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코리아, 세계를 움직이다 - 해외에서 성공한 한국 패션인들의 숨은 스토리
이동섭 지음 / 시공아트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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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일반 [패션 코리아 세계를 움직이다] 이동섭, 시공아트,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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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작품을 보려면 그 예술가를 알아야 하듯이, 패션을 알려면 보이지 않는 관념 속의 옷을, 인간의 몸에 입힐 수 있는 현실이 옷으로 만드는 삶부터 알아야 했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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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가 ‘패셔니스타’라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다. 그것은 사전적 의미로 뛰어나 패션 감각과 심미안으로 대중의 유행을 이끄는 사람들을 이야기한다. 쉽게 떠오르는 연예인들과는 좀 거리가 있다. 연예인들이 유행을 이끄는 것은 인정하지만, 코디들이나 협찬사의 힘이지 개인적으로 심미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 그들은 명품과 패션을 동일시 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는 매스컴의 역할을 무시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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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컴이 마케팅의 수단으로 변하고 있다. 진짜 기자도 많지만, 특정 브랜드를 홍보하는 기자도 많다. 스타가 입은 옷의 브랜드나 가격보다 그러한 스타일은 어느 패션디자이너의 작품에 영감을 받은 것인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기자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스타가 입는 ‘명품’이라고 불리는 브랜드의 가치는 상당 부분 마케팅을 위해서 만들어진 허상이다. 프랑스에서 중저가로 팔리는 제품이 한국에서는 명품으로 둔갑해 비싼 가격에 팔리팔리고 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진정한 패셔니스타를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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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프랑스 패션계의 가장 큰 차이점이자 내가 늘 그들을 부러워했던 부분은, 시즌마다 트렌드를 끌어내고 콘셉트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다. 현재 세계의 주류 패션은 서양의 시대적 배경에서 나온 것인 만큼, 그들의 문화와 직접 연결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그들은 영감이나 콘셉트를 지극히 자연스럽고 충분히 깊이 있게 이끌어 낼 수 있는 것 같다. 유행은 결국 돌고 도는데, 새로운 트렌드를 짚는 데에도 서양 디자이너들이 더 유리해 보인다. 한국 패션도 한국의 독특한 대중문화를 깊이 있게 담아내는 시기가 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46쪽, 패션디자이너 유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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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가 파리나 뉴욕의 영향을 받고 있다. 그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지금 입고 있는 옷은 그 나라의 것이기 때문이다. 유한나의 말처럼 우리의 독특한 대중문화를 깊이 담아내는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패션인은 잘 만드는 기술자가 아니라 의미를 담아 만들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소비자의 역할이 더 크다. 명품이 없어서 짝퉁이라도 사야겠다는 의식을 버리지 않는다면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예비 패션인들을 위한 책이다. 좀 더 세부적으로 보면, 프랑스에서 공부한 사람들의 경험담을 담아놓았다. 물론 이 책 한 권 읽고 프랑스에 갈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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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2011.11.09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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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팩 소녀 제니 1 사계절 1318 문고 73
캐롤라인 B.쿠니 지음, 고수미 옮김 / 사계절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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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소설 [우유팩 소녀 제니 1] 케롤라인 B. 쿠니, 사계절,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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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돼 버리는 건 싫어. 우리 꼬맹이가 늘 꼬맹이로 있으면 좋겠는데 말이오, 이렇게 커버리는 건 정말 아니야.”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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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2학년 제이니가 운전을 하는 문제로 엄마와 다투면서 아빠가 한 말이다. 부모들은 언제나 귀여운 딸이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빨리 성숙하기를 바란다. 빨리 독립을 해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부모는 어린 시절로 돌아가기를 원한다. 독립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자신을 책임지며 가족을 부양하는 것에 따르는 막중한 책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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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제이니가 귀엽다고 했지만 제이니는 그 말이 죽도록 싫었다. 귀엽다는 말은 걸음마를 하는 아이나 새끼 고양이한테나 어울린다. 남자애들은 새라 샬럿이나 아데어 같이 유선형으로 잘 빠지고 멋진 애들과 데이트를 했다.