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 내가 눈을 치우는 게 아니라 눈사람이 눈을 치우는 거다 눈을 치우는 줄도 모르고 눈을 치워주는 눈사람 택배 오토바이도 가고 폐지 수레도 가고 빙판이 아찔한 구두들도 지나가라고 내가 눈을 뭉치는 게 아니라 눈사람이 나를 뭉치는 거다 눈을 쓴다 오늘은 빗자루가 펜 백지를 넘긴다 - P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