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부자를 깨워라
브라운스톤 지음 / 오픈마인드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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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은 매우 훌륭하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으니, 저자의 다음 책인 '남에게 가르쳐주기 싫은 주식투자법'과 심하게 중복된다는 것이다.
원시인의 본능과 원숭이의 무리에 비유한 설명, 증권사들이 투자대회를 여는 이유 등 수많은 사례들을 비론 꽤 많은 부분이 중복된다.
'한때 500만원의 종자돈으로 45억 원을 벌었다가 전부 날리고 다시 25억 원을 모았다는 내용의 서문도 거의 똑같다.
본문 내용 중 대부분의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가 이런 식이다. 폭락장에서의 투자, 인터넷 광풍의 실패사례, 차트도사에 대한 아내의 핀잔 등은 토씨 하나 틀리지 않는다.
아마도 저자가 야심차게 출간한 첫 책인 '내 안의 부자를 깨워라'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것 이 못내 아쉬웠나 보다. 그래서 자신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한 번 더 담은 책을 다시 쓴 것 같다.
결국 저자의 후속작을 먼저 읽은 나는 속은 기분이 들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는 뜬구름 잡는 조언들이 아닌 진지하고 유익한 충고들이 많이 있다.
자기가 사는 동네에 집착하는 영토본능을 극복해야 한다는 식의 충고들이나 세계적으로 유명했던 주식도사들의 말로 등은 지금껏 어디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독특하고 인상적인 조언들이다.

장기투자, 신용카드 문제 등을 언급하는 부분은 너무 뻔한 것 같지만, 자신의 경험과 설득력 있는 사례를 곁들여가며 좀 더 호소력 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가난한 철학자로 비웃음을 사던 탈레스가 올리브유 압착기계를 매점매석해서 큰돈을 벌었던 사례를 언급하며 지금까지 말만 많고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박사, 교수, 연구원들을 질타하는 부분은 통쾌하고 상쾌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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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06-07-29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말이죠, 이 책이 문제가 아니라 다음 책이 이 책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덕분입니다 ^^

sayonara 2006-07-30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문제는 제가 그 다음 책을 먼저 읽었다는 것, 그리고 그 다음 책이 훨씬 더 읽을만했다는 것... 그래서 제가 그렇게 억지를 부렸다는 것... 두둥~ ㅠㅠ

부자돼고파 2010-09-06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흠... 개정판이나 읽어야겠당... ^^
 
보도 섀퍼의 돈
보도 섀퍼 지음, 이병서 옮김 / 에포케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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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셰퍼의 '돈'은 뻔한 재테크 서적들과 다르다.
금융상품에 대한 정보를 나열한 책도 아니고, 경제신문이나 잡지 몇 번 뒤적이면 알 수 있는 내용을 편집한 책도 아니다.
저자의 조언은 다소 밍숭맹숭한듯하고 상식적인 내용이지만 결코 가볍게만 들리지 않는다.

자칭 돈에 관한 전문가들이라는 부류의 사람들이 흔히 놓치는 실질적인 조언을 담은 워크북이라고 할 수 있다.
페이지 중간 중간에 메모를 할 수 있는 공란이 있기 때문에 책을 계속 읽어나가면서 독자 자신의 재정 상태와 마음가짐을 체크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기존의 책들과 다르면서도 보다 유용한데, 예를 들자면 일반적인 전문가들은 빚을 빨리 갚아야 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그런 전문가들은 빚에 허덕이며 고생한 경험이 없는 사람들일 것이다. 보도 셰퍼는 빚을 갚아나가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인생이라고 강조한다. 매번 상환액에 버금가는 액수를 저축해 나가다보면 나중에 빚을 다 갚았을 때 그만한 저축액을 보면서 성취감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이다. 뼈 빠지게 고생해서 빚을 다 갚아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그토록 힘들었던데 대한 눈에 보이는 대가는 없고, 빚을 다 갚았다는 만족감이 아니라 허탈함과 피곤함뿐이다.

누구라도 한 권씩 구입해서 두고두고 읽으면서 연습할 수 있는 자습서라고 할 수 있다.
좋은 출판사를 만나서 제대로 된 번역과 마케팅을 했더라면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에 버금가는 반향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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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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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에게 비타민 주사 놓는 것에 집착하는 의사와 육감적인 몸매를 가진 파악불가 간호사가 각종 강박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을 치료한다.
뾰족한 것이라면 기겁을 하는 야쿠자, 자꾸만 공중그네에서 떨어지는 서커스 단원, 같은 병원의 학부장인 장인의 가발을 벗겨 버리고 싶어 하는 의사, 1루 송구를 두려워하는 프로야구 베테랑 3루수, 심인성 구토증에 시달리는 인기 작가.
그들은 모두 이라부가 처방한 감기예방주사를 맞고, 괴상망측한 치료를 받는다.

이라부를 찾아온 환자들은 일단 핫도그만한 비타민제 주사기에 주눅이 들고, 맞는 말 같기도 하고 터무니없는 말 같기도 한 진단에 설득 당한다.
그리고 치료를 위해 애들 장난 같은 이라부의 제안에 따르게 된다.

