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택의 창작 작품들이 마땅히 받을 만하다고 생각했던 찬사둘 거의 받지 못했던 반면, 그녀의 동시대 여성 작가 다수는 페미니즘 소설로 독자를 사로잡으며 꽤 큰 성공을 거두고 있었다. 손택 세대의 작가들은 1970년대에 발표한 소설들을 통해 케이트 밀릿의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의 내면화" 개념과 손택의 "성차별주의적 세뇌" 개념을 조명하며 여성을 순종적인 얼간이로보는 밀러와 메일러의 생각에 반대했다. (밀릿과 손택의 두 개념은 젊은 여성들이 문제 많은 사회제도에 굴복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이 여성 작가들은 등장인물의 행복을 파괴하는 사회화 과정을 주제로 삼았다. 토니 모리슨, 앨릭스 케이츠 슐먼, 에리카 종, 리타 메이 브라운, 마거릿 애트우드, 매릴린 프렌치는 - P221

여성의 온전한 인간성을 파괴하는 사고방식에 의해 여성의 삶이 어떻게 일그러지는지 묘사했다.
1970년대의 페미니즘 소설은 여성으로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모욕적인 일들로 가득 차 있다. 소설들은 생리의 시작을 둘러싼 비밀주의, 클리토리스 자위 행위의 은밀한 발견, 이성애관계 내에서 맺는 (일반적으로 불만족스러운) 첫 성경험, 성에관한 이중 잣대가 주입하는 굴욕감, 사랑과 남성의 보호에 대한과대평가, 여성의 신체에 대한 만연한 페티시즘, 그리고 성희롱, 불법 낙태, 가정 내 학대, 강간 등을 묘사한다. 이성애, 결혼 제도, 핵가족이 소녀와 성인 여성의 삶을 시들게 만든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 P222

토니모리슨의 감동적인 첫 소설 「가장 푸른 눈』(1970)에 나오는 열한 살 난 피콜라 브리드러브보다 더 가슴 아픈 강간 피해자는 없을 것이다. 그녀는 (폭력적인 근친 강간을 당하기 전부터 이미) 백인의 미적 기준을 내면화함으로써 파멸해가는 인물이다. 자신이 사랑스럽지 않다고 확신하는 한편 푸른 눈의 백인 배우 셜리 템플의 사진에 매료되어 있던 피콜라는 "[자신이]못생겼다는 사실의 비밀을 알아내려고 애쓰면서 "푸르고 예쁜눈"을 갖기를 간절히 소망하면서 자란다. 그녀의 어머니 브리드러브 부인 역시 "인간의 생각의 역사에서 가장 파괴적인 생각 중 하나", (백인이 규정한) 육체적 아름다움이 미덕이라는 생각에 오염되어 있다. 극장에 갔다가 임신하게 된 그녀는 백인 배우 진 할로와 "거의 똑같이" 머리를 곱슬곱슬 만 상태였는데, 그때 사탕을 깨물어먹다가 입안에서 치아 한 개가 뽑혀져 - P222

나왔다. 그 순간 그녀는 "그냥 못생긴 상태로 지내기로 마음을 굳히며" 결국 "머리카락은 예쁘지만, 맙소사, 외모는 못생긴" 딸을 낳았다.
토니 모리슨은 랜덤하우스 출판사에서 일하고 두 아들을 키우면서 이 첫 소설을 썼다. 그녀는 오하이오주 로레인에서 "흑인은 지상의 인간이라고 생각하지만, 백인이 지닌 인간성의 질과 존재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의심했던 부모의 손에 성장한다.
"그러니 나는 기본적으로 인종차별주의적인 가정에서" "어린아이가 감당할 몫 이상으로 백인에 대한 경멸감을 품고 자라난 셈이었다."52 이런 생각은 언젠가 집주인이 그녀의 가족을 쫓아내기 위해 불을 질렀을 때 더 심해진 것이 틀림없는데, 물론 열심히 일하던 그녀의 아버지는 불을 끄고 이사 가기를 거부했다. - P223

마거릿 애트우드는 『신탁받은 여자』에서 동시대 작가들이 동화, 로맨스 영화, 할리우드 아이돌, 포르노그래피에 가했던 공격을 확장한다. 애트우드의 이 유머러스한 메타 픽션은 여자 곡예사를 굶겨 거식증에 걸리게 하는 데 궁극적으로 실패한 이야기들과 깡마른 여자 주인공들을 정조준한다. 깡마르고 폭압적인 (딸을 위한다고 케이크를 얼릴 때 설사약을 넣는) 어머니에게 반항하는 여자 주인공 존 포스터는 자신이 매트로포비아, 즉어머니를 두려워하고 증오하는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걸알게 되고, 이 공포증은 엄청난 양의 음식을 먹는 일로 이어진 - P231

다. 맨 처음 존의 "출렁거리는 넓적다리"와 "불거져 나온 지방덩어리"는 어린이 무도 발표회에서 그녀가 나비 역할을 못 하도록 방해한다. 그녀는 "둥근 좀약처럼 생긴 사람과 누가 결혼하고 싶어할까?"라며 초조해한다. 하지만 열다섯이 된 그녀는모든 사람이 111킬로그램 나가는 그녀의 몸을 보고 시선을 돌리면 "시무룩한 쾌감을 느낀다." 몸통 둘레 치수 때문인지 그녀는 눈에 잘 띄지도 않고 남자들의 괴롭힘으로부터도 보호받는다. 그녀는 높은 줄 위를 능숙하게 걷는 과시욕 강한 핑크색타이즈를 입고, 반짝이는 작은 왕관을 쓰고, 새틴 슬리퍼를 신고, 아주 작은 핑크색 우산을 들고 있는) ‘패트 레이디‘를 상상하기 시작한다.
우리가 먹는 것이 곧 우리지만, 우리가 읽고 쓰는 것도 우리다. 유산을 물려받기 위해 체중 감량을 하고 난 뒤 존은 남자들과의 관계를 여러 차례 이어나가는데 그들은 모두 매혹적인 바이런풍 남자들로 보인다. 하지만 결국 모두 따분하고 재미없는 삶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다.  -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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