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속도로 쓰고 있어요. 세 번째로 문장을 시작합니다. <올랜도》에 너무 몰두해 있어서 다른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는 게 사실이에요. 《올랜도》가 로맨스와 심리, 그리고 그 끔찍한 책의 나머지 부분을 완전히 쫓아내 버렸죠. 내일 나는 바이올렛 트레퓨시스와 당신이 얼음 위에서 만나는 장면을 묘사하는장을 시작해요. 모든 게 철저히 자세하게 얘기돼 - P183

야만 해요. 나는 아이디어들로 가득해요. 당신이 어떤 종류의 싸움을 했는지 약간 힌트좀 줄래요? 어떤특별한 특징 때문에 그녀가 처음 당신을 선택했나요? 여기를 보세요. 사진 몇 장을 고르려면 내려가서 당신을 만나야 해요. 내겐 제임스 1세 시대 젊은 남성 색빌 사진 한장, 그리고 조지 3세 시대 젊은 여성 색빌사진 한장이 필요해요. 제발 내 계획에 당신을 빌려 주세요. 이건 많아야 3만 단어 정도인 작은 책이될 거예요. 그리고 열광적인 현재 속도면 (나는 하루종일 다양한 겉모습을 한 당신, 그리고 바이올렛과 얼음, 그리고 엘리자베스 여왕과 조지 3세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요) 크리스마스까지는 완성할 거예요. 다시 말해, 우리가 러시아에 가지 않는다면요. 당신은 내가 러시아에 가면 좋겠어요? 우리는 한 달 동안 혁명 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 정부로부터 무료로 거기가도록 요청받았어요. 내가 이 기회를 붙잡아 모피도 사고추위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당신이 생각하는 걸 말해 줘요. 화요일까지 결정해야만해요.
《올랜도>는 사진들과 지도 한두 장이 들어간 작온책이 될 거예요. 나는 이걸 밤에 침대에서, 거리를 - P184

걸으면서, 어디에서나 구상해요. 등불 아래에 있는당신을, 에메랄드 옷을 입은 당신을 보고 싶어요. 사실지금보다 더 당신을 보길 원했던 적이 없어요. 그저 앉아서 당신을 바라보고 당신이 말하도록 하고는 빠르고 몰래 어떤 의문스러운 점들을 정정하려고요. (...) - P185

이번 가을에 《댈러웨이 부인>을, 그리고 나중에 《등대로)를 출판하려고 해요. 하지만 모든 소통은 커티스 브라운을 통해서 해야만 하죠. (…)

《올랜도》가 완성됐어요!!!

지난 토요일(3월 17일) 한시 5분전에 마치 당신의 목이 부러지는 듯한 일종의 강한 끌어당김을 느꼈나요? 그때 올랜도가 죽었어요. 또는 세 개의 작은 점 ‘...‘과 함께 말하기를 멈췄죠. 이제 모든 단어가 다시 쓰여야만 할 거예요. 그래서 9월까지 끝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요. 일관성 없고, 참을 수 없고, 불가능한 그런 단어가 사방에 널려 있어요. 그래서 지긋지긋하죠.
이제 질문은 ‘당신에 대한 내 감정이 바뀔 것인가?예요. 지난 몇 달 동안 나는 당신 안에서 살다가 나왔죠. 당신은 정말 어떤 사람인가요? 당신은 존재하나요? 내가 당신을 만들어 냈나요?(...). - P187

(...) 소설을 쓰기 시작할 때 주요한 점은 당신이 그걸 쓸 수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게 언어로는 건널수 없는 만의 머나먼 저편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느끼는 거라고 믿어요. 오직 숨 막히는 고뇌를 통해서만 도달할 수 있는 사실을요. 자, 내가 논설 한 편을 쓰려고 자리에 앉으면 그 아이디어를 설명할 언어의 망을 반드시 한 시간 정도 안에 갖게 되죠. 그러나 내 - P188

