그는 그것이 로또가 아닌 하우스 푸어로 가는 초대장이었음을 뒤늦게 깨닫고 있다.
-p. 89

부동산 로또라고 불렸던 판교신도시, 중산층들은 과연 얼마나 부동산에 올인하고 있을까?
...
분양 받은 사람들은 과연 지금 이 아파트에 얼마나 살고 있을까. 10세대 가운데 3세대 정도만이 실제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0% 이상은 전월세, 즉 임대를 준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 입주조차 하지 않은 세대가 4분의 1이 넘는 상황이었다. 판교 분양자 가운데 몇 %나 부채를 가지고 있을까? 조사가구의 약 70% 이상이 부채를 안고 있었다. 그렇다면 부채 규모는 얼마나 될까? 평균 3억 원가량의 금융권 대출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받은 세대의 절반 이상은 3억 원 이상의 고액대출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5억 원 이상의 대출자도 10%에 달한다.
-p.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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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의 행복론>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알랭의 행복론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알랭 지음, 이화승 옮김 / 빅북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죽기 전에 걸리는 병이라는 대상포진으로 한동안 고생을 하는 중이다.
피로와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면 생긴다는 병. 노인 분들은 대상포진에 걸리면 폐렴 따위의 합병증으로 돌아가신다느니 어쩌느니 하는 말로 하도 겁을 먹어서 그런지 심신이 동시에 쇠약해질 정도였다.
따지고 보면 계속되는 더운 날씨에 스스로 몸 관리도 못한 나 자신의 잘못이 큰 데도 불구하고, 괜히 짜증이 나고 하루하루가 울적하기만 했다.

그런 때에 읽게 된 '알랭의 행복론'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잠깐의 생각할 시간을 선사해준 것 같다.

대부분의 명저가 그러하듯이 이 책 또한 화려한 미사여구나 교언영색한 문구들로 덧칠 되어있지 않다.
간단명료한 표현들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례들로 인생 속의 이런저런 교훈들을 가르쳐준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우리에게 '행동할 것'을 요구한다.
조용한 방에 앉아 혼자 생각을 하는 것도 행복에 이르는 길일 수 있을 테지만 웃을 수 없는 상황에서 웃음을 짓고, 나아가기 힘든 상황에서 앞으로 나아갈 것을 강조한다.
또한 인생에 있어서 고난과 장애, 비참함 등은 피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는 낙천적이 되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한다.

이렇게 비극 속에서도 진정한 긍정을 찾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행복에 이르는 길인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삶을 괴롭히는 소소한 고민들,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들도 제시한다.
아름다운 여인에게 차인 남자는 그녀가 노파가 되었을 미래를 상상해보라는 식의 유치하지만 효과적인 방법들 말이다.

개인적으로 공감할 수 없는 내용들도 있다.
시속 120km로 달리는 신형 기차로 인해서 절약된 15분이 무슨 의미냐는 것이다.
하지만 인류는 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를 추구하면서 진보해왔고, 지금은 고향에 계신 위독한 부모님, 보고 싶은 연인을 향해 가는 길을 몇 시간이나 단축할 수 있다.
물론 저자가 생각하는 느린 기차의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과 하늘도 의미 있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세월의 흐름에 퇴색되지 않으며 꾸준히 재출간되는 '알랭의 행복론'은 마음을 괴롭히는 고민이 계속될 때, 힘든 일로 지쳐있을 때 한번쯤 차근차근 읽어볼만한 책이다.

그리고 앞표지의 부제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인데, 내용이 그러하다는 표현일 테지만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만큼은 가장 아름다운 책으로 생각된다.
오리를 안고 있는 여인의 새침한 듯 무표정한 얼굴 그림의 겉표지는 너무 밋밋해서 오히려 강렬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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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두 번 죽는 일은 없듯이 대참사가 같은 곳에서 두 번 일어나는 법은 거의 없다. 단 한 번에 끝장이 나는 것이다. 대참사가 일어나기 직전까지 그 희생자는 참사에 대해서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다. 평온하게 산보하던 사람이 자동차에 치여 20미터나 튕겨나가 즉사했다면, 참사는 그것으로 끝난 것이다. 이제 시작도 없고 끝도 없다. 지속이 생기는 것은 살아남은 사람들의 사념을 통해서이다.
...
이렇듯 아무리 나쁜 것이라도 일말의 좋은 면을 가지고 있다. 즉 그 사건은 또 다른 불행한 사건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불안을 멈추게 한다. 그래서 그 사건이 또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에게 새로운 미래를 보여준다.
-p. 157

