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불을 질러서 모두를 없애버리고도 싶었다. 서로 때문에 죽고 싶은 가족이라니. 어릴 때는 엄마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이른이 되어서는 ‘엄마라고 꼭 자식을 사랑해야 하는가‘로질문을 바꿨다. 굳이 답을 내리지는 않았다. 질문 자체가 주는홀가분함이 있었다. 엄마가 나를 낳은 나이, 엄마가 어린나를 키우던 나이와 내 나이가 같아지면서 깨달은 바가 몇가지 있다. 엄마는 나의 유일한 보호자였다는 것. 사랑의 방식은 모두 다르다는 것. 엄마는 엄마의 방식으로 나를 사랑했다는 것. 엄마의 방식이란 무엇이냐. 내 자식은 남들보다 부족하기 때문에 내 손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자식을무시하면서 엄마의 자리를 견고하게 다지는 방식. 아빠에게는 사랑이란 감정 자체를 부여할 수 없다. 아빠의 세계에는 아빠만 있다. 그 세계에서 아빠 아닌 존재는 대부분 쓸모없고 멍청하다. 아빠는 나에게 이런 말을 한다. 너를 쓰겠다는 회사가 있어? 너랑 결혼하겠다는 남자가 있어? 꼴에 자존심은 있어서 남들 하는 건 다 하려고 드네. 겨우 그렇게 살려고 돈을 들이부어 대학까지 다녔냐? 내가 열 살이되기 전까지는, 아빠가 시뻘건 얼굴로 술냄새를 풍기며 화풀 - P230
이를 할 때 엄마는 말리거나 저항했다. 어느 날부터는 징조가 느껴지면 오빠와 나를 데리고 집을 나갔다. 밤길을 오래걸었다. 기차역이나 불 꺼진 상가의 계단에 앉아 시간이 흐르길 기다렸다. 충분히 기다린 뒤 집으로 돌아가면, 아빠는잠을 자지 않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빠는 밥솥이 어디에 있는지, 자기 속옷이 어느 서랍에있는지도 몰랐다. 형광등 하나 갈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 세탁기 사용법은 알까? 옷을 빨아서 말려야 한다는 것, 쌀을씻어서 밥솥에 넣어 취사 버튼을 눌러야 한다는 것, 식사 후그릇은 씻어야 한다는 것, 먼지는 쓸고 닦아야 하며 식재료는 시장에서 돈을 주고 사야 한다는 사실을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고도 잘 살아가는 사람. 가족의 생일은 모르지만 통장의 잔고는 십원 단위까지 외우는 사람. 우리 집에서 아빠는 가장 나이가 많았다. 그런데도 어린아이처럼 보호받는존재였다. 사고를 치고 행패를 부려도 가족의 보호와 관심이필요한 존재. 아빠는 자기가 누군가를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해본 적 없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가족을 위해 희생한다고생각했을 것이다. 나의 세계에 아빠는 없다. 오랜 상상의 힘으로 아빠를 없애버렸다. - P231
이모집에 머물렀던 며칠 동안 나는 감시하는 눈으로 이모가족을 지켜봤다. 그들의 다정함이 연기라는 증거를 찾아내려고 했다. 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그들의 말투를 닮아갔다. 저절로 그렇게 되었다. 엄마 또한 그랬다. 집에서라면 절대하지 않았을 행동-두 팔로 나를 안고, 손바닥으로 내 볼을쓰다듬고, 나의 밥에 계란말이를 얹어주고, 밥을 더 먹으라고 권하고, 잘 자라고 인사하고, 손바닥으로 방바닥을 톡톡두드리며 자기 옆에 앉으라고 말하는 것 등등을 했다. 엄마와 나의 목소리는 높고 밝아졌다. 우리는 이야기를 지어내는아이처럼 아무 말이나 내키는 대로 했다. 별것 아닌 농담에도 웃었다. 따뜻한 물에 풀어진 휴지처럼 긴장감 없이 떠다니듯 움직였다. 엄마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나는 연기가 아니었다. 정말 즐거워서 웃고 좋아서 박수를 쳤다. 엄마에게 안기고 싶어서 안겼다. - P238
