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성의 철학으로 일하라
마치다 소호 지음, 우제열 옮김 / 경영정신(작가정신) / 2004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에는 로고스와 파토스, 유일신, 애니미즘 등 수많은 철학과 종교용어들이 등장한다.

또한 저자는 장황하게 현대사회의 문제점들-부패, 무능, 패륜, 타락...-을 열거하고, 심지어는 항균제품과 물질문명이 인간의 야성을 약화시킨다고 개탄한다.

한편으로는 자신이 주장하는 것이 맹목적인 자연주의나 정신주의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읽다보면 현대문명을 부정하자는 것인지 어쩌자는 것인지 애매하다.

오다 노부나가를 가리켜 암흑시대를 깨부순 야성의 혁명가라고 설명했는데, 그것은 갖다붙이기 나름 아닐까? 야성이 아니라 용기, 결단력 등으로 말이다.

계속해서 사카모토 료마, 엔쿠, 미야자와 켄지의 일화를 설명하면서 ‘야성’을 주장한다.
하지만 그 ‘야성’은 상상력, 결단력, 계획력 등 어떤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것 같다.

‘얄팍한 일본식 처세술책’이라고 쉽게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자기계발서적이라기에는 너무 난해한 초반부와 뜬금없이 방향을 잃은듯한 후반부가 나를 혼란스럽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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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정전 - 인피니티 특별할인
왕가위 감독, 양조위 외 출연 / 인피니티(Infinity)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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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이 작품을 저주받은 걸작이라고 부른다.
헐리우드의 ‘오션스 일레븐’에 비길 정도로 초호화 출연진에도 불구하고 일반관객들이 이해할 수 없는 느릿한 이야기 전개와 찾아볼 수 없는 총격액션 때문에 철저하게 외면받은 작품이다. 하지만 ‘상업적 예술영화’를 만들려고 한 왕가위 감독의 의도는 정말이지, 의미심장했다고 생각한다.

‘아비정전’에는 화려한 총격전이나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우정은 등장하지 않는다. 싱거울 정도로 허전한 줄거리에 주인공들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고 만나고 헤어진다. 감독은 이를 통해 현대인들의 고독과 사랑, 서로 엇갈리는 운명을 표현해내고 싶었던 것 같다.

어머니에게 버림받은 바람둥이 아비(장국영)가 보여주는 쓸쓸한 표정, 스쳐지나간 사랑을 잊지못해 외로워하는 수리진(장만옥)의 모습, 경찰에서 선원이 된 유덕화의 담담한 연기, 짝사랑에 가슴아파하는 장학우의 안타까움...
그리고 마지막에 잠깐 모습을 드러내는 양조위의 멋진 연기. 속편에서 장국영의 형으로 등장할 예정이었던 양조위가 잠깐 보여주는 연기는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인상적이다. 머리를 만지고 지갑을 챙기면서 외출준비를 하는 장면은 솔직히 연기라고 할 것도 없을 정도로 간촐하지만 말이다.
이밖에도 장국영이 쓸쓸하게 혼자 탱고를 추는 장면, 어머니를 찾아갔다 박대당하고 당당하게 걸어나오는 장면, 장만옥과 유덕화가 나란히 걷는 장면 등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너무나 많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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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10-28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맘보춤 추는 거랑 기차에서의 만남밖에 기억에 안나요. 솔직히 재미 별로였거든요...

sayonara 2004-10-29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대부분의,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셨습니다. 그래서 '저주받은 걸작'이라고 부르나봅니다. 취향의 문제겠지요.. ㅋㅋㅋ
 
프레디 VS 제이슨 (CD + DVD) - [초특가판], Movie & Classic, Giuseppe Verdi - Famous Choirs and Overtures
로니 유 감독, 로버트 잉글런드 외 출연 / (주)다우리 엔터테인먼트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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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파일’에 ‘밀레니엄’의 주인공이 등장하고, ‘프렌즈’에 ‘ER’의 의사들이 등장하는 수준의 카메오를 넘어 본격적인 크로스오버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에이리언 대 프레데터’와 함께 꿈의 프로젝트로 불리던 작품이었기에 내심 기대가 컸다. 공포영화의 대표적인 두 주인공이 한 작품에 등장하기 때문에 잔혹함과 재미, 공포가 두배가 될 것을 예상했다.

