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락 패밀리 - 2010 러브락 Christmas Compilation Album
기타제작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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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특이하게도 이 앨범의 분위기는 약에 취한 듯 몽환적이다.
지금까지 나왔던 대부분의 크리스마스 앨범들이 굉장히 장난스럽거나 아니면 심하게 폼을 잡는 것에 비하면 이 앨범에 수록된 음악들은 대단히 느슨하며 흥겹다.

특이하게도 이 앨범은 뮤지션이 아닌, 악기를 다뤄보지 못한 사람들, 음악을 만들지 못하는 사람들이 뮤지션들과 힘을 합쳐 곡을 만들어 냈다고 한다. 그래서 더욱 새롭고 신선하다.

"I Love You Baby~"라는 가사가 되풀이되는 첫 곡 'I Love You Baby'는 마치 상대방을 사랑한다고 주문을 외우는 것 같은 곡이다. 끊임없이 "I Love You Baby~ I Love You Baby~"하고 중얼거리는데 듣자마자 중독될 정도다.
간결한 코드와 산뜻한 가사가 귀에 착착 감기는 것이 눈 오는 날 연인과 함께 듣는다면 없던 감정도 저절로 생길 것만 같다.

이후에 이어지는 '우린 미래로 가고 있어'라는 곡도 마찬가지다.
'I Love You Baby'와 비슷한 분위기의 곡으로 미래로 가고 있다는 가사가 반복되는 몽롱한 분위기의 곡이다.

'성스러운 밤'은 차분한 곡조와는 달리 지나치게 퇴폐적으로 변해버린 크리스마스를 질타하는 우울한 곡이다.

어설픈 영어 발음이 반복되는 '불꽃남자'도 확실히 좀 특이하긴 하다.

'눈 내리던 그날'은 아이돌 그룹의 가벼운 크리스마스 노래 같다. 하지만 역시 어깨에 힘을 뺀듯한 편안한 음률과 가사가 매력적이다.

'Wild horse'는 제목을 'Crazy horse'로 바꿔도 될 것 같은 곡이다.

마치 일반인이 노래방에서 녹음한 것 같은 '사랑의 질문', 빗소리를 배경으로 뭐라고 끊임없이 중얼거리는 '밤비 오는 밤' 등도 확실히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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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에 끝내는 영어 발음
Mike Hwang & Daniel Neiman 지음 / 리베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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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처음 책을 집으면 두께에 상당히 실망할 수도 있다.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에 고작 100여 페이지 분량의 내용은 마치 금융기관에서 주는 안내책자 수준이다.

하지만 두껍다고 좋은 책이 아니다.
'1시간에 끝내는 영어발음'은 적당한 양의 내용과 적당한 수준의 난이도가 조화를 이룬 꽤 괜찮은 책이다.

많은 영어 학습자들을 만나봤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그동안 얼마나 기본적인 발음을 소홀히 해왔는지 알지 못하는 형편이다.
영어학원의 아이들은 무조건 원어민 강사의 발음을 따라하며 혀만 굴리기를 강요받거나, 파닉스를 통한 기계적인 발음법에 익숙해졌다.
그래서 영어 좀 한다는 아이들 중에는 과도하게 혀를 굴려서 't' 발음을 아예 뭉게버리거나,(미국인들이 "왕왕~"거리는 중국식 발음이라도 한다.) 쓸데없이 끝에 'r'발음을 넣는 경우가 자주 있다.("아이디어~ㄹ"하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기본적인 발음법을 비교적 정확하게 배울 수 있다.
책 자체가 발음학습에 목적을 두었기 때문에 난해하고 복잡한 단어는 나오지 않는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공부하면서 같이 배우고 고쳐나가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이다. 



물론 이 책은 친절하고 장황하게 설명을 늘어놓지 않는다. 그리고 흑백의 무미건조한 발음 설명뿐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림이 많고 형형색색 화려한 영어책으로만 공부해야 한다는 편견을 버린다면 무척이나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유명 출판사에서 나온 끝없는 영어 시리즈나 일 년에 몇 권씩 영어책을 내놓은 유명 강사들의 책들보다 훨씬 더 쓸모 있고, 훨씬 더 진지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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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추락/머니랩>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끝나지 않은 추락 -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스티글리츠의 세계경제 분석
조지프 스티글리츠 지음, 장경덕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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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위기가 세계 경제를 강타한지 2년이 지났다. 적어도 각국 정부의 발 빠른 대처로 위기는 대충 수습된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사람들은 다음번의 호황을 기다리며 이번에는 녹색성장이라면서 또 다른 버블을 기다린다.(심지어 어떤 학자들은 불황을 통해서 얼치기들을 걸러낼 수 있으며 다음 불황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고도 한다.)

