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돌아가 그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시작할까 한다. 어린 시절 우리 집은 전형적인 문제 가정이었다. 부모님 두 분 모두 우리가 살던 곳에서 가까운 성 브렌던 정신 병원의 환자들이었다. 그 병원은 우리가 살던 더블린 북쪽의 공영주택 부지에서 걸을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 건강 기록에 어머니는 성 브렌던 병원 외래 진료 환자이며, ‘조현증으로 사료된다‘라고 쓰여 있다. 아버지는 조울증의 상태에 따라 외래 진료와 입원을 반복했다. 두 분모두 중독에 시달리고 있었다. 어머니는 처방 약에, 아버지는 강박적 도박 유혹에 말이다. 부모님을 원망하지는 않는다. 두 분은 나쁜 사람들이 아닌 아픈 사람들이었다. 이런단순한 사실들로 눈물을 자아내고 싶지는 않다. 성매매에유입되기 바로 전날까지도 상상조차 불가능했던, 해로우면서도 우울하고 파괴적인 생활 방식에 어떻게 유입되었는지를 이해하는 데 그 사실들이 중요하기 때문에 기록할 뿐이다. - P29
성매매로 첫 소득을 얻어 다른 직업을 경험해보지 않은나 같은 사람의 경우에는 특히나 그럴 것이다. 주변에서 매일같이 마주치는 바람직한 사회 모습 중 어떤 한 부분에 내가 속할 수 있는 곳이 있을 것이라고는 단언컨대 절대로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이 사실에 대해서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엄청나게 분개했었다. 이른 저녁 성매매 집결지로 걸어가는 길에 동네 은행 유니폼을 입고 걸어가는 한 무리의 젊은 여성들을 보면(배곳 거리에서 흔히 그랬듯) 정당화하거나 설명할 수 없는 질투심과 분노의 큰 파도가 덮쳐오는 것을 느꼈다. 내가 배제된 세상에서 그들은 이 사회 구성원으로 용인되어 있다는 사실에 극도로 싫은 감정을 느꼈다고, 여러 해가 지나고 내 자신의 감정을 면밀히 본 후인 오늘날에야 알게 되었다. - P34
몇 년이 지난 후에는 어떤 공식적 범위 안에서 그 세월들을 설명할 수 없음을 갑자기 깨닫게 되는 순간이 온다. 예를 들어, 성매매 여성이 이력서를 작성한다면 금방 채울수 없는 빈 페이지를 들여다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것이다. 되돌아가기 불가능한 길을 택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 길 위 어딘가에서 심지어 보고 있지 않을 때 뒤에서 문이 탁 닫혀버렸다. 이제는 돌아갈 길이 없어 보인다. 법의 기준에서는 범법자일 뿐 아니라, 이제 공무원 같은 공직자들에게 자신에 대해 조금도 설명할 수 없게 됐음을 깨닫는다. 그래서 사회로부터 더욱더 분리되고, 항상 느껴왔던 느낌을 확인하며 조합하게 된다. 점점 더 분리되고홀로 고립돼 더욱 우울해진다. 일반 대중들로부터 갈수록멀어지고 급락은 계속된다. 계속, 계속, 그리고 계속.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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