가 말했듯이, 소설이 훌륭하려면 그걸 쓰기 전에는쓰기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면서도 오직 눈에 보일뿐인 무언가여야 해요. 그래서 9개월 동안 절망속에살다가 내가 의도했던 걸 잊어버렸을 때에야 그 책이 참을만해 보이죠. 내가 장담하는데, 내 모든 소설은 그것들이 쓰이기 전에는 일류였어요. (...) - P189

상상적인 작품을 쓰려면 말하기를 멈춰야만 해. 네 그림은 어때? 그리고 삶은 어때? 나는 탄성 베일 속을 방황하면서 지금 런던 도서관으로 향하고 있어. 그건 내가 ‘나방들‘ (《파도》)이라고 부를 것 같은 책에 관해 생각하기 위해서야.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책이지. 하지만 그 책은 결코 내 머릿속에서 아직 쓰이지않은 지금 상태만큼 좋지는 않을 거야.
우리는 새 차를 샀어. 제발 네가 어디에 있든지네 머릿속에 무슨 생각이 들든지 지금 바로 편지해주렴. - P191

책이 온화하게 조절됐다고 생각하신다니 정말 기뻐요. 내 피는 이 한 가지 주제에 대해 끓는 경향이 있거든요. 마치당신의 피가 원주민이나 전쟁에 대해서 그런 것처럼요. 그래서 그렇게 되길 바라지 않았죠. 나는 젊은여성들을 격려하고 싶었어요. 그들이 심하게 우울해하는 것 같아서요. 또한 나는 토론을 유도하고 싶었어요. 말해질 수도 있는 것, 그리고 말해지지 않은것이 아주 많습니다. 양성적 정신이 그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교육도 그렇습니다. 비록 나는 완전한 아웃사이더이지만, 이대로 두는 건 남녀 모두에게 옳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내가 여기너무 오래 머문 것 같아요. 며칠 전 밤에 나는 당신의BBC 청취자 중 하나였고 당신이 계속 진행했더라면 좋아했을 거예요." (이런 일이 내게는 거의 일어나지 않거든요. 내 말은 일반적인 강의의 경우에요.) 그래서 나는 크게웃었답니다. - P197

다만 나는 마치 숨을 헐떡이는 고래처럼 수면 위로 올라오는 정직한 작가죠. 그게 내게는 문구를 발견하는 노력과 고뇌인데 (그게 내가 말하려는 뜻이에요)사람들은 내가 글을 아름답게 쓴다고 말해요! 나는언제나 아직 말해지지 않았고 처음으로 정확하게 말해져야만 하는 무언가를 말하려 하고 있는데 어떻게 아름답게 쓸 수 있을까요? 그래서 나는 아름다움을 포기하고 아름다움은 다음 세대에게 유산으로 남겨 줍니다. 내 역할은 아마도 그들이 거래할 저장물을 늘려주는 것인가봐요. (...) - P205

하지만 만약 당신이 읽은 그 발췌문이 당신을 기쁘게 했다면 내가 생각했던 대로 그건 그렇게 공허한 몸짓은 아니겠네요. 한편으로는 나 자신의 정신을 맑게 하기 위해서, 한편으로는 다른 어떤것도 쓸 수 없었기 때문에 나는 이 책을 썼습니다. 그리고 비록 지금 아무런 영향력도 미치지 못할까 걱정되지만 어쨌든 당신이 읽은 내용을 좋아했다는 사실이 내 두려움을 어느 정도 덜어 줍니다. 그래서 당신이 편지로 그렇게 말해 준 데 대해 정말 감사하고있습니다. 나는 우리가 그 아웃사이더 아이디어로 정말 어떤 걸 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나는 그저 그 아이디어와 여러 다른 아이디어들의 표면을 스치듯 훑기만 했죠. 하지만 당신이 당신 자신을 아웃사이더라고 부르다니 정말 기쁩니다. 당신이 가장 먼저 그 이름을 따랐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 P265