하지만 몇몇 학자들은 이번 위기를 통해서 자본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미국식 자본주의가 갖고 있는 구조적인 결함이 이번 경기침체를 통해서 드러났으며 보다 근본적인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티글리츠의 글은 지난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크루그먼의 논조만큼이나 날카롭고 지적이다.
(스티글리츠도 2001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둘 다 유명한 케인즈 학파라고 들었다. 크루그먼이 2009년 말 한 포럼에서 스티글리츠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말도 했었다.)

 

('Free Fall(자유낙하)'. 책의 제목만큼은 액션영화다.)

스티글리츠가 꾸준히 주장하는 바는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개입이다.
정부가 시장을 규제함으로써 발생하는 비용보다 정부가 방관함으로써 발생하는 비용이 더 크다고 주장한다.
그 예로 중국이 지난 번 경제위기를 가장 빠르게 극복할 수 있었던 원인을 중국정부의 신속하고 막대한 규모의 경기부양책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상대적으로 정부의 개입이 지지부진했던 미국과 유럽이 쉽게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심지어는 몇몇 국가 당국의 긴축정책을 염려하며 더블딥에 빠질 것을 경고하고 있다.
(물론 미국 정부는 엄청난 양의 달러를 풀었고, 각국 정부들도 이에 동참했다. 그리고 저명한 경제학자인 그레고리 맨큐나 스티븐 레빗이 케인지언들의 이런 주장을 반박했던 적도 있다.)

정부의 지나친 개입에 반감을 가질 사람도 있을 테지만, 서브프라임 위기의 큰 원인이 월 스트리트의 탐욕과 그들의 비상식적인 상품들에 현혹된 일반 대중들의 탐욕, 그리고 그들을 제어하지 못했던 당국의 불성실함에 있었다고 생각한다면 합당한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티글리츠의 주장은 요즘 언론매체나 학자들이 일반적으로 주장하는 것과는 약간 다르다.
(이제 위기가 수습되고 있는 중이며 이제는 위기 이후의 버블을 제어하기 위한 흡수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주장이 있다.)
그는 긴축재정이나 세금인상이 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계속되는 위기에 대한 대책으로 적정 수준의 달러를 준비할 것을 그리고 복지 정책을 통한 적절한 부의 재분배 등을 주장한다.

 

(인자한 할아버지의 미소와는 달리 논조가 매우 강경하다.)

이토록 저명한 학자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이토록 단호하게 주장하는 것을 보니 확실히 애덤 스미스 이후의 자유방임적인 자본주의는 그 수명을 다한 것처럼 보인다.
물론 그동안 세계 경제를 이끌었던 자유경쟁과 자유방임주의 등이 결코 허상이었을 리는 없다.
다만 그 자유 속의 좁은 틈새를 비집고 들어갔던 인간의 탐욕과 편법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좀 다른 방식의 자본주의가 필요한 시점일 것이다.
오랜 세월동안 반복되어오던 버블과 불황의 순환 구조를 마치 계절의 변화처럼 당연하게 받아들일 때는 지난 것이다.
그리고 스티글리츠처럼 똑똑하면서도 소신 있는 학자들이 조금씩 올바른 길을 안내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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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경제는 아직 방향이 확실하지는 않지만 구조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 분명한 건 그렇게 하는 데 자원이 들어가며 공공지출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자원은 (금융과 부동산처럼) 지나치게 비대한 부문과 (제조업처럼) 지나치게 약한 부문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전망이 더 나은 다른 부문으로 이전돼야 한다.
-p.292