이십대 초반에, 내가 좋아하던 사람이 내게 좋아한다고말했을 때 제일 먼저 느낀 감정은 기쁨도 설렘도 아니었다. 죄책감이었다. 확실히 그랬다. 무언가 잘못하고 있다는 느낌. 이어서 의심이 들었다. 나를 좋아한다고? 내게 뭔가 바라는 게 있나? 나는 상대를 고통에 빠뜨리는 방법으로 사랑을 확인하려고 했다. 상대가 맞춰주려고 애쓸수록 나는 단폭해졌다. 상대도 나처럼 표독스러워지길 바라면서. 그걸 반드시 확인하고 싶었다. 나만 나쁜게 아니라는 것. 우리는 폭같이 엉망이고 구제 불능이라는 것. 상대가 참으면 역겨웠고참지 않아도 역겨웠다. 비교적 평화로운 가정에서 자란 사람들을 부러워하지는 않았고, 웃긴다고 생각했다. 뭘 모르는 존재들이라고 얕잡아봤다. 몇 번의 연애를 처참하게 끝내며 깨달았다.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나도 아빠 같은 인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아빠를 닮고 싶지 않았다. 엄마처럼살고 싶지 않았다. 사랑이 불러오는 불길한 평온에서 도망치고 싶을 때면 이모 가족을 떠올렸다. 내 안에도 다정함이 있다면 더 늦기 전에 그것을 꺼내고 싶었다. - P240
걱정되니까 하는 말이지. 네가 나중에 후회할까 봐. 나는 잘못될 생각부터 하기는 싫어. 나는 복직할 거고 태양이는 잘 클 거야. 물론 아프겠지. 다치겠지. 속상하겠지. 가끔 후회하겠지. 애 아빠하고 싸우기도 할 거고 태양이는울겠지. 그러면 서로 미안하다고 말하고 화해할 거야. 중요한 일은 같이 고민하고 약속은 지킬 거야. 특별한 날에는 외식도 하고 여행도 갈 거야. 나는 그렇게 살 거야, 엄마, 내가 아이였을 때는 엄마에게 흡수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둘 다 어른이어서 적당한 거리를 지키지 않으면충돌하고 깨진다. 깨진 잔여물은 타인을 위협하고 상처는 영영 남는다. 엄마와 아빠의 충돌처럼. 엄마는 나를 자기 구역으로 끌어들이려고 했다. 나는 엄마와 같은 궤도에 속하고싶지 않았다. - P248
이모부의 핸드폰에서 130미터 직진하라는 음성이 나왔다. 이모가 이모부의 팔짱을 끼며 나에게 그만 들어가보라고 했다. 어서 들어가 네, 조심히 가세요. 밥 잘 챙겨 먹고, 네, 걱정 마세요. 나중에 태양이랑 같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네, 놀러 갈게요. 우리는 웃으며 인사하고 또 인사했다. 나는 멀어져가는 이모 부부를 바라봤다. 정문을 지나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이모 부부는, 내가아직 돌아서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는 사람들처럼, 나를 돌아보며 동시에 손을 흔들었다. 내가 어떤 아이였든 무슨 상관인가. 걸음걸이마저 닮아버린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사람들은 기억하고 싶은 대로 기억할 테고 나는 이제 누구의 기억에도 엉겨 붙지 않을 것이다. 지금을 생각할것이다. 우리 중 누구도 아빠가 지금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는지 몰랐으며 관심도 없었다. 아빠를 추억하는 말조차 하지 않았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아직은... 아직까지는 고개를 들어 태양을 찾았다. 구름이 빠르게 태양을 가리며 지상에 잠시 그림자를 만들었다. 곧 눈이 부셨다. - P258
그래, 우물을 중앙에 둔 기역자 형태의 집이 여기 있었어. 하지만 네가 그걸 기억한다는 건 말이 안 돼. 나 역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기억은 기억. 말이 안 되는 기억이적지 않은 데다 이제 나는 시간을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므로 말이 안 되는 일도 가능하다고 믿는 편이다. 미래를 기억할 수 있을까? 육체의 눈과는 차원이 다른 정신의 눈이 있어 미래를 보고 기억할 수도 있지 않을까? 나는 인생이한 방향으로만, 그러니까 책장을 넘기듯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현재에서 미래로만 흐른다는 생각을 버렸다. 시간은인간의 언어. 측정 도구. 약속. 인간이 발명하고 이름 붙인것. 그러므로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다음처럼. 시간은 발산한다. 과거는 사라지고 현재는 여기 있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무언가가 폭발하여 사방으로 무한히 퍼져나가는 것처럼 멀리 떨어진 채로 공존한다. 과거는사라지지 않는다. 기억하거나 기억하지 못할 뿐. 미래는 어딘가에 있다. 쉽사리 볼 수 없는 머나먼 곳에. 나는 종종 과거와 미래를 헷갈리는 것만 같다. - P262
