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안경


돋보기 안경을 새로 맞춰 썼더니 당신의 얼굴 날내 나게 화안하다

보이던 부처님이 어디 가셨다 괜한 짓 했다

옛날국수 가게


햇볕 좋은 가을날 한 골목길에서 옛날 국수 가게를 만났다 남아 있는 것들은 언제나 정겹다 왜 간판도 없느냐했더니 빨래널듯 국숫발 하얗게 널어놓은 게 그게 간판이라고 했다 백합꽃 꽃밭 같다고 했다 주인은 편하게 웃었다 꽃 피우고 있었다 꽃밭은 공짜라고 했다

부드러운 빠듯함


이 大雪중에 운문사 뜨락 그 소나무는 어쩌고 있을까 가지 끝까지 닿아내린 하늘 활짝 펴들고 있는, 고요히 팽팽한 그 소나무는 지금 어쩌고 있을까 버팅기지 않고 積雪의 무게 고스란히 몸으로 받아 안고 있으리라 그런 사이엔 부드러운 빠듯함이 있다 머리가 나쁘지 않다는 걸 그때 알았다 운문사 뜨락 그 소나무 한 번도 가지 부러지는 소리를 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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