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책감
-나는 나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내가 서로 다른 것을 원할 때


말라죽어 내다 버린 꽃나무에서
새잎이 올라온다

내가 꽃나무를 버린 게 아니라
꽃나무가 나를 버렸다는 생각
버림받은 느낌

이제 나의 재미는 그저
너의 재미 보는 걸 보는 것
마지막으로 물을 준 게 언제였더라
문득 나는
나보다 더 나쁜 사람을 알지 못하고

잎을 내지 않기로 했던
나무의 어떤 결심을 들여다본다

이제 너의 마음은
여기에 없구나

마른 가지 사이로 요지부동의 잎들이
여봐란듯
쏟아져나온다 - P-1

나는 어머니 입속의 염소고기처럼


어머니 돌아가시기 이태 전
포항의 내 집에 두어 달 머무셨지
뭐 잡숫고 싶은 게 있냐 물으니
염소고기가 먹고 싶다고 하여
잇꽃 피어 있는
교외의 염소 요릿집에 모시고 간 적이 있지
모락모락 김이 오르는
수육을 드시면서
구순의 어머니는 이게 뭐라고, 이게 뭐라고
혼자 중얼거리셨는데

가끔 사는 게 참 쓸쓸하다 싶을 때면
어떤 침묵을 엿들은 양
이게 뭐라고, 이게 뭐라고
그날 어머니의 그 혼잣말이
내 귓가에 반그늘처럼
맴도는데 - P-1

정원


나무는 발밑에 꽃을 내려놓네
두고 보려고

봄꽃이 지천인
이 아름다운 곳을 방이라 불러도 되는 걸까

이별은 멀리에 있고
시작한 곳에서 이야기는
끝을 맺는데

꽃은 아픈 이름

새들은 울음을 공중에 심고

피었다 지는 것도
정원의 일부

가슴 앞에 손을 모으고
너의 이름을 부를 때

꽃잎은
그늘 속에서
피가 마르는 기분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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