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야드는 아마 모르고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수리비 60달러 때문에 수리공을 부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보험이 없어서 의사한테 가지 못하고, 치과에 가야 할 때그럴 형편이 되지 못해서 이가 완전히 망가지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요. 이런 게 저한테는 비현실적이거나 인위적으로만들어낸 상황처럼 보이지는 않아요. 그리고 이런 그룹의 사람들에게 관심을 둔다는 점을 두고 보자면, 제가 다른 작가들과 그리 다른 작업을 하고 있는 것 같지도 않아요. 체호프는 100년 전에 바닥으로 가라앉은 사람들에 대해 썼어요. 단편소설 작가들은 늘 그런 작업을 해왔어요. 체호프가 그렇게 바닥에 가라앉고 소외된 사람들을 다루는 작품만 써온 건 아니지만, 상당수의 단편을 제가 언급한 이런 사람들에 대해 썼어요. 의사며 사업가며 교사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썼지만, 자기 자신에 대해 이야기할 줄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목소리를주었단 말이죠. 체호프는 그들이 스스로 말할 수 있는 방편을 찾아낸 거예요. 그러니까, 자신에 대해 말할 줄 모르고, 혼란과 두려움에 빠져 있는 사람에 대해 쓴다는 면에서 보자면 제가 그리 대단하게 색다른 작업을 하고 있는 건 아니라는거죠. - P215

작가나 예비 작가들에게, 하지 말아야 할 것 몇 가지를 가르될 수 있습니다. 작품 안에서 시늉을 내지 않고 솔직해야 할절대적인 필요성도 가르칠 수 있죠.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연주, 그림 그리기를 가르치는 것처럼글쓰기에서도 어떤 것들은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오늘날 가장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나 피아니스트들 대부분이 대가들 밑에서 배운 사람들이잖아요. 그렇다고 해서, 대가 밑에서 배운 사람들이 모두 위대한 피아니스트나 바이올리니스트, 아니면 위대한 작가가 될 거라는 뜻은 아니에요. 하지만최소한 그렇게 될 수 있는 길 위에는 올려놔주는 거죠. 미켈란젤로가 어느 날 갑자기 완전히 성장해서 시스티나성당 작업을 한 건 아니었어요. 다른 화가의 조수로 7년 동안 일했단말이죠. 베토벤도 하이든을 비롯한 다른 작곡가들 밑에서 작곡 공부를 했어요. 이건 오래되고 고귀한 관계예요. 글을 쓸능력이 없는 누군가를 위대한 작가는 물론 쓸 만한 작가 정도 - P245

로 만드는 건 가능하지 않은 일이에요. 하지만, 가르치고 전달해줄 수 있는 어떤 것들이 있어요. 그리고 저에게서 배운학생들 중 몇몇한테 그런 것들을 전해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전달받았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요.
그래서 저는 글쓰기나 음악, 사진, 건축, 아니면 다른 어떤 장르도 그걸 가르쳐서 젊은 예술가들을 도와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처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상처를 받지 않는다면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남기 때문에 또 그게 상처가 될 수도 있습니다. 글쓰기를 가르치고 배우는 건 우리시대에 일어난 현상이고, 아마도 여태까지 일어난 일들 중 가장 중요한 문학적인 혁명일 수도 있습니다.  - P246

 예이츠는 에즈라파운드로부터 많은 걸 배웠고, 파운드는 예이츠뿐만 아니라어니스트 헤밍웨이도 가르쳤습니다. 기 드 모파상은 플로베르에게서 배웠습니다. 플로베르는 모파상의 소설을 원고 상태에서 읽어보고는 아냐, 아냐, 아냐, 이걸로는 절대 안 될 거요. 라고 말했어요. 마침내 기 드 모파상은 플로베르에게 「비곗덩어리」를 보여줬죠. 플로베르는 그걸 보고 바로 이거요, 해냈군요.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식의 비공식적인가르침은 늘 있어왔던 겁니다. 요즘 행해지고 있는 건 그걸 공식화한 거죠. - P246

저는 어렸을 때 책을 읽으면서 제가 아주 좋지 않은 방식으로, 제게 어울리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제 삶을 바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러려면 우선책을 내려놔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게 불가능했어요. 그냥 밖에 나가서 다른 사람이 되는 것, 다른 삶을 사는건 불가능했던 거죠. 제 생각에 문학은 우리에게 부족한 걸자각하게 하고, 우리가 사는 과정에서 우리를 위축시키는 것들, 여태 위축시켜온 것들의 정체를 깨닫게 하고, 우리가 어떻게 해야 사람다워지는지, 실제보다 더 크고 더 나은 존재가될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해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문학은, 우리가 삶을 할 수 있는 한 충분히 펼치면서 살아오지 못했다는사실을 깨닫게 해줄 수도 있어요. 하지만 문학이 실제로 우리의 삶을 바꿔줄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정말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생각하면 기분은 좋겠죠. 어쩌면 단편소설이 됐든 장편소설이 됐든, 그걸 읽고 있는 동안에는 우리의 삶이, 우리의 정서적인 삶이 바뀔 수 있을지도 몰라요. 만약에 이런일이 자주 일어난다면 일종의 삼투 과정이 있게 될지도 모르고, 그렇게 된다면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죠. -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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