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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박스세트 - SBS 드라마
이장수 외 감독, 김태희 외 출연 / SBS프로덕션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드라마 초반 전개의 해외촬영과 삼각관계가 공식처럼 되어있는 한국드라마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것 같았던 드라마다. 그리고 그 예상을 여지없이 빗나가버린 ‘용두사미’의 드라마다.
주인공들은 지금까지 뻔히 보아왔던 지, 덕, 체를 모두 갖춘 완벽한 인물들이고, 초반의 신선했던 전개는 이야기가 흐를수록 뻔한 멜로와 우연이 반복될 뿐이다.
특히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라는 제목에 걸맞지 않게 하버드에서 벌어지는 공부벌레들의 사랑 이야기는 드라마 초반에 양념처럼 등장할 뿐 곧 그들은 한국으로 날아와 변호사와 의학자라는 상투적인 설정의 주인공이 되어 버린다.
결국 이 작품 또한 ‘하버드’라는 그럴듯한 간판만 빌린 뻔한 드라마일 뿐이다.
더구나 무대를 한국으로 옮긴 뒤에는 우연과 우연의 연속이 계속된다.
현우와 수인, 정민이 거리에서 계속 어긋나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안타까움과 애타는 마음을 전해주기는 커녕 “뻔한 술래잡기는 그만둬라”는 식의 빈정거림만 나오게 한다.
그리고 이야기의 종반에 이르러서 갑작스럽게 해결되는 등장인물들 간의 갈등은 어이가 없다. 그토록 결혼을 반대하던 아버지는 왜 갑자기 마음을 풀었으며, 현우와 정민은 어떤 계기로 화해를 했는지 알 수가 없다.
마지막에 가서는 억지스러운 해피엔딩으로 두 주인공이 겪었던 고뇌와 갈등, 애정을 농담처럼 만들어버린다.
김래원의 소탈한 웃음, 김태희의 귀여운 미소 그리고 18금을 넘나드는 둘의 아슬아슬한 대화(!?) 등이 기억에 남지만 이외의 대부분이 식상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