일할때도 불안과 강박이 심해 같은 것을 수차례 확인하느라 스트레스를 받았다. 나의 성과나 실력을 스스로 불신했고 매사 죄책감이 컸다. 만성적 통증과 적당한 피로, 자잘한 스트레스와 타고난 성격이랄 수 있는 예민함. 그러니까 나는 대체로 건강한 편이었다. 말기 암 진단을 받기 전까지는. 내 잘못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건강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서라고, 생활 방식, 식습관, 성격을 하나하나 따져보며 문제점을 찾으려고 했다.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셨나 즐겨 마시던 와인이 문제였나. 유산소운동을 했어야 했나. 인스턴트음식 때문인가. 잡곡밥을 먹었어야 했나. 남들처럼 영양제를 챙겨 먹었어야 했나. 일을 줄였어야 했나. 걱정 많은 성격이 문제였나. 병에 걸린 이유를 찾기 위해 생각을 거듭할수록...... 터무니없었다. 커피와 술을 마셔도 암에 걸리지 않는사람들이 많다. 걱정 많은 성격을 고치려다가 더 큰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다. 병을 겪으며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세상에는 건강 관련 정보가 넘치도록 많다는 것을. 당장 사먹지 않으면 큰일 날 것만 같은 식품과 보조제, 항암 작용과 면역력 증진과 노화 예방에 좋다는 각종 제품을 팔려는 콘텐츠 - P275
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으면...... 내가 뭔가를 잘못했기 때문이라는 자책을 지울 수가 없었다. 몸을 고치려는 치료가 아니라 고통 속에서 서서히 죽이러는 계획이 아닐까 하는 망상에 사로잡힐 만큼 지친 상태로병원 로비를 지나갈 때였다. 느닷없이 날아온 누군가의 말이나를 후려쳤다. 아직 젊은 사람이 대체 어떻게 살았으면 그런 병에 걸리냐.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중년 남녀 네 명이 테이크아웃잔에 담긴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이제 웬만한 암은 초기에 발견해서 금방 고칠 수 있다던데. 백세시대란 말이 괜히있나. 건강검진만 제때 받아도 아플 일이 없지. 요즘처럼 좋은 세상에 자기 관리만 제대로 했어도 그 지경까지 안 갔을텐데. 딱하다는 듯 혀를 차면서 그들끼리 주고받던 말, 아픈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네가 아픈 건 모두 네 탓이라는 그말들, 그들은 어쩐지 뿌듯해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확신하는 것 같았다. 자신은 절대 아프지도 병들지도 않을 거라고. 나는 지쳐 있었다. 소리를 지르거나 울 힘도 없을 만큼고통에 파묻혀 있었다. 그들에게 다가가 아픈 사람들 천지인 이곳에서 제발 말조심하라고 발을 구르며 경고하고 싶었지 - P276
만, 사지가 고통에 묶여 꼼짝할 수도 없었다. 그때 나는 잠시지옥에 서 있었다. 인간들의 지옥. 그들의 말은 나의 자책과다르지 않았다. 내 잘못을 찾는 방법으로 무엇을 얻고 싶었던 거지? 아프다는 이유로 잘못 산 사람이 될 순 없었다. 어디선가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기계의 알림 또는 경고음 같았다. 그 멜로디의 가사를 어릴 때부터 알고 있었다. 배운 기억도 없이 저절로 외우고 있었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라." 어서 집으로돌아가고 싶었다. 그러나 그 집은 아직 없었다.
