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콘서트 1 - 설득보다 사로잡는 심리전의 테크닉, 개정판 심리학 콘서트
다고 아키라 지음, 장하영 옮김 / 스타북스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과학 콘서트, 경제학 콘서트, 철학 콘서트... 가히 콘서트 시리즈의 유행이다.
그 중에는 제법 충실한 내용의 서적들도 있고, 한때의 유행에 편승해서 엉뚱한 제목을 달고 나온 함량 미달의 책들도 있다.

이 책은 서문에서부터 싸구려 멘트를 남발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간을 꼭두각시 인형처럼 조종하는 이 심리적인 법칙들'을 만나보자고 한다. 더 나아가 '드러나지 않은 속임수의 덫에서 빠져나와 역으로 심리술을 이용한 성공적인 삶을 펼쳐 보자'라고까지 한다.
이 책의 수준이 딱 이 정도다.
심리'학'이라는 학문적이고 진지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고, 그저 최면이나 연애비법같은 심리'술'에 치중한다.(심지어는 아름다운 여성이 되고자 한다면 부정적인 공포 영화를 보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 같은 것들도 있다.)

물론 간혹 흥미로운 내용도 있다.
아이들이 순수한 것이 아니라 거짓말을 못하는 것뿐이라는 부분이나 사인을 받은 주자의 태도로 작전을 간파할 수 있다는 내용 등이 그렇다.

하지만 대부분의 내용들이 라디오 프로의 흥미위주 코너나 잡지의 심심풀이 기사거리 수준에 불과하다.
슬퍼서 우는 게 아니라 울어서 슬픈 것이라는 내용의 안면 피드백 가설, 악수를 세게 함으로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내용, 화려한 옷차림의 사람이 자기표현 욕구가 강하다, 자동차광 골프광이 콤플렉스 때문이다...
굳이 책으로 읽지 않더라도 이 정도는 누구나 알아챌 수 있는 것들이다.
귀신같은 센스가 없더라도 상식과 보통의 집중력만 있다면 조금만 관심을 갖고 상대의 눈빛과 행동을 보고 알아차릴 수 있는 것들이다.
이야기를 하던 상대가 갑자기 시선을 피하고 눈을 내리깔면 생각에 잠긴 것이라는 것, 전화 통화 중에 전화선을 만지작거리는 것은 생각이 많다는 것, 팔짱을 끼고 있는 상대가 오만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굳이 이런 귀신같은 능력이 없더라도...)


(굳이 이렇게 오버하지 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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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는 순수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나, 사실은 순수한 게 아니다. 그저 단지 거짓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지적으로 발달되지 않았을 뿐인 것이다. 어느 정도 지적으로 발달되면 의식적으로 거짓말을 할 수 있거나 속일 수 있게 된다.
가령, 10개월 된 어린아이라도 주위 사람들에게서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을 당할 경우에는 들리지 않는 척하는 경우가 있다.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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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콕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피터 버그 감독 / 소니픽쳐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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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새롭다.
철로 위에 서버린 자동차를 뒤집고 기차를 몸으로 막아서 사람을 구한 핸콕에게 주위의 시민들이 따지기 시작한다.
왜 자동차를 들고 하늘로 날아가지 않아서 기차를 탈선시키고, 뒤의 차를 부수게 했냐고 말이다.
그리고 목숨을 구해준 보답으로 집에 데리고 와서 식사를 하는데, 핸콕을 못마땅해 하는 아내에게 "우리 모두 핸콕에게 죽길 바래?"라고 조용히 말한다.


(수퍼 히어로 노숙자?)

마치 ‘굿 윌 헌팅’의 천재가 세상과의 접점을 찾아가는 것처럼 까칠한 영웅 핸콕도 조금씩 히어로다운 모습을 배워간다.
은행 강도 현장에 사뿐히 도착해서 경찰들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계속 “Good job."이라고 말하는 바른 행실을 보여준다. 결국에는 그 말 좀 그만하고 얼른 들어가라는 핀잔을 듣지만 말이다.


(이미지 업그레이드 완료)

하지만 마지막에 가서는 수퍼 히어로 버전의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이야기로 전개된다.
고뇌하는 영웅의 이야기이건, 반-영웅의 이야기이건 아니면 수퍼 히어로에 합당한 적수가 나와야 하는데 '핸콕'은 전혀 그렇지가 못하다.
그 점이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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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셔터 아일랜드 - 아웃케이스 없음
마틴 스콜세지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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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너댓편의 소설만으로 이미 현대의 거장이 되어버린 데니스 루헤인의 '살인자들의 섬'을 마틴 스콜세지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영화로 만들었다.

