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살이 행동하고 존재하는 데 필요로 하는 기억의 가난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일종의 컬러가 있는 무성영화로 본다. 거기에는 탱크와 잔해, 사라진 옛날 사람들,
어머니의 날을 위한 장식과 감사 편지, 베카신 만화책, 성체배령 행렬과 벽에 공 던지기 놀이가 등장하며 서로 섞여 있다. 최근 몇 해 역시 기억하고 싶지 않다. 뮤직홀 무도회 변장과 파마, 짧은 양말, 모두 어리숙하고 부끄러운 것들뿐이다. - P80

2월의 어느 날, 수학 수업시간 도중에 장염 때문에 내려갔던 운동장의 얼은 화장실, 그녀는 공원의 로캉탱을 생각하며 하늘은 텅 비었고 신은 대답이 없다라고 혼잣말을 한다.
그녀는 오돌토돌한 허벅지와 다시 통증이 시작된 배와 함께버려진 이 느낌을 설명할 재간이 없다. 장터 축젯날에 그녀를 사로잡았던 느낌도 아니고 나무 뒤에서 들려오는 확성기의 커다란 목소리와 함께 음악과 공지사항이 이해할 수 없는 웅성거림으로 녹아버렸던, 사진속 그 운동장에서의 느낌도 아니다. 마치 축제 밖에 있는 듯한, 안에 있는 무언가로부터 분리된 듯한 감정이다. - P81

사람들은 물건들로 더 나은 삶에 더 아름다운 기반을 만들었다. 각자의 능력에 따라서 주방을 석탄불에서 가스불로, 방수포를 씌운 나무 탁자는 포마이카 식탁으로, 르노4CV는 도핀으로 바꾸었고 기계식 면도기와 주석으로 된 다리미는 각각 전자제품으로, 금속 도구들은 플라스틱으로 대체됐다. 제일 부럽고 가장 값비쌌던 것은 자동차였다. 자유의 동의어이자 공간을 지배함을 뜻했고, 그것은 어떻게 보면 세계를 지배한다는 것과 같았다. 운전을 배우고 운전면허를 따는 것을 승리라고 여겼으며 졸업장을 받는 것처럼주변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았다.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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