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에서 돌아오는 것은 산에서 내려오는 것과 비슷하다. 우리는투명함과 서늘함과 흐트러지지 않은 빛의 층을 지나고, 마지막 노출화강암 광맥과 마지막 울퉁불퉁한 언저리가 있는 작은 호수를 지나서 남쪽의 탁한 공기와 축축함과 따스한 나른함과 귀뚜라미 소리와잡초투성이 목초지 냄새 속으로 돌아온다.
우리는 오후에 집에 도착한다. 집은 마법에 걸린 것처럼, 이상하게, 다르게 보인다. 엉겅퀴와 미역취가 집 주변의 진흙 속에서 가시투성이 울타리처럼 자라났다. 문 옆의 커다란 구덩이와 흙더미는 사라졌고 그 장소에 새로운 집이 생겼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단말인가? 나는 그런 변화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레이스와 캐럴은 우리와 헤어졌던 바로 그 자리, 사과나무 사이에 서 있다. 하지만 그들은 이전과 같지 않다. 내가 지난 넉 달동안 머릿속에 간직하고 다녔던 영상과 전혀 다르다. 몇 개의 특징만이 남고 나머지는 계속 변화하던 그 영상. 다른 점 한 가지를 들자면, 그들은 더 커졌다. 그리고 다른 옷을 입고 있다. - P114

어머니들이 말해 주지 않는 많은 것들이 있다. 그들과 우리 사이에는 점점 깊어지기만하는 큰 간극, 심연이 존재한다. 그 심연은 말 없음으로 채워져 있다.
어머니들은 쓰레기를 신문지로 여러 겹 싸고 끈으로 꽁꽁 묶지만 그래도 쓰레기는 왁스를 새로 칠한 마룻바닥으로 떨어진다. 빨랫줄에는 속바지, 잠옷, 양말, 더럽혀진 은밀한 부분이 나열되어 있다. 어머니들이 탁하고 걸쭉한 물에 손을 담가서 세탁하고 헹군 것이다. 그들은 화장실 청소용 솔에 대해, 용변기에 대해, 병균에 대해 알고 있다. 어머니들이 아무리 깨끗이 청소를 해도 세상은 여전히 지저분하며, 그들은 우리의 더럽고 시시한 질문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 대신 긴 귓속말이 한 아이에서 다음 아이로 전해져 공포감을 증폭시키며 우리 사이에 떠돌게 되는 것이다.
남자들 다리 사이에는 당근이 있다고 코딜리어는 말한다. 사실그것은 당근이 아니라 더 끔찍한 무엇이다. 그것은 털로 뒤덮여 있다. 그 끝에서 씨가 나와서 여자 배 속에 들어가서 아기로 자라나는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상관없이 일어나게 된다. 어떤 남자들은 마치 귀걸이처럼 당근에 구멍을 뚫어서 고리를 끼워 놓는다고 한다. - P151

여학생들은 운동장이나 언덕 위에 작게 무리지어 서서 계속 귓속발을 주고받으며 실패를 감고 있다. 이제는 한쪽에 못이 네 개 박힌실패와 실 뭉치를 가지고 다니는 것이 유행이다. 털실을 못에 차례대로 두 번씩 감은 다음, 다섯 번째 못으로 바닥에 있는 털실 고리와제일 위쪽에 있는 털실 고리를 연결하는 것이다. 실패 다른 쪽 끝에서 둥글고 두꺼운 털실 매듭이 대롱거리게 되면 납작한 달팽이 껍질처럼 감아 바느질을 해서 찻주전자 받침을 만든다. 나도 그런 실패가 있고 그레이와 캐럴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비록 제멋대로 엉클어지기는 했지만 코딜리어까지도 하나 가지고 있다.
여학생들이 이렇게 실패와 색색가지 털실 매듭을 손에 들고 귓속말을 하며 무리지어 있는 것은 남학생들과 관련이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여학생들의 그런 행동은 남학생과 여학생이 분리되어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다. 무리를 지음으로써 그들은 무리 밖의여학생들과 남학생 전체를 소외시킨다.  - P164