지난 사반세기 동안 경제이론은 왜 시장 실패가 자주 일어나는지, 그리고 시장이 더 잘 돌아가도록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관해 엄청난 통찰을 제공했다. 우파 이데올로기를 주장하는 이들과 그들을 지원하는 경제학자들은 (규제완화 운동으로 크게 성공한 금융계 이해관계자들의 지지를 받아) 이러한 지식의 진보를 무시하기로 했다. 그들은 애덤 스미스와 프리드리히 하이에크가 시장 효율성에 관해 결정적 발언을 한 것처럼 주장했다. 그들의 연구 결과를 입증하는 복잡한 수학적 모델을 새롭게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학자들이 정부 개입의 필요성에 관해 한 말은 무시했다.
-p.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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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데터스 - 아웃케이스 없음
님로드 안탈 감독, 로렌스 피시번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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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우드의 악동 로버트 로드리게즈 그리고 '에이리언2'를 생각나게 하는 'Predators'라는 제목. 마치 제임스 카메론의 속편 대작 'Aliens'를 떠올리게 하는 기대작이었다.
감독 또한 헐리우드에 유행하는 얄팍한 CG에 의존하는 대신 원작 '프레데터'의 묵직한 액션을 다시 보여주겠다고 공언했었다. 그 말답게 작품 곳곳에서 전편의 오마주에 가까운 장면들이 여럿 나온다.

하지만 정작 영화 자체가 '쉣~'이다. 대원들이 낙하하는 장면들은 기대감을 부풀리기에 충분했지만, 이후 서서히 풀려가던 긴장감은 프레데터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부터 수습할 수 없을 정도가 된다.

지금껏 수많은 작품에서 섬세한 연기를 보여주던 에드리안 브로디는 온 몸에 진흙 칠을 하고 단순무식한 액션을 선사했던 아놀드 슈왈츠네거를 어설프게 흉내 낼 뿐이다.
나름대로 노력해서 힘들게 근육도 키우고 목소리도 촥 깔아주지만, '터미네이터4'의 크리스찬 베일에 비하면 카리스마가 훨씬 떨어진다. 어설픈 존 코너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매트릭스'의 묵직한 카리스마를 보여주던 로렌스 피시번은 정말이지 왜 나왔나 싶을 정도로 별 볼일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도대체 모피어스 요원은 나와서 한 게 무엇인지...)

심지어는 '익스펜더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데니 트레조 또한 그저 그런 단역으로 출연할 뿐이다.
 


(이 배역으로 이런 영화를 만들다니...)

무엇보다도 안타까운 점은 무지막지한 카리스마와 전투력을 갖췄던 원작의 프레데터들이 너무도 약해빠졌다는 점이다.
결코 포기하지 않는 난폭한 포식자에게 계급은 무엇이고, 애완견은 무엇이란 말인가.
보이지 않는 프레데터의 위험은 고사하고 야쿠자와 칼싸움까지 할 정도다.

그나마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사람의 척추를 뽑아버리고 포효하는 프레데터의 모습이다.(마치 킹콩과도 맞짱을 뜰 것 같은 포스가...)
 


(폼 잡지 마란 말야. 약해빠진 주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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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츄리온
닐 마샬 감독, 마이클 패스벤더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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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습격당하는 로마군단.
그리고 어두컴컴한 숲 속에서의 대혈투.
제작비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듯 대규모 전투 장면은 초반의 둘이 전부다.

이후에는 초라하게 살아남은 몇몇의 병사들이 포로로 잡힌 장군의 구출에 실패하고 고향을 향해서 도망갈 뿐이고, 그들을 쫒는 야만족 병사들의 추격이 이어진다.

끊임없이 자르고 쑤시고 쪼개는 고어한 장면들이 넘쳐나지만 '스파르타쿠스'의 화려함에는 못 미치고, 검투사 출신 퀸투스의 리더십은 '글래디에이터'의 막시무스와는 비교할 수 없다.
액션보다는 추격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300'같은 폭발적인 전투장면도 없다.

등장인물들의 카리스마도 적군의 압도적인 힘도 박력 넘치는 전투도 찾아볼 수 없다.
그저 끊임없이 계속되는 주인공의 독백으로만 설명될 뿐이다.


(강렬한 인상의 여전사는 온전히 제몫을 다한다.)


(강렬한 인상의 로마장군은 제몫을 못한다.)

미칠 것만 같았던 '디센트'의 긴장감은 어디로 간 것일까?
아마도 닐 마샬 감독의 재능은 그 무대가 커질수록 점점 더 작아지는 것일까.

'반지의 제왕' 속 장쾌했던 뉴질랜드의 풍경을 능가하는 북유럽의 탁 트인 풍경들만이 오직 제몫을 다한다.
이 영화를 통해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영국은 그저 춥고 흐리기만 한 섬나라가 아니라는 것이다. 멋진 숲과 평원의 광활한 경치가 펼쳐져있는 멋진 섬나라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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