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 20그램의 새에게서 배우는 가볍고도 무거운 삶의 지혜
도연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한국수필 [나는 산새처럼 살고 싶다], 도연, 중앙북스,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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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작가는 많이 읽어서 그것이 넘쳐야지 쓸 거리가 생긴다고 말했다.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도연 스님이 다른 책을 읽지 않고 이 책을 썼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단지 어떤 것에 더 큰 비중을 두느냐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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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새가 좋다. 자유롭기 때문이다. 새는 무엇 하나 소유하지 않는다. 집도 절도 없다. 새는 날기 위해 뼛속까지 비운다. -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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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독서목록에 올라 있는 것 중에 [파브르의 곤충기] 10권이 있다. 서점에 갈 때마다 읽어보지만, 그때마다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무심히 지나쳐버릴 수도 있는 작은 벌레들의 삶을 그토록 세밀하게 적어놓았다는 것에, 감탄 할 수 밖에 없다. 이 책도 그런 느낌으로 다가왔다. 파브르와 같은 수준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도연스님의 사진과 글은 깊은 관찰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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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딱따구리의 나무 구멍이 하나같이 북쪽으로 향해 나 있다는 것에 착안한 것인데 입구가 북쪽을 향해야 천적의 눈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쪽은 음지일뿐더러 북쪽에서 바라보면 역광 상태가 되어 둥지가 발견될 확률이 낮다는 것을 새들은 벌써부터 알고 있었던 것이다. 1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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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앞마당에 다람쥐가 나타났는데, 너무 귀여워 먹이도 주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놈들은 주는 먹이뿐만이 아니라 새 둥지를 차지하기도 하고, 부화하지 않은 알을 모조리 훔쳐가기도 했다고 한다. 갖은 방법을 다 써봤지만 막지 못하고 스님은 결국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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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새들 둥지도 털리고 새들을 새들대로 적당히 번식하고 다람쥐는 다람쥐대로 적당히 번식하는 게 순리이고 자연의 이치인 것이다. 나는 더 이상 녀석들의 삶에 간섭하지 않기로 했다. 1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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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다. 다른 동물의 삶을 간섭할 권한도 자유도 우리에게는 없다. 단지 뛰어난 관찰자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능력은 인간 삶을 도야시키는 것에도 도움이 된다. 타인의 삶을 이해한다는 것은 나를 낯설게 보는 또 다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인간을 이렇게 관찰할 수는 없다. 시간· 공간적 제약뿐만이 아니라, 엄청난 경제적 뒷받침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물들의 소소하고 생생한 사진과 깊이 있는 관찰은 우리 삶을 되돌아 보게 하는 작은 촉매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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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2011.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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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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