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잎사귀 푸르스름한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었다 밤을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찾아온 것은 아침이었다 한 백 년쯤 시간이 흐른 것 같은데 내 몸이 커다란 항아리같이 깊어졌는데 혀와 입술을 기억해내고 나는 후회했다 알 것 같다 일어서면 다시 백 년쯤 볕 속을 걸어야 한다 거기 저녁 잎사귀
다른 빛으로 몸 뒤집는다 캄캄히 잠긴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괜찮아. 괜찮아. 이제 괜찮아. 거짓말처럼 아이의 울음이 그치진 않았지만 누그러진 건 오히려 내 울음이었지만, 다만 우연의 일치였겠지만 며칠 뒤부터 아이는 저녁 울음을 멈췄다 서른 넘어야 그렇게 알았다 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 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 괜찮아
왜 그래.가 아니라 괜찮아. 이제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