나는 어느 아침에 대해 써 보려고 해요. 내가 텅 빈 진공 속에서 글을 쓴다고 느끼자 이상했어요. 아무도 내 글을 읽지 않을 거라는 느낌이에요. 나는 청중이 사라져 버렸다고 느껴요. 하지만 정말 기이하게도 한 가지 생각이 드는데, 진공 상태에서도 내 두뇌를 회전시켜야만 한다는 사실이에요.
그건 그렇고 당신에 대해 알고 싶어요. 비타는오고 있었는데 마지막 순간에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죠. 폭탄들이 시싱허스트 여기저기에 떨어지고 있어서 좀 더 머물러야 한다고 했어요. 그녀는 구급차를 운전하니까요. 로즈 매콜리도 런던에서 같은 일을 하고 있죠. 그 점을 정말 많이 존경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일관성 없이 기복이 심한 생활을 하고 있어요. 조카 한명이 여기 머물고 있고 다른 한 명은 오두막에 있어요. 그들은 공군에 친구들을 모았죠. 축제가 열렸어요. 마을 연극도 상연됐고요. 도중에 사이렌 소리가 들렸죠. (...) - P304

오랜 세월 런던내기로 살아온 뒤 시골 여성이 되다니 얼마나 이상한지요! 내 인생에서 거의 처음으로 런던에 침대가 없어요. 내일은 내가 뭘 하고 있을지 아세요? 런던 브리지에 갈 거예요. 그런 다음 템스강을 쭉 따라서 내가 자주 가곤 했던 곳 안팎으로 산책할 거예요. 그렇게 템플 지역을 통과해 스트랜드로올라가고 옥스퍼드 스트리트로 들어가 거기서 마카로니를 사고 점심을 먹을 거예요. 아뇨, 당신과는그 위대한 도시에 대한 내 열정을 전혀 공유한 적이없죠. 하지만 그게 내가 꿈꾸는 정신의 어떤 구석진곳에서 초서와 셰익스피어, 그리고 디킨스를 대표하는 거예요. 이게 내 유일한 애국심입니다.(...) - P312

사랑하는 언니,
내가 언니의 편지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언니는생각할 수도 없을 거야. 하지만 이번에는 다시 돌아오기엔 내가 너무 멀리 가 버렸다고 느껴. 나는 지금내가 다시 미치고 있다고 확신해. 맨 처음 그랬던 것과 똑같이 나는 늘 목소리들이 들려. 그리고 이젠 그걸극복할수 없으리란 걸 알아. - P315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레너드가 매일, 항상, 정말놀라울 정도로 잘해 줬다는 게 전부야. 다른 누구도 나를 위해 그가 한 것보다 더 할 수 있었다고는 상상할수 없어. 이 공포가 시작된 지난 몇 주 전까지 우리는 완벽하게 행복했어. 언니가 그에게 이걸 확신시켜줄래? 나는 그가 해야할 일들이 정말 많고 내가 없다면 그가 더 잘 그 일들을 해 나갈 거라고 느껴. 그러니 언니가 그를 도와줘.
더 이상 나는 거의 선명하게 생각할 수 없어. 할수만 있다면 언니와 언니의 아이들이 내게 어떤 의미였는지 언니한테 말하고 싶어. 나는 언니가 알고있다고 생각해.
나는 이 질병과 싸워왔지만 더 이상은 못하겠어.


버지니아 - P316

사랑하는 레너드,
당신이 내게 완전한 행복을 줬다고 말하고 싶어요. 아무도 당신이 한 것보다 더 할수는 없었을 거예요. 제발 그걸 믿어줘요.
하지만 내가 결코 이걸 극복할 수 없을 거란 걸 알아요. 그리고 내가 당신의 삶을 낭비하고 있죠. 이광기 때문에요. 그 누가 어떤 말을 해도 나를 설득할 수 - P319

없어요. 당신은 일할 수 있고, 내가 없으면 훨씬 더 잘할 거예요. 내가 이 편지조차 쓰지 못하는 걸 당신은알죠 이런게 내가 옳다는 걸 보여 줘요. 내가 말하고싶은 건 이 질병이 찾아오기 전까지는 우리가 완벽하게 행복했었다는 게 전부예요. 모두 당신 덕분이었어요. 바로 첫날부터 지금까지, 그 누구도 당신이그랬던 것만큼 그렇게 친절할 수는 없었을 거예요.
모든 사람이 그걸 알아요.


V. - P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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