환자들은 꼭 한 번씩 병이 탄로 날 결정적인 위기에 처하는데, 터무니없는 재치나 행운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난다. 특히 야쿠자 세이지가 칼로 손가락을 긋는 혈판장에서의 위기를 탈출하는 장면이 압권이다.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이 꽤 재미있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라부와 마유미 간호사의 우스꽝스러운 성격을 굳이 그렇게 그릴 이유도 없는데, 그저 재미있게 하기 위해서 과장한 것 같아서 약간 거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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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7-28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셨군요. 저도 조만간 읽을꼬야요^^

sayonara 2006-07-29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취향을 많이 탈 것 가터요오~ ㅠㅠ

짱꿀라 2006-07-31 0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라부와 마유미 간호사의 행동들은 재미와 웃음을 주기 위한 행동들이 아니었을까요. 웃음이 살아져 가는 시대에 이 책을 읽음으로 한번 웃을수 있다는 것이 행복이 아니까 합니다.

sayonara 2006-07-31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마치 학원청춘만화의 주인공들처럼, 지나치게 과장된 제스처가 약간 거슬렸나 봅니다.
그저 철없는 독자의 괜한 욕심이었겠지요.. ^^;
 
도쿠가와 이에야스 인간경영 - 최신판
도몬 후유지 지음, 이정환 옮김 / 경영정신(작가정신)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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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오다 노부나가의 카리스마 경영'을 읽었을 때와 똑같이 당혹스럽고 실망스런 기분이다.

일본의 역사를 살펴보면 수많은 군웅들이 할거하던 전국시대에 3명의 출중한 영웅들이 있었다.
맨 처음 등장했던 오다 노부나가는 하늘이 내렸다는 귀재로서 통일국가의 기틀을 마련하지만 아깝게 심복에게 암살당하고 만다.
그 뒤를 이어 등장하는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히데요시다운 치밀한 계산과 철저한 관리능력으로 당대의 상황들을 수습한다.
무리한 통일과정과 임진왜란의 실패 등으로 사라져간 히데요시의 뒤를 이어 등장하여 전 일본을 통합하고 새로운 세상을 연 인물이 도쿠가와 이에야스이다.

한마디로 그는 기다림의 달인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책 '도쿠가와 이에야스 인간경영'을 읽어보면 그는 미련하게 기다리기만 하는 인물이 아니라, 나름대로의 원칙과 날카로운 전략을 갖고 사람들과 시대를 경영한 영웅이었다.

하지만 그의 인간경영전략이라는 것이 그리도 대단하고 새로운 것이었던가? 이 책을 한 번 훑어본다면 상식적이고 뻔한 내용을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경험에 억지로 끼워 맞췄다는 실망감만 들 것이다.

각각의 책에서 등장하는 다양하면서도 서로 배반되는 내용의 처세술들을 읽다보면, 이 세상에는 경영의 공통된 원칙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힐러리 여사가 생일을 기념하여 기자와 인터뷰할 때 했던 말이 떠오른다. 성공의 공통분모 같은 게 있다면 그대로 따라 하기만 하면 되니까 성공하기가 얼마나 쉽겠냐고? 그런 것은 없다는, 그런 이야기 말이다.

나름대로 한 시대를 대표하여 당대를 호령하던 영웅호걸들이 이런 사이비처세술서적의 판매를 위해서 이용된다는 생각을 하니 조금은 서글픈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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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 단편집 - 스켈레톤 크루 - 하 밀리언셀러 클럽 43
스티븐 킹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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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하권이 상권보다 재미있다고 그랬던가? 간혹 훌륭한 작품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상권에 비하면 너무 전형적인 줄거리와 뻔한 결말의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신들의 워드프로세서’, ‘비치월드’ 등의 작품은 전형적인 ‘환상특급’ 스타일로 마치 TV시리즈의 한 에피소드를 보는 것 같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상상력 자체는 평범해 보이지만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다.

하권에서 가장 충격적인 작품인 ‘서바이버 타입’은 ‘캐스트 어웨이’의 사이코 버전이라고 부를 수 있는 줄거리인데, 지독하게 잔혹한 설정과 소름 끼치는 상상력으로 혀를 내두르게 한다. 개인적인 취향은 아니지만 대단한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스티븐 킹의 작품에는 자동차 같은 기계가 공포의 대상으로 나오기도 하는데 ‘오토 삼촌의 트럭’도 그렇다. 하지만 별로 재미는 없고, 오히려 스티븐 킹의 다른 걸작 단편인 ‘트럭’이 생각날 뿐이었다.

살인을 배달한다는 우유배달부 연작은 이해할 수가 없었고, ‘할머니’는 너무 뻔한 결말이지만 읽는 내내 조여 오는 듯한 공포감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노나’가 ‘노라’가 되었다가 ‘노나’가 되었다 하는 식의 엉뚱한 번역은 상권 못지않다. 이 또한 독자의 혀를 내두르게 하는 배짱 좋은 번역이다.

개인적으로, 상권은 '강추', 하권은 '비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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