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밥 버지스의 이야기다. 메인주 크로스비 타운에 사는 키 크고 체격 좋은 남자인 그는 우리가 그의 이야기를 하는 시점에 예순다섯 살이었다. 밥은 너그러운 사람이지만, 자신이 그렇다는 것을 모른다. 우리 대부분이 그런 것처럼,
그는 스스로 안다고 생각하는 만큼 자신에 대해 모르고, 자신의 삶에 기록으로 남길 가치가 있는 어떤 것이 있다고 믿는 일도 결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그런 것이 있고,
그런 것은 우리 모두에게도 있다. - P13

메인에는 가을이 일찍 찾아온다.
8월 둘째 주나 셋째 주에 차를 몰고 가다 시선을 들면 저멀리 붉게 물든 나무 꼭대기가 보인다. 올해 메인주 크로스비에서 그 변화는 교회 옆 큰 단풍나무에 가장 먼저 일어났는데, 아직 8월 중순도 되지 않았을 때였다. 동쪽을 향한 면에서 나무의 색깔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오래 살아온사람들조차 그것을 신기하게 받아들였는데, 그 나무의 색깔이 가장 먼저 바뀐다는 사실을 그들이 기억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8월이 끝나갈 무렵에는 나무 전체가 붉은색이기보다는 오렌지빛이 살짝 도는 노란색이 되는데, 모퉁이를 돌아메인 스트리트로 들어서면 보일 것이다. 이어 9월이 오면 여름의 사람들은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고, 크로스비 거리에는겨우 몇 사람만 걸어다닐 때가 많았다. 잎사귀는 대체로 생기가 없어 보였는데, 사람들은 8월과 9월에 강수량이 턱없이부족했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했다.
- P14

커튼을 완전히 치기 전까지는 밥 버지스와 그의 아내 마거릿에스테이버가 부엌에서 함께 요리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은 그들이 누군지 알았고, 완벽히 의식하지는 못해도 이 부부가 바로 여기 타운 한복판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서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거릿은 유니테리언교 목사였고, 그녀를 따르는 회중이 있었다. 밥은 젊은 시절 오랫동안 뉴욕에서 변호사로 일했는데, 그 사실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마 그가 여기서 사십오 분 거리에있는 셜리폴스에서 자랐기 때문일 것이었다. 그는 마거릿과 결혼하면서 거의 십오 년 전에 메인으로 돌아왔다. 여전히 셜리폴스에서 이따금 형사사건을 맡고 그곳에 사무실이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거의 은퇴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또한 밥은 어린 시절에 비극을 경험했다ㅡ사람들은 이일에 대해 쉬쉬하며 말했다. 밥이 가족 차의 기어를 갖고 놀다가, 차가 버지스네 집 진입로 언덕에서 굴러내려간 것이었다. 타운 사람들이 알고 있기로는 그 차가 ㅡ따라서 밥이ㅡ거기서 우편함을 확인하고 있던 밥의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 - P16

아흔 살로 지금 노인 주거 단지인 메이플트리 아파트에 살고 있는 올리브 키터리치는 밤에 대한 이런 사실들을 알고있었고, 늘 그를 좋아했다. 그녀는 그에게 조용한 슬픔이 깃들어 있다고, 그건 아마도 삶의 초기에 일어난 그 불운한 사건 때문이리라고 생각했다. 올리브는 밥의 아내인 마거릿을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그건 마거릿이 목사였고 올리브는ㅡ그녀와 첫 남편 헨리를 결혼시켜준 쿡을 제외하면ㅡ 목사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대니얼 쿡 목사는 훌륭한남자였다. 그리고 헨리 키터리지도 훌륭한 남자였다.
팬데믹은 올리브 키터리지에게 힘든 시기였고 정말로 모두에게 힘들었고 올리브는 이 노인 주거 단지에 있는 자신의 작은 아파트에서 그 하루하루를 견뎌냈다. 식당에서 먹는 것이 금지되고 대신 음식을 방으로 가져다주기 시작했을때는 완전히 미쳐버릴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첫해가 끝나갈무렵 백신을 맞고 2차 접종까지 마치자 조금 더 멀리까지 외출할 수 있게 되었다. 누군가가 그녀를 차에 태워 타운이나 강가로 데려가주었다. 하지만 팬데믹 동안 일어난 진짜 문제는 올리브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두 집 떨어진 곳에 사는 이저벨 굿로가 심하게 넘어져 ㅡ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 중에 - P17

서 가장 나쁜 일이었다 ㅡ‘다리 건너" 단지 안의 요양원으로 이사하게 된 것이었다. 이제 올리브는 날마다 그녀를 찾아가신문을 1면에서 마지막 면까지 읽어주었다. 그것은 힘든 일이었고, 여전히 힘들었다.

크로스비의 곶 끝 대서양의 (대체로) 넘실거리는 바다를 내려다보는 절벽 높은 곳에 루시 바턴이라는 이름의 여자가 살았다. 이 년 전 팬데믹 때 뉴욕에서 달아나 전남편 윌리엄과함께 이곳에 도착했고, 결국 이 타운에 남았다. 이에 대한 사람들의 감정은 복합적이었다. 뉴욕 사람들에 대한 기본적인거리감도 있었지만, 타운에 남기로 한 루시 바턴 같은 사람들때문에 집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더 좋은 집으로 이사하고 싶었던 원래 메인 주민들이 그럴 수 없게 되었다는 점도 한몫했다. 루시는 일리노이주에 있는 작은 타운에서 성장했고, 어른이 된 뒤로는 줄곧 뉴욕에서 살았다. 전남편과 함께 이곳에 오기 전까지 그녀가 메인의 여름 사람이었던 적은 없었다. 또한 루시 바턴이 소설을 쓰는 작가였기 때문에 그녀를 대하는 사람들의 감정이 달랐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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