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보



나는 친구 리타네 집에서 커피를 앞에 놓고 담배를 피워가면서그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중이다.
다음은 내가 그녀에게 얘기한 내용이다.
허브가 그 뚱뚱한 남자를 내 담당 테이블에 앉힌 건 손님이 뜸한 어느 수요일 저녁이었어.
그 뚱뚱한 남자는 단정한 외모에 아주 잘 차려입고 있긴 했지만, 난 그렇게 뚱뚱한 사람은 처음 봤어. 모든 게 다 크더라구. 하지만 가장 잘 기억나는 건 손가락이야. 그 사람 테이블 가까이에앉은 노부부의 시중을 들러 그 옆에 섰을 때 그 손가락들을 처음보았어. 보통사람 크기의 세 배는 되어 보이데. 길고 두껍고 말랑말랑하게 생겼어. - P9

나는 다른 테이블의 시중도 들어야 했어. 요구가 많은 사업가네 명이 앉은 테이블하고 남자 세 명과 여자 한명이 앉은 테이블, 그리고 노부부의 테이블이었지. 리앤더가 그 뚱뚱한 남자에게 물을 따라주었고, 나는 그 남자가 결정할 시간을 충분히 준 다음 그테이블로 갔어.
안녕하세요? 주문 받을까요? 내가 말했지.
리타, 그 남자는 덩치가 컸어, 정말 크더라구.
안녕하세요, 좋은 저녁이네요. 우리 이제 주문할 준비가 된 것같은데요, 하고 그가 말했지. - P10

그는 이런 식으로 말했어 ㅡ이상하지 않니? 그리고 때때로 조금씩 쌕쌕거리는 소리를 내더라.
시저 샐러드로 시작하는 게 좋겠어요. 그러고 나서 괜찮으시다면 수프에 빵과 버터를 곁들이구요. 양고기 요리가 좋을 것 같군요. 사워크림 얹은 구운 감자하고요. 디저트는 나중에 생각하기로 합시다. 대단히 고맙습니다.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내게 메뉴를 건넸어.
세상에, 리타, 그 손가락이라니.
나는 서둘러 주방으로 가서 루디에게 주문서를 내밀었어. 그는인상을 쓰면서 그것을 받았어. 너도 알잖아. 그 사람 일할 때면 늘그런 얼굴이지. - P10

나는 침대에 들어가서 가장자리에 딱 붙어 배를 깔고 누웠어. 그런데 불을 끄고 침대로 들어오자마자 루디가 시작하는 거야. 나는 원치 않았지만 바로 누워서 몸의 힘을 뺐어. 그런데 바로 그거였어. 그가 내 위로 올라왔을 때 난 갑자기 내가 뚱뚱하다고 느낀 거야. 내가 끔찍하게 뚱뚱하다고, 너무 뚱뚱해서 루디가 조그맣게 되어버리고 날 제대로 안지도 못한다고.
말도 안 돼, 라고 리타가 말하지만 나는 그녀가 그걸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알 수 없어한다는 걸 알 수 있다.
나는 우울해진다. 하지만 그녀와 그 얘기를 계속 하지는 않을것이다. 벌써 그녀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말했다.
그녀는 우아한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매만지면서 기다리고앉아 있다.
뭘 기다리는 걸까? 난 알고 싶다.
8월이다.
내 인생은 변할 것이다. 나는 그것을 느낀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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