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유경아, 이렇게 생각해줄 수는 없겠니? 나 진숙은이 세상에서 사랑하는 것이 단 두 가지밖에 없다. 하나는 고양이 양양이고 다른 하나는 친구, 유경 너야. 그래서, 그래서이런 일이 생긴 거라고 말이야. 하지만 너, 말투가 사무적이구나. 그래. 미안해. 언제나 나 혼자서 잘못한 거지, 뭐. 또 내가 머리가 나빠서 실수한 거니? 출근 준비 잘 하라구. 똑똑한유경,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시간을 뺏어서 미안해."
그리고 진숙은 탕 하고 전화기를 내려놓았다. 나 참. 뭐가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진숙의 감정 변화는 기복이 너무 심하다. 그 비합리적인 굴곡은 감당할 수가 없다. 어쨌든 나이 든 독신 여자친구란 정말 골치 아픈 존재라니까! - P33

자연이 결혼하지 못한 것은 순전히 집안의경제 사정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자연에 대해서 잘 모른다. 자연은 말이 없고 특별한 사건을 일으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그녀는 가난한 부모와 대학을 다녀야 하는세 명의 남동생들 때문에 무슨 사건을 일으키고 싶어도 일으키지 못했을지 모른다. 아마도 자연은 우리들 중에 유일하게아직 처녀로 남아 있는 단 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생화학 책을 펼쳤다. 글자들이 춤을 춘다. 맥주를 너무 많이 마셨나 보다. 글자들 위로 또다시 글자들이 겹쳐졌다.
독신녀는 무엇으로 사는가. - P84

결국 그 말이 맞았다. 친구란 존재하지 않는다. 춤추러 가거나 미장원에 갈 때는 몰라도 조금 더 진전되면 돈을 빌려주거나 병원에 같이 가주는 친구는 존재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더 이상은 아니다. 길 때문에 마음이 약해져서 바보같이잊고 말았다. 나답지 않았다.
잠자려고 불을 끄고 누웠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이 시간에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혹시 길일까 싶어 걱정되었으나 지금은 길이 자기 집 안방 침대에서 와이프와 잠자고 있을 시간이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자.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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