하지만 1 더하기 1은 별다른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키지 못한 것 같다. 오히려 2도 아닌 1일 뿐이었다. 그저그런 ‘13일의 금요일’과 ‘나이트메어’ 시리즈의 작품들과 별다를 것 없는 평작이 되고 말았다. 뻔한 줄거리 전개, 여전히 어리석은 희생자들, 막무가내의 사지절단...

우인태 감독은 ‘처키의 신부’에서 보여줬던 재치 넘치는 대사와 코믹설정같은 잔재미조차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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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10-27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걸 보셨단 말씀입니까... 저런...

sayonara 2004-10-27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뭘.. 이 정도 갖구... 전 '에이리언 vs 프레데터'도 봤다는 것 아닙니까?!
인생이 허무하더군요. ㅎㅎㅎ
 

두 인형의 개그가 돗보인다.


고만고만한 상상력과 고만고만한 특수효과로 고만고만하게 만들어진 전편들과 마찬가지로 적당히 만들어진 킬링타임용 공포영화다.

처음 ‘사탄의 인형’ 처키가 나왔을 때는 굉장히 기괴하고 무섭게 느껴졌었는데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너무 익숙해져서 그런가 이제는 오히려 귀엽게 느껴진다. 누더기로 기운 바느질 자국의 얼굴조차도 말이다.

하지만 그럭저럭 재미는 있다. 의외로 코믹하고 재치넘치는 장면들 덕분에 말이다.
오프닝에 등장하는 경찰서 증거물 보관소에 프레디(‘나이트메어’)의 가위손, 제이슨(‘13일의 금요일’)의 하키가면 등이 보관되어 있는 장면, 샤워하는 티파니를 죽이려고 칼을 들고 달려가던 처키가 발길질 한방에 나가떨어지는 장면, 열심히 살인의 흔적인 피를 닦던 티파니가 주인공이 던진 가방에 깔리는 장면, 칼을 뽑아든 처키에게 “이제 토막내는 시대는 갔다”고 빈정대는 티파니 등이 기억에 남는다.

공포영화 시리즈였지만 전혀 무섭지 않고 오히려 두 인형의 시트콤같은 말솜씨와 개그가 돗보이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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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호장룡 - 아웃케이스 없음
이안 감독, 양자경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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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원작, 이안 감독의 완벽한 연출, 원화평 감독의 우아한 무술, 주윤발, 양자경같은 명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한마디로 ‘와호장룡’은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만큼 깊이있는 무협걸작이다.

이토록 완벽하게 동양적인 정서와 아름다움을 잘 표현해낸 걸작이 중국본토에서 실패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오히려 저속한 대중의 취향에 영합한 중국 공산당 홍보영화같은 장예모의 ‘영웅’이 대성공을 거두었다니 말이다.

사랑과 득도의 길에서 고민하는 무당파의 대가 리무바이, 이룰 수 없는 연정에 안타까워하는 수련, 자유를 갈망하지만 그 자유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것 같은 용, 사랑을 향해 돌진하는 호...
‘와호장룡’을 통해 사랑이 무엇인지, 깨달음이 무엇인지, 인생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랑과 인생, 깨달음이 얼마나 소중하고 진지한 것인지는 짐작할 수 있는 작품이다. 감독 또한 명확하게 해답을 내리는 식으로 쉽게 결론짓지 않는다. 우아한 검법과 몸짓을 통해 주인공들의 고민과 애잔함을 표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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