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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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니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 키도 작고 좀 덜 성숙했다. 하지만 사람마다 체형이 다르고 삶의 의미도 다른데, 외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은 변하지 않는 진리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언제부터 변한 것일까? 옛날 미인도에 나오는 미인들은 지금의 미인과 다른 모습이다. 서구의 옛 그림을 바로 현대 미인의 관점과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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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니의 심장과 폐가 도시의 전기를 만들어 내기라도 할 기세로 요동쳤다. 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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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첫 사랑은 가슴속에 생채기로 남아있다. ‘뛰어난 묘사와 긴장감 넘치는 속도감’ 이 책의 추천이 말 중 하나다. 위 문장처럼 생생한 감정의 묘사는 첫 키스의 느낌처럼 신선하다. 나에게도 그런 짜릿한 기억이 있었다. 그것이 언제였는지 기억은 정확하게 나지 않지만, 첫사랑의 추억은 초등학교 다닐 때다. 빛바랜 추억을 그냥 가슴 깊이 묻어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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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숙제 맨 위에 있는 제이니인 존스턴에 동그라미를 치고 한마디 덧붙였다. ‘제이니,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니?’ 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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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첫머리에 제이니가 이름에 불만을 품고 있다고 나온다. 다른 독자 또한 그런 느낌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책 제목은 ‘제니’이고 책 속에서는 ‘제이니’로 적어놓았으니 더 그럴 것이다. 우리 주변에도 자신의 이름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을 있다. 촌스러워서 연예인의 예명이나 작가들의 필명을 부러워하는 사람들. 그것을 정체성과 연관시키는 것은 억지라고 생각되지만, 이 책에서는 ‘정체성’의 문제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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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사춘기는 초등생들에게도 볼 수 있다. 그것이 외부자극에 대한 표출이라면, 제이니 또래의 아이들은 내적으로 정체성에 대해서 고민을 한다. 무엇을 할까?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나는 누구인가? 청소년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어른도 부모도 항상 그런 의문을 가슴에 품고 살고 있다. 단지 어깨 위에 주어진 짐들이 너무 많아서, 그러한 외적 고통 때문에 내적 문제를 생각해 볼 찰나가 없을 뿐이다. 좋은 책이 가지는 조건 중에 하나가 부모와 자식들이 이야기하고 토론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도 그러한 조건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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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2011.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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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눈을 살짝 뜨고 - 우리가락 동시집
김용희 지음, 장민정 그림 / 리잼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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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집 [실눈을 살짝 뜨고] 김용희, 리젬,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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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서일까? 아니면 詩(시)가 의미를 상실한 것일까?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시는 내 삶에서 사라졌다. 가끔 수필이나 소설은 읽었고, 전공과 관련된 사회과학서적이나 인문학 책은 많이 읽었다. 그 틈새로 시집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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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을 시작하면서, 시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시는 짧지만 완결성을 갖춘 구조와 우리 말과 글의 정수를 단시간에 접하게 해준다. 하지만 젊은 시인들의 시들은 낯선 언어의 나열에 불과했다. 김소월· 윤동주· 백석 시에서 느껴지는 친근함은 사라졌고, 외계어를 읽고 듣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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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는 다르다. 어릴 적 읽었던 그 기운이 불혹이 된 지금도 느껴진다. 제일 먼저 다시 읽은 책은 이원수 선생님의 [너를 부른다]라는 동시집이었다. 초등학교 때 황금색 표지의 동시집을 읽은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 책은 선생님에게 선물 받은 책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분은 문학을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알게 해주셨다. 이 책의 작가는 아니다. 작가는 동시조 동인회 [쪽배]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냥 동시가 아닌, 잊혀가는 우리 시조를 아이들이 읽기 좋은 형태로 쓴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우리가락 동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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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김


