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미디어 리뷰 (2건) | 네티즌 리뷰 8.79 (11건)
출간일 2003.12.25 | 543p | ISBN 895709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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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단맛 쓴맛이 담겨 있는 오 헨리의 단편들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사모으는 취미를 가졌다고 합니다. 저는 오 헨리의 단편집을 사모으는 취미가 있습니다. 20년 전에 산 500원짜리 문고본도 있고 1만원이 넘는 이 단편집도 있습니다. 오 헨리의 단편들을 하나같이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단편집을 구입할 때마다 미묘하게 분위기가 다른 번역에 놀라기도 하고, 처음 보는 단편을 접할 때는 어쩔 줄 모를 만큼 기쁘기도 합니다.

흔히 오 헨리라고 하면 사람들은 '마지막 잎새' '크리스마스 선물', 기껏해야 '20년 뒤' 정도를 떠올립니다. 그리고는 마치 세상의 어두운 부분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들이 선사하는 애잔한 감동이 오 헨리의 전부인 것처럼 판단해버립니다.

비록 오 헨리의 단편들이 비교적 단순하고 뻔할지라도 그 감동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오 헨리는 이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인생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단 말이야. 그렇다고 너무 거창하고 그럴듯한 것도 아니야."라고 말입니다.

확실히 그의 단편들은 깊이 있는 문학성을 갖췄다거나 엄청난 사색을 이끌어내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어쩌면 오 헨리의 작품들은 그저 한 순간의 흥미거리에 지나지 않을는지도 모릅니다. 톨스토이처럼 인생의 법칙을 논하지도 않고, 셰익스피어처럼 현란한 드라마를 보여주지도 못합니다. 하지만 오 헨리의 이야기에는 소시민적인 정서가 있고 그 속에 반전과 감동이 있습니다.

일상적인 일들이 조금 지루해질 때, 크고 작은 고민으로 머릿속이 복잡해질 때 오 헨리의 단편들을 하나씩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을 머금게 되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우리가 사는 삭막하고 우스꽝스러운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작가적 재능은 오 헨리의 극적인 인생살이 덕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업의 실패, 공금횡령과 해외도피, 아내의 위독으로 인한 귀국, 체포와 교도소 복역 등등. 작가 자신에게는 가혹했던 경험이 독자들에게는 오히려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원천이 되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읽은 작품은 '재물의 신과 사랑의 신'입니다. 좋아하는 아가씨에게 사랑을 고백하지 못하던 부잣집 청년이 운명의 힘으로 우연한 기회를 얻어 고백에 성공합니다. 결국 그 청년은, 진정한 사랑의 성취에는 아버지의 막대한 재산도 아무 소용이 없다면서 의기양양하게 "돈이 전부가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닙니다. 오 헨리는 독자가 그렇게 무작정 감동에 빠지도록 허락하지 않으니까요.

정신없이 바쁜 뉴욕의 중개업자 하비 맥스웰의 짜릿한 사랑 고백을 그린 '어느 바쁜 브로커의 로맨스', 따뜻함으로 충만한 주인공의 결심을 비웃는 듯한 작가의 장난기가 엿보이는 '순경과 찬송가', 서로 너무도 다른 길을 걷게 된 두 친구의 운명과 그 간격을 좁힐 수 없는 우정에 관한 '20년 뒤' 같은 다른 단편들도 모두 재미있고 감동적입니다. 오 헨리다운 반전과 아이러니, 따뜻함이 녹아있는 걸작들입니다.
오늘의 책 리뷰를 써주신 '사요나라'님은
책과 영화 사진을 좋아합니다. 엉겁결에 찍은 개벽이 사진이 어쩌다가 네티즌의 관심을 끈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또 다른 개벽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sayonara

당신에 대한 저의 사랑은 아무도 헤아릴 수 없어요- 책 속 밑줄 긋기
짐은 이상한 듯이 방 안을 빙 둘러보았다.
"당신 머리채는 이제 없어졌다는 말이지?"
그는 거의 바보 같은 표정으로 멍청하게 말했다.
"찾아볼 필요도 없어요."
델러는 말했다.
"팔아버렸다고 하지 않았어요? …… 이제 팔아서 없어져버렸어요. 여보. 오늘 밤은 크리스마스 이브예요. 저에게 상냥하게 대해주세요. 그 머리채는 당신을 위해 팔았으니까요. 어쩌면 제 머리 위에 자라나는 머리카락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있을는지 몰라요."
그녀는 갑자기 정다우면서도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하지만 당신에 대한 저의 사랑은 아무도 헤아릴 수 없어요…."
- '크리스마스 선물' (25쪽)
따뜻한 휴머니즘을 탁월하게 묘사한 단편 작가 - 오 헨리(O. Henry)
본명은 윌리엄 시드니 포터(William Sidney Porter). 미국 소설가로 단편소설의 대가. 그의 작품들은 만화영화, 동화, 드라마 등으로 각색되면서 대중에게 더욱 친숙하다. 작가가 되기 전 약사와 은행원으로 일했으며, 은행원 시절 공금 횡령 혐의로 뒤늦게 체포되어 옥살이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01년 48세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남긴 약 300편의 이야기들은,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오 헨리 인생의 집약이자 반영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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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단편선을 읽는 동안 아주 행복하고 즐거웠다 - 네티즌 추천 리뷰
오 헨리의 휴머니티는 나 같이 지독한 우울질의 사람도 살고 싶게 만드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purimani님)
세상이 아름다워지길 바란다면 오 헨리를 만나세요. (from_now님)
소설 하나하나에 숨겨있는 반전에서 감동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놀라운 느낌을 받은 것 같다. (kch9747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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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대가들의 모음집 - 오 헨리와 같이 읽으면 더욱 좋아요
모파상 단편집
체호프 단편선
세계 3대 단편작가 걸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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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셋 몸 단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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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11-03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헨리 단편선이 가끔 생각날때가 있어요^^

가넷 2006-11-03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헨리... 몇 편은 본 적이 있을텐데... 한번 읽어 보고 싶어요.ㅎㅎ;

사마천 2006-11-04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 축하드립니다. 네이버에서도 열심히 활동하시던데 좋은 책 소개 많이 해주시기를 ^^

sayonara 2006-11-07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솨~~ 오 헨리...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ㅎㅎㅎ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