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래 감독은 무슨 생각으로 이 작품을 ‘쥬라기 공원’이나 ‘고질라’와 비교했는지 모르겠다.
연기력이 어설픈 서양배우들의 연기, 미니어처임이 확실히 표시 나는 빌딩숲의 시가지, 일본의 구닥다리 괴수영화, ‘고지라 vs 키메라’같은 줄거리...
이 작품에 들인 CG의 분량이나 질적인 면이 ‘쥬라기 공원’보다 뛰어나다고 호언한들 실사화면과 따로 노는 용가리는 ‘우뢰매’ 수준에서 한발자국도 더 나아가지 못했다.
그리고 SF캐릭터에 무엇보다도 필요한 섬세함이 부족하기 때문에 용가리는 살아있는 괴수가 아니라 플라스틱 인형같다.(포스터의 괴수 용가리를 보고 있으면 그 조잡한 색깔과 제스처에 서글픔마저 느껴질 정도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라는 영화에서 고작 단역으로 출연한 배우를 내세워 대단한 배우인양 홍보하는 것도 한국영화의 수준을 얼마나 초라하게 만드는 일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가리’를 한국영화가 발전하는 ‘과정’으로 본다면 감독의 노력과 집념은 의미심장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후속작인 ‘디 워’의 그래픽은 ‘반지의 제왕’에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괜찮았기 때문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sayonara 2004-10-12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론과 대중들이 적당히 추켜주고, 적당히 씹었으면 좋겠습니다.
'신지식인 1호'라고 한껏 칭찬하더니, 막상 '용가리'가 나오니까 '한국의 수치' 어쩌고 하질않나..
 
북두의 권 1
Buronson 글, 하라 테츠오 그림,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비장미와 잔혹한 액션장면, 그 이상으로 심오하고 의미심장한 걸작만화.
다른 무협만화들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열혈강호’처럼 비슷한 패턴을 반복하지도 않고, ‘용비불패’처럼 클라이맥스에서 성급히 종결하지도 않는다. 속편인 ‘창천의 권’처럼 경박하지도 않다.

핵전쟁 이후의 무법시대, 폭력이 난무하는 황무지의 베가본드 켄시로의 이야기다.
켄시로는 남두성권의 레이, 사우저 등과 같은 수많은 강자들과 겨루고, 악당들을 물리치며 정의를 실현한다.
적을 쓰러뜨린 뒤 보여주는 모습도 얄팍한 신파이긴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남녀간의, 부자간의, 형제간의 사랑이라는 메시지도 인상적이다.

라오우의 죽음과 함께 주춤거리던 이야기 전개는 켄시로가 소피아를 찾으러 수라의 섬에 가면서부터 폭발적인 전환을 맞게 된다. 그 섬에서 밝혀지는 라오우와 가이옷의 관계, 켄시로의 가족사와 또다른 북두권의 존재 등.

마지막의 두세가지 에피소드는 아무리 생각해도 연재분량을 늘리기 위한 사족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릴케 현상 2004-10-10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폭팔 오타요~'폭발'
드레곤 볼 이후에 봤던 대작이었죠^^

sayonara 2004-10-10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고쳤습니다.
천편이 넘는 리뷰를 쓰면서도 '폭발-폭팔', '왠지-웬지'같은 표현들은 자꾸 틀리는군요.
부끄럽습니다. -,.-;
 
다이하드 2 - [할인행사]
레니 할린 감독, 브루스 윌리스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존 맥클레인 형사는 사고를 몰고다니며 이번에도 크리스마스에 공항을 배경으로 질펀한 액션을 늘어놓는다.

‘클리프 행어’, ‘드리븐’ 등으로 유명한 레니 할린 감독은 화끈한 폭발장면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액션연출로 전편 못지않은 걸작을 만들어냈다.
2편은 전편의 빌딩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벗어나 비교적 넓은 공항과 근처의 눈보라 속, 비행기 안 등을 종횡무진하며 사건을 해결한다.

