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5구의 여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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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지도 않았는데 절대적인 힘을 가진 누군가 나를 위해 무엇인가를 하고 그에 대한 댓가를 요구한다면. 요구를 듣지 않으면 당신에게 커다란 불이익을 주겠다면..

다소 환타지 적인 요소가 있는 이 소설의 주인공 해리에게 벌어진 상황이다. 소설속에서나 가능한, 현실에서는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 소설을 읽고 사적인 복수가 어디까지 허용되어 질 수 있는 가에 대해서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큰 행복을 위하여 자신의 영혼을 판 파우스트를 이야기 한다. 

사적인 복수는 당연 옳지 않다. 하지만 그게 이 소설에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주된 내용은 아닌 듯 하다. 주인공 해리가 사적 복수에 대해 다소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소설속 인물 그 누구도 그에대해 심도있는 고민을 하지 않는다. 의도치 않게 자신의 자유를 빼앗긴 해리는 자신의 의지로 영혼을 판 파우스트와도 비교될 수 없다. 

이 소설은 술술 읽히고 재미있다. 특별히 고민해야 하거나 생각해 볼 내용도 없다. 다만, 아주 큰 불의에 닥쳤는 데 아무것도 할 힘이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 한 번 쯤은 마음속으로 그려본, 어디선가 절대적인 힘을 가진 자가 나타나 대신 복수를 하여 정의를 구현하는 그런 내용이다. 하지만, 그러한 "정의 실현"을 위한 복수라 하여도 결국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자신이 잃는 것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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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그림자의 춤
앨리스 먼로 지음, 곽명단 옮김 / 뿔(웅진)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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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책을 한 권 읽었다.

캐나다의 작은 시골마을들의 소소한 일상을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느낌상으로 배경은 1900년대 초중반 인듯 하다. 마치 일기를 쓰듯 그때 그 시절에 있었던 일들은 단편적으로 그리고, 조금씩 변해가는 사회에서 다소 어린 작가가 느꼈던 일들...

화자가 모두 어린아이는 아니지만 왠지 어린 아이의 느낌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무언가 강렬한 희망이나 절망이나, 또는 극히 절제된 모습이 없이 뭐랄까 그저 그냥 흘러가는 느낌.. 마치 아 그땐 그랬구나 또는 그땐 그랬겠구나라고 맞장구 칠 수 있는 내용들이다. 그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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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 개정증보판 한 권으로 읽는 실록 시리즈 8
박영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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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 이성계부터 순종까지의 조선왕조 오백년 역사를 한권에 정리한 책이다. 실록을 중심으로 각 왕조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정리하고 그에 대한 재평가와 저자의 생각을 간단히 정리하였다.

정치적인 면에서 개국 공신들이 권신이 되어 뒤에 일어난 사림들과의 권력투쟁, 왕권과 신권의 대립, 그리고 후에 일어난 붕당정치, 세도정치까지의 흐름을 잘 정리했다. 사회적인 면의 기술은 다소 부족하지만, 정치적인 투쟁과정의 틀 안에서 소농민의 붕괴 및 상업세력의 성장에 대하여 정리하려 노력했다. 소농민의 붕괴와 상업세력의 성장은 정치적인 영향도 있겠지만, 자본주의 관점에서 본다면 자본의 축적 및 그에 따른 자본가의 출현이라는 필연적인 결과라 할 수도 있다. 이런 면에서 경제와 사회의 발전과정을 그린 책이 있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 물론 이 책의 중심 주제는 왕실에서 일어나는 정치이다.

조선 말기, 세도정치로 인한 일당 독재형태의 정치구조로 인한 부패와 그에 따른 농민의 붕괴, 그리고 외세의 침입으로 인한 국가의 붕괴가 재미있었다. 하지만, 세도정치가들이 부패하게 된 시대적 배경이 기술되어 있지 않아서 아쉬웠다. 물론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는 영국의 액튼경의 말로 이해할 수도 있겠고, 또는 그 권력을 지닌 자들의 개인적인 부도덕함을 욕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18세기 중상주의의 확산과 그에 따른 자본의 쏠림현상의 가속화로 인한 현상이라 생각한다. 더 많은 자본을 가진자가 승리하게 되어있는 구조인 자본주의의 영향이라 할 수 있겠다. 적어도 그 당시에 사람들이 "자본주의"라고 인식을 했을 것 같지는 않아도 대규모 농업자 및 상인의 출현으로 그런 사고가 사회에 널리 퍼져있었다고 추측된다. 세도정치가들의 정권을 통하여 금권을 가지고 자신들의 권력을 더 강하고 길게 만들려 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결국은 나라를 잃어 그들도 정권 금권 모두를 잃게 되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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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3 - 1부 3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3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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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악함을 억누르던 윤씨부인이 사라지자 추악한 인간들이 움직임을 시작했다. 그들의 추악함은 흉년때문에 사나워진 마을의 흉흉한 민심에서 나오는 그것과는 다르다. 배가 부르나 고프나 추악하기 위해 추악한 조씨 내외의 더러운 머리가 뱀 머리 올라오듯 슬금슬금 나오다가, 끝에는 보란듯이 더러운 머리를 내밀고 혀를 낼름거린다.

이후 내용을 모랐더라면 어디선가 이몽룡 같은 사람이 나타나 확 쓸어갔으면 하는 마음뿐이었다. 안타깝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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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잡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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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잡지 회사에서 광고면에 실을 광고 주문을 받는 일을 하는 주인공에게게 갑작스레 들이닥친 온갖 시련들... 그런 문제에서 헤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주인공은 엄청 큰 문제에 빠져들게 되고...

책의 80%는 앞의 내용, 광고를 받고 팔고 또 왜 주인공 네드는 제리라는 악당에게 연결되고, 그에게 이용당하게 되었는지를 풀어나간다.

전개는 굉장히 느슨하다. 마지막 이야기에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한 장치를 도입한 것은 좋았는데, 불필요한 내용이 많고 너무 길어 지루하게 만든다. 이야기에 불필요한 장치들은 모두 제거하고 책을 쓴 다는 것도 문제가 있다. 불필요한 부분에서 또다른 재미를 찾을 수도 있으니까.

문제는 발단/전개가 책의 80% 라는 데 있다. 위기/절정/결말을 20% 로 압축되어 있다보니, 위기속에 있는 것도 잠시, 위기가 극에 치다른 것도 잠시, 결말은 거의 없다시피하다. 문제가 해결될 조짐을 보이자마자 확 해결되어 버린다. 뭐 위기를 지루하게 질질 끌면서 반전 속에 반전을 넣고 그 속에 또다른 반전을 넣어 이야기를 말도 안되게 끌고 가는 것 보다는 나을지 모르겠지만.... 위기를 해결하는 과정 속에 생기는 또다른 위기를 삽입함으로써 절정을 보다 극적으로 만들고, 결말에서 느끼는 카다르시스를 더 크게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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