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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과 시작의 경계에서 전설이 된 사나이
<나는 전설이다>, 이 박진감 넘치는 제목의 소설은 좀비 공포물의 원조가 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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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쟁 후. 변종 바이러스가 만들어낸 병으로 인해 세상은 흡혈귀로 뒤덮이고, 한 남자 로버트 네빌만이 살아남습니다. 그는 낮에는 시체들에 말뚝을 박고, 밤이면 깨어난 흡혈귀들과 죽음을 건 혈투를 벌이며 자신만의 일상을 살아갑니다. 그러니까 낮에는 폐허 속을 돌아다니며 햇빛을 피해 잠자고 있는 흡혈귀들을 사냥하고, 밤에는 마늘과 십자가 등으로 무장한 채 자신을 죽이려고 찾아온 흡혈귀들과 대적하는 거죠.
그리고 몇 년 후, 스스로를 ‘신인류’라고 부르는 변종 흡혈귀들이 등장합니다. 그렇게 네빌의 또 다른 사투가 시작되고……. 결국 또 다른 이방인에 불과한 그는 ‘전설’이 됩니다.
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은 ‘랜드 오브 데드(land of dead)’에 홀로 남은 사나이의 고독과 분노, 광기와 슬픔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 SF걸작은 밤낮으로 이어지는 흡혈귀들과의 사투를 박진감 넘치게 그리는 것은 물론이요, 네빌이 경험하는 공포와 외로움, 또 다른 불안함까지 놓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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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결말부분의 반전과 충격은 독자들의 감수성을 얼얼하게 할 정도로 의미심장합니다. 인간에게 흡혈귀는 영원불멸의 존재로서 질투와 두려움의 대상인 것처럼, 세상에 단 한 명인 네빌의 존재도 변종 흡혈귀들에게는 경이로운 존재이자 공포의 대상일 수 있다는 것이죠.
주인공 네빌이 결국에는 전설이 되었던 것처럼 이 작품 또한 전설로 남아 있습니다. 스티븐 킹은 “나는 이 작품을 읽고 소설가가 되었다.”라고 말했고, 다른 후배 작가들도 이 기념비적인 작품에 극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한 세대가 멸망하고 또 다른 세대가 탄생하는 경계에 있는 단 하나뿐인 존재라는 쓸쓸함, 희망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주인공의 고독과 절망, 별 의미를 찾을 수 없는 덧없는 투쟁을 느껴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은 충분히 걸작입니다. | |
문득 자신이야말로 비정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책 속 밑줄 긋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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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창백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그들로부터 시선을 돌렸다. 문득 자신이야말로 비정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상이란 다수의 개념이자 다수를 위한 개념이다. 단 하나의 존재를 위한 개념이 될 수는 없다.
그러한 깨달음은 그들의 표정에 나타난 감정과 오버랩되었다. 경외, 두려움, 형언할 수 없는 공포. 그렇다. 그들은 그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그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천벌이고 천형이었다. 자신들이 끼고 살아가야 하는 질병보다도 더 흉측한 존재였던 것이다.
로버트 네빌은 이 땅의 신 인류를 내다보았다. 그는 처음부터 그들에게 속할 수 없는 존재였다. 흡혈귀와 마찬가지로 그 역시 파괴돼야 할 아나테마(가톨릭에서의 저주)이자 검은 공포였다.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그는 고통 속에서도 기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2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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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드라마와 영화 작가이자 공포 소설의 대가인 리처드 매드슨(Richard Matheson)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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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매드슨
1926년 뉴저지에서 태어났다. 2차 세계대전에 참전, 부상을 입고 제대한 후 미주리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판타지 소설에 심취해 공포, SF 등 중단편 소설을 여러 편 집필했다. 1954년 발표한 ‘나는 전설이다’로 SF 공포 소설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이후 장편 소설 20편과 단편 소설 100편, <환상특급>을 포함한 드라마 각본 55편을, 영화 <천국보다 아름다운>, <스터 오브 에코> 등의 원작자로 활동했다. 휴고상, 에드거상 등을 수상했으며, 브람스토커상으로부터 스티븐 킹과 함께 최고 칭호인 '그랜드 마스터'를 부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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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인데, 이 소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 네티즌 추천 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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