요컨대 어떤 방법으로든 출발해야 한다. 어디로 갈 것인가는 그 다음에 생각하면 된다.
도대체 누가 갈 길을 선택하고 출발했는가? 나는 그것을 묻는다. 아무도 선택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처음에는 어린아이였기 때문이다. 아무도 선택하지 않았다. 모두 먼저 행동을 한 것이다. 이처럼 직업은 천성과 환경의 결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저것 숙고하는 자는 결코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p. 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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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협상, 찰나의 설득>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극한의 협상, 찰나의 설득 - 순식간에 상대를 제압하는 超설득의 심리학
케빈 더튼 지음, 최정숙 옮김 / 미래의창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마치 록 스타를 떠올리게 하는 외모의 저자는 현란하고 요란한 말솜씨의 설득이 아닌 인간의 동물적 본능과 심리적 허점을 노리는 찰나의 설득법을 강조한다.
상대방이 설득당하지 않기 위해서 만반의 정신적 준비를 하고 마음의 벽을 쌓아놓은 상태에서 단단한 심리적 벽을 순식간에 무너뜨리는 설득법은 기존에 강조되던 교과서적 설득법과는 상당히 다르면서도 나름대로 매우 효과적인 방식이다.

저자 케빈 더튼이 강조하는 다섯 가지는
1. 단순성(Simplicity)
2. 본인에게 유리하다는 인식(Perceived self-interest)
3. 의외성(Incongruity)
4. 자신감(Confidence)
5. 공감(Empathy)
의 법칙들이다.

하지만 이런 딱딱한 전문 용어 말고 저자의 사례들이 훨씬 흥미롭고 인상적이다.
특히 책의 서론에서 연회에서 은식기를 훔치는 신사를 보고 불미스러운 상황을 피하면서 그를 설득하는 처칠의 한마디는 읽는 이의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뒤이어 나오는 에피소드 또한 절묘한 설득의 묘미를 감상할 수 있다.
친구와 술을 마시느라 아버지와의 생일 식사 자리에 늦은 남자는 아버지의 빈정거림을 못 견디고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데, 그의 뒤를 쫒아온 친구의 한마디에 기분을 풀고 식당으로 돌아간다.

이런 놀라운 일화들을 읽고 나서는 개인적으로도 다른 사람을 대하는데 있어서 훨씬 더 진지하고 폭넓은 태도를 갖게 되었다. 단순히 눈앞의 주제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인간적인 측면에 신경을 쓰게 되었고, 어떤 때에는 가장 솔직담백한 한마디가 가장 큰 무기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허브 코헨의 '설득의 법칙' 이후 협상과 설득에 관한 책들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왔다. 좋은 책도 있고 좋지 않은 책도 있지만, 대부분 설득의 기교와 비법에 관한 장황한 설명들을 쏟아놓는다.
그런 테크닉에 지치거나 식상해진 독자라면 이 책이 상당히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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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에서 우리는 언어가 등장하기 전부터 존재했던 고대의 설득법을 살펴봤다. 또 요즘도 동물왕국에서는 그 방식이 아직 통용되고 있다는 것도 보았다. 이제 결론은 분명하다. 언어의 등장과 대뇌 신피질의 상승세로 설득기술이 더 효과적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실제로 더 악화됐다는 점이다. 동물들의 설득기술이 인간보다 훨씬 우수한 것이다.
동물세계에서 설득의 비결은 낭비를 않는 것이다.
-p.50

몇 년 전 런던 신문에 카리브 해 출신 흑인 노인이 퇴근길에 버스에서 겪은 이야기가 실린 적이 있다. 어떤 정거장에서 술에 취한 남자가 탔는데 앉을 자리가 없었다. 그러자 그 남자는 그 흑인 노인에게 소리를 질렀다.
“당신! 깜둥이 뚱보, 좀 일어나!”
“나보고 뚱뚱하다고 했어요?” 그 흑인 노인이 반문했다.
그러자 버스 안에 폭소가 터졌고 술 취한 남자는 창피해서 바로 다음 정거장에서 내렸다.
그 두 마디로 흉한 꼴을 피해간 것이다.
-p.237

길버트의 연구 결과는 익숙해지려면 좀 시간이 걸리지만 어떤 것들은 일리가 있다. 설득하는 데 공감능력과 본인에게 이익이라는 인식이 왜 중요한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적절한 단어와 효과적 언어를 사용해 어떤 상대든지 믿고 싶어지게 틀을 짤 수 있다면 반은 성공한 것이다. 처음부터, 적어도 첫 몇 초 동안은 믿는 마음으로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설득 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다. 우리가 하는 말을 믿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안 믿는 것을 못하게 하면 되기 때문이다.
-p.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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