아주 추운 겨울에는

말소리가 눈에 보여


수다를 떠는 대로

촐랑대며 춤추잖아


슬며시

사라지는 건

소리 따라 가는 거야



아주아주 추운 날엔

속삭여도 잘 보이지


따끈한 호빵같이

솔솔 피어나는 말꼬리


그렇지

추운 날 말을 걸면

왜 정겨운지 알겠어

------------------14~15쪽


어떤 것이 더 중요하며 우수하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좋은 책은 곁에 두고, 다시 읽고 싶어지는 책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인간 본연의 내적 고백이 좋을 때도 있지만, [입김]처럼 발칙한 상상력과 우리 가락의 여운이 남는 이 책도 좋다.


끝. 20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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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20그램의 새에게서 배우는 가볍고도 무거운 삶의 지혜
도연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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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필 [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도연, 중앙북스,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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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작가는 많이 읽어서 그것이 넘쳐야지 쓸 거리가 생긴다고 말했다.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도연 스님이 다른 책을 읽지 않고 이 책을 썼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단지 어떤 것에 더 큰 비중을 두느냐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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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새가 좋다. 자유롭기 때문이다. 새는 무엇 하나 소유하지 않는다. 집도 절도 없다. 새는 날기 위해 뼛속까지 비운다. -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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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독서목록에 올라 있는 것 중에 [파브르의 곤충기] 10권이 있다. 서점에 갈 때마다 읽어보지만, 그때마다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무심히 지나쳐버릴 수도 있는 작은 벌레들의 삶을 그토록 세밀하게 적어놓았다는 것에, 감탄 할 수 밖에 없다. 이 책도 그런 느낌으로 다가왔다. 파브르와 같은 수준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도연스님의 사진과 글은 깊은 관찰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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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딱따구리의 나무 구멍이 하나같이 북쪽으로 향해 나 있다는 것에 착안한 것인데 입구가 북쪽을 향해야 천적의 눈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쪽은 음지일뿐더러 북쪽에서 바라보면 역광 상태가 되어 둥지가 발견될 확률이 낮다는 것을 새들은 벌써부터 알고 있었던 것이다. 1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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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앞마당에 다람쥐가 나타났는데, 너무 귀여워 먹이도 주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놈들은 주는 먹이뿐만이 아니라 새 둥지를 차지하기도 하고, 부화하지 않은 알을 모조리 훔쳐가기도 했다고 한다. 갖은 방법을 다 써봤지만 막지 못하고 스님은 결국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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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새들 둥지도 털리고 새들을 새들대로 적당히 번식하고 다람쥐는 다람쥐대로 적당히 번식하는 게 순리이고 자연의 이치인 것이다. 나는 더 이상 녀석들의 삶에 간섭하지 않기로 했다. 1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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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다. 다른 동물의 삶을 간섭할 권한도 자유도 우리에게는 없다. 단지 뛰어난 관찰자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능력은 인간 삶을 도야시키는 것에도 도움이 된다. 타인의 삶을 이해한다는 것은 나를 낯설게 보는 또 다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인간을 이렇게 관찰할 수는 없다. 시간· 공간적 제약뿐만이 아니라, 엄청난 경제적 뒷받침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물들의 소소하고 생생한 사진과 깊이 있는 관찰은 우리 삶을 되돌아 보게 하는 작은 촉매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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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2011.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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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의 집
새러 그루언 지음, 한진영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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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설 [보노보의 집] 새러 그루언, 두두림,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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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는 아프리카 콩고공화국에 주로 서식하는 영장목 사람과의 동물이다. DNA 분석하면 인간과 98% 이상 일치하며, 생김새는 침팬지와 유사하다. 아마 우리가 침팬지로 알고 있었던 것 중에 보노보도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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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미국에서 베스트셀러를 기록했으며, 많은 나라에서 읽고 있다고 하니 작품의 세부적인 것에 대한 평가는 접어두고 싶다. 하지만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인간의 친구 보노보]라는 것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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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소개를 보면, 작자는 노아의 방주에 버금가는 규모의 동물들과 함께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살고 있다. 그녀가 생각하는 친구는 무엇일까? 저자는 한 인터뷰에서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보노보에 대해서 사람들이 경각심을 가지자’라고 말했다. 그러면 경각심을 가지는 것과 노아의 방주 같은 거대한 동물원을 만드는 것은 무슨 관계일까? 유럽인들이 북미대륙으로 이주를 시작하면서 원주민이었던, 인디언을 보호구역으로 몰아넣었다. 그래서 지금 인디언들은 행복한가? 제도적으로 많은 지원이 따르고 있지만, 반대로 생각해 본다면 인디언은 보호구역 안에서만 살아야 된다. 경계를 만들어서 보호한다는 것은 다른 말고 그 속에 가두어 두는 것과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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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뒤편에 가면, 롤라야 보노보 보호구역 이야기가 나온다. 그곳은 보노보가 살았던 콩고에 있는 ‘보노보의 낙원’이다. 인간의 관점에서 지금 그곳은 처참한 전쟁터 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인간이 그들에게 낙원을 만들어 줄 수 없다. 인간이 만드는 낙원은 또 다른 경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최대한 인간의 눈길과 손길에서 벗어나는 것이 그들의 낙원이다. 굳지 인간의 친구로 만들 필요가 없다. 우리의 무관심이 그들에게 더 많은 자유와 행복을 줄 것이다. 그들이나 우리는 모두 신의 피조물이며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것이 피조물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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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2011.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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