‘다이하드2’는 주인공 맥클레인 형사의 유머감각도 여전할 뿐더러, 눈밭에서 악당과 싸우면서 고드름을 무기로 처치하는 장면, 적들이 수류탄을 던져넣자 비상좌석으로 탈출하는 장면, 비행기의 연료를 타고 솟아오르는 불길 등 수많은 명장면들이 등장한다.

전편보다 긴장감은 좀 약해졌지만 그런 단점을 날려버릴 정도의 화끈한 액션이 쉴틈없이 전개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대한 개츠비 - 할인행사
잭 클레이튼 감독, 로버트 레드포드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위대한 개츠비’ 미국의 대학생들이 비평가들의 선정에 반발해 첫 번째 미국문학을 꼽을만큼 미국적인 작품이다. 이 작품만큼 낭만적이고 감동적인 걸작이 또 있을까 싶다.

서부를 상징하는 순진하고 꿈을 꾸는 개츠비가 데이지와 톰으로 상징되는 동부의 닳고닳은 뻔뻔함과 위선에 의해 파괴되는 과정이 주된 줄거리다. 하지만 그 순수함(사랑)을 얻기 위해 불법적으로 부를 쌓는 개츠비는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허상과도 같은 존재다. 그가 사랑을 갈구하는 데이지도 전형적인 상류층의 속물에 불과하고 말이다.
그렇다면 개츠비를 가리켜 ‘위대하다’고 한 것도 빈정거림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어쨌든 이 작품에서 로버트 레드포드는 진짜 개츠비와도 같은 멋진 연기를 선보인다.
말끔한 외모에 산뜻한 검정색 정장을 입고, 과장되지 않은 몸짓으로 개츠비를 연기한다.
그가 데이지의 저택쪽에서 반짝이는 불빛을 향해 손을 내미는 장면은 원작의 감흥을 그대로 살린 멋진 장면이다.

하지만 데이지역을 맡은 미아 페로우는 정말 미스캐스팅이다. 원작의 데이지는 개츠비가 인생을 걸고 사랑할만한 미인으로 나온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 오히려 데이지가 개츠비를 쫒아다녀도 모자랄 판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ayonara 2005-10-11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위대함에 공감하는 사람이신가요!? 그러시다면 지나치게 순진하거나 낭만파라고 하더군요. 저는 그런 편인데... -┎
 
괭이부리말 아이들 1 창비아동문고 183
김중미 지음, 송진헌 그림 / 창비 / 200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괭이부리말이라는 어렵고 가난한 동네에 사는 몇몇 아이들의 이야기다. 마치 그곳에서 어렵운 시절을 겪어온 한 어른이 실제로 겪었던 일들을 회상하는 것 같기도 한 내용의 소설이다.


‘괭이부리말 아이들’에 무척이나 감동을 받았다는 독자들도 많이 있고 간혹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한 독자들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저 소담스럽게 꾸며진 팬시상품을 보는 것만 같다. 가난한 삶을 너무나 따뜻하게 그려냈기 때문이다.


물론 가난한 아이들의 일상을 구질구질하게 묘사해야만 옳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국 이런 식의 문학들이 선사할 수 있는 감동들이란 그저 주위의 장애우들이나 결손가정의 친구들을 한 번쯤 돌아보자. 그들도 어려운 형편에서 저렇게 힘차게 살아가는데 부러울 것 없는 지금의 나는 더욱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식의 것들이 아닐까!?


현대인들이 끊임없이 화끈한 액션영화와 포르노물, 극단적으로는 하드코어한 문학 등을 소비해야만 하는 것처럼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경우도 우리가 가끔씩 필요로 하는 감동을 선사하기 위한 작품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나 ‘가시고기’, ‘연탄길’같은 작품들처럼 꾸준히 소비해야만 하는 감동들 말이다.

부디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독자들이 눈물나는 문학작품 한 편 읽은 것으로 끝나지 않고 진심으로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릴케 현상 2004-10-08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뜻한 리뷰...좋아요

sayonara 2004-10-10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덧글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단점을 들추기보다는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리뷰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