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너댓편의 소설만으로 이미 현대의 거장이 되어버린 데니스 루헤인의 '살인자들의 섬'을 마틴 스콜세지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영화로 만들었다. 루헤인의 작품들 중 가장 상업적이라는 평답게 시종일관 흥미진진하고 결말의 반전까지 놀랍기 그지없다. 영화는 원작 소설과 약간 다르지만 시종일관 진중하고 묵직한 분위기가 일품이다. 이마에 깊은 주름을 지으며 쓸쓸한 눈빛으로 주옥같은 대사들을 날려대던 디카프리오는 원작의 중년 수사관의 역할을 멋지게 소화해냈다. ('타이타닉', '로미오와 줄리엣' 시절의 풋풋함은 어디에...) 마지막의 결말은 보는 사람을 절규하게 하는 원작의 충격이 그대로 담겨 있다. 스콜세지 감독은 거장답게 훌륭한 원작을 훌륭하게 스크린에 옮겼고, 디카프리오 또한 훌륭한 연기로 원작의 명성에 근접한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명실상부 마틴 스콜세지의 페르소나는 로버트 드니로가 아니라 디카프리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