루헤인의 작품들 중 가장 상업적이라는 평답게 시종일관 흥미진진하고 결말의 반전까지 놀랍기 그지없다.

영화는 원작 소설과 약간 다르지만 시종일관 진중하고 묵직한 분위기가 일품이다.

이마에 깊은 주름을 지으며 쓸쓸한 눈빛으로 주옥같은 대사들을 날려대던 디카프리오는 원작의 중년 수사관의 역할을 멋지게 소화해냈다.


('타이타닉', '로미오와 줄리엣' 시절의 풋풋함은 어디에...)

마지막의 결말은 보는 사람을 절규하게 하는 원작의 충격이 그대로 담겨 있다.

스콜세지 감독은 거장답게 훌륭한 원작을 훌륭하게 스크린에 옮겼고, 디카프리오 또한 훌륭한 연기로 원작의 명성에 근접한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명실상부 마틴 스콜세지의 페르소나는 로버트 드니로가 아니라 디카프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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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로드 - 아웃 케이스 없음
존 힐코트 감독, 샤를리즈 테론 외 출연 / 프리지엠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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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성서에 비교된다는 원작은 정말 대단한 작품이었을 것이다.(개인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난해한 작품이었지만.)

영화 '더 로드'가 대단한 작품은 아닐지 몰라도 주연 배우 비고 모텐슨의 연기는 비할 바 없이 훌륭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대의 명작인 원작소설을 무리 없이 영상화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독하게 세밀한 원작의 묘사는 반의반도 담지 못했지만, 암울한 미래 세계를 실감나게 스크린에 옮겼고,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주제만은 제대로 옮겼다고 생각한다.
배우들의 연기와 대사들, 화면 속의 배경, 우울하게 깔리는 배경음악... 이 모든 것이 원작의 묘미를 살릴 수 있는 최선의 결과였다고 생각한다.

 

(암울하고, 암울하다.)

많은 관객들에게 '더 로드'는 긴박감 넘치는 추격전도, 시원한 폭파 장면도 극적인 캐릭터 대결도 없는 90분의 밋밋한 영화일 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시종일관 잔잔함에 빠져들듯이 몰입할 수 있었다. 비록 진지한 주제 의식에 깊이 공감할 수는 없을지라도 무언가 생각할 수 있는 계기도 되었다.

황폐한 폐허 속의 일상이 아무리 지독하더라도 결국에 희망을 찾을 수 있는 것이 인간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보다도 원작 소설의 무게에 짓눌렸던 나 같은 평범한 관객들에게는 비교적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괜찮은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좀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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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
브라이언 타일러 감독, 마이클 C. 홀 외 출연 / 플래니스 엔터테인먼트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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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럴드 버틀러가 제이슨 스테이넘의 길을 따라가기로 결정했나. 이 영화도 '모범시민'처럼 B급 냄새가 물씬 풍기는 액션 영화다.
우아함이나 박진감은 잘 느껴지지 않을지언정 그럭저럭 신나게 때리고 부수는 액션이 난무한다.
게다가 최근의 유행인지 잘 나가던 이야기가 꼭 삼천포로 빠진다.


(폭파 장면들이 약간 쌈마이스럽긴 하다.)

그래도 비슷한 화면을 선보였던 '둠'보다는 훨씬 더 게임하는 기분이 들었다.
이리저리 파편이 튀고, 화면이 흔들리는 것이 꽤나 박진감 넘쳤다.


(거칠고 탁한 화면이 꽤 실감난다.)

게임 속 캐릭터의 행동이나 게임에 접속한 게이머들의 대사 또한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300'의 제랄드 버틀러를 떠올리고 블록버스터급 액션영화를 기대하지 않는다면 뭐, 나름대로 즐길 수 있는 영화다. 또한 진지한 가상현실의 폐해와 암울한 묵시록적 메시지를 기대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이 정도의 배우 둘을 이 정도의 영화에서 보기에는 아깝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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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1-02-07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이영화 케이블 방송에서 봤는데 화끈하더군요^^

sayonara 2011-02-08 10:26   좋아요 0 | URL
후끈했죠. 예, 정말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