나는 죽어가고 있다. 살아 있다는 뜻이다. 죽음을 죽음 자체로 두기 위해 오래 바라볼수록 두려움보다 슬픔이 커졌다. 두려움은 막연했으나 슬픔은 구체적이었다. 거기 나의 희망이 있었다. 슬픔을 위해서 움직일 힘이라면 아직 남아 있었다. 미래를 기억할 수 있을까? - P277
오래전 이곳에 살 때 잃어버린 것이 있습니다. 네잎클로버 모양의 열쇠고리인데요, 제가 지금에야 그것을 찾는 이유는……. 과거에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고 그것을찾기 위해 멀리까지 찾아와 대문을 두드리는 사람을 상상하면 행복했다. 그들이 찾는 것을 기적처럼 꺼내어 건네주는 상상은 천국 같았다. 또한 나의 천국은 다음과 같은 것. 여름날 땀 흘린 뒤 시원한 찬물 샤워. 겨울날 따뜻한 찻잔을 두손으로 감싸 쥐고 바라보는 밤하늘. 잠에서 깨었을 때 당신과 맞잡은 손. 마주 보는 눈동자. 같은 곳을 향하는 미소. 다정한 침묵. 책 속의 고독, 비 오는 날 빗소리. 눈 오는 날의 적막, 안개 짙은 날의 음악, 햇살, 노을, 바람, 산책, 앞서 걷는 당신의 뒷모습. 물이 참 달다고 말하는 당신. 실없이 웃는 당신. 나의 천국은 이곳에 있고 그 또한 내가 두고 갈 것. - P290
엄마는 여전히 나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죽음은 이해의 문제가 아니니까. 미래를 이해하는 건 불가능하니까. 나는 이제 미래를 기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지금 눈앞에 내가 기억하는 미래가 나타났으므로, 어느 여름날에는 툇마루해 청개구리가 나타날지도 모른다. 나는 그것을 향해 손을믿고 청개구리는 사라지고, 나는 이유를 모른 채 울어버릴지도 나는 다시 아플 수 있다. 어쩌면 나아질 수도 있다. 그리고 언젠가는 죽을 것이다. 탄생과 죽음은 누구나 겪는 일 누구나 겪는다는 결과만으로 그 과정까지 공정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 이제 나는 다른 것을 바라보며 살 것이다. 폭우의 빗방울 하나, 폭설의 눈송이 하나. 해변의 모래알 하나. 그 하나가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물론 신은 그런 것에 관심 없겠지만. - P291
롤랑 바르트는 <마지막 강의>에 이르러 ‘쓰다écrie‘라는 동사를 목적어를 갖는 타동사로 보았다. 그에 의하면 ‘쓰는 행위‘는 그 주체가 사랑했던 사람들이 이 세상에 존재했다는 사실과 기억의 증언과 같다. 가령 바르트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을 때, 바르트는자신이 어머니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지 않다면 그녀가 이 세상에 존재했다는 사실은 영영 사라지고 말 것이고, 그것은 견딜 수가없다고 여겼다. 따라서 쓰는 주체가 자신이 기억하는 이들이 이 세계에서 헛되어 살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고, 그들이 역사의 허무속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으려 애쓰는 일이 그에게 있어서 쓰기였던 것이다. - P292
최진영의 소설에 대해 말하기 앞서 롤랑 바르트의 이야기를 먼처꺼낸 까닭은 최진영에게 쓰기의 목적과 의미 역시 바르트의 그것과 다르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표제작 <쓰게 될 것>은 표면적으로 어린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전쟁의 현장과 어른이 되어 다시 돌아본 자리에 남은 상흔에 대한 소설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세 번의 전쟁을 겪고 죽은 할머니, 전쟁이 벌어지는 와중에도 ‘나‘를 지키고자 애썼던 엄마. "아끼는 스마일 스티커" (34쪽)를•붙여주었던 지하실 친구 우영, "나의 신"이었던 "전쟁 속에서도서로를 돕는 사람들"(39쪽)처럼 지금 이 세상에 없거나 생사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그들이 분명히 존재했다는 것을 증언하고, 헛된 삶을 살지 않았음을 기록한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바르트의 ‘쓰기‘와 맥락을 같이한다. 이뿐일까? 무언가에 대한 목적을 갖는쓰기로 쓰게 될 것>이 유효하다는 관점은 여러 면에서 그 안의합의를 짚어보게 만든다. 그리고 그것은 최진영 소설의 깊이 있는독해와 무관하지 않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쓰게 될 것>은 그 제목처럼 소설집에 수록된 나머지 일곱 편 소설의 시원 역할을 하며 각 소설을 읽어내는데 중요한 힌트를 제공한다. 사랑하는 마음과 혼자 만들어내는 이야기, 죽지 않을 수 있는 가능성, 타인을 돕는 마음 등 다른소설의 조각들을 이 안에서 발견할 수 있다. - P293
이 자리에서 우리는 최진영이 한 권의 책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던 ‘쓰게 될 것‘을 모두 확인했다. 그것은 하나의 소설에 담아놓은 다짐이었고, 자신을 겨누는 연습이었으며 나누고 싶은 불안이자 실현하고 싶은 미래였다. 여덟 편의 소설이 모두 미래를 향하고 있어서, 과거를 돌아보는 방식조차 뒷걸음질이 아닌 한발 나아가는 모습이라 나는 내내 안심했다. 언제부터일까? 최진영의 소설은 나에게 뗄 수 없는 의지가 되었다. 이는 비단 나만의 일이 아닐 거라는 확신. 그러니 우리는 최진영의 소설을 통해 다른 미래를 그리고 그것의 가능성을 쥐어보게 된다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 P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