이 비밀을 알고 있다는 것, 그것을 알 유일한 사람으로 선택되었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내가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준다. 그러나 이것은 부정적인 중요성, 텅 빈백지와 같은 중요성이다. 나는중요하지 않은 존재이기 때문에 이 비밀을 전수받은 것이다. 나는선발되었다는 자부심과 동시에 상실감을 느낀다. 또한 오빠를 감싸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내 삶에서 처음으로 그에 대한 책임감을 느낀것이다. 오빠는 위험에 처해 있으며, 나는 그에 대한 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의 비밀을 누설해서 그를 조롱거리로 만들수도 있다. 나에게는 그런 선택권이 있다. 그의 운명은 내 손에 달려있으며, 그것은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 나는 오빠가 예전 모습으로, 이전처럼 정복할 수 없는 그 모습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 P167

처음에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저 터널처럼 멀어져 가는어두움뿐 그러나 잠시 후 무엇인가가 형상을 갖추기 시작한다. 진초록색 잎과 자주색 꽃, 짙은 자주색, 슬프도록 강렬한 그 색깔. 그리고물처럼 반투명한 붉은 열매 송이로 이루어진 덤불, 덩굴은 서로 감아오르며 자라나고, 다른 식물들 위로 너무나 많이 얽혀 있어 울타리치럼 보인다. 비옥한 흙 냄새와 또 다른, 찌르는 듯한 냄새가 잎사귀 사이에서 올라온다. 오래된 것들, 무성하고 무거우며 잊힌 것들의 냄새가, 바람은 불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고양이가 움직이는 것처럼 잔잔한 파문으로, 저 혼자서 움직이는 것처럼, 이파리들이 흔들린다.
‘벨라도나, 나는 생각한다. 어두운 느낌을 주는 이름이다." 11월에는 벨라도나가 나지 않는다. 그것은 흔한 잡초다. 우리는 그것을정원에서 뽑아서 버린다. 벨라도나 식물은 감자와 같은 부류에 속한다. 그래서 꽃의 형태가 비슷한 것이다. 감자 역시 녹색이 될 때까지태양 아래 놓아두면 유독한 식물이 될 수 있다. 그런 일을 알아내는것이 내 취미다.
나는 이 기억이 틀린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강렬하고몽환적이며 황폐하고 슬픔으로 가득 찬 꽃들, 그 냄새, 이파리의 흔들림은 계속된다. - P174

학교의 남자 아이들은 서로 적이다. 우리는 적에게 눈덩이를 던지고, 적을 맞추면 기뻐한다. 적에 대해서우리는 증오와 분노를 느낀다. 그러나 코딜리어는 내 친구다. 그녀는 나를 좋아하고 나를 돕고 싶어 하며,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내 친구들, 여자 친구들이며, 내 가장 친한 친구들이다. 나는여자 친구가 있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그들을 잃게 될까무척 두렵다. 그들의 마음에 들게 행동하고 싶다.
증오라면 오히려 다루기 쉬웠을 것이다. 증오가 있었더라면 나는무엇을 해야 할지 알았을 것이다. 증오는 분명하고 금속처럼 차가우며 편향적이고 동요하지 않는다. 사랑과는 달리. - P192

이 모든 것이 확고부동한 것은 아니다.
어떤 날에는 이번에는 캐럴이 개선될 차례라고 코딜리어가 결정한다.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올 때 나는 그레이스와 코딜리어와 함께 앞에서 걷고, 캐럴은 뒤에서 따라오며 자기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생각한다. 이때 나는 캐럴을 동정하지 않는다. 그녀는 이런 일을 당해 마땅하다. 지나간 그 시간에 그녀도 내게 똑같은 일을 저질렀던 것이다. 이번에는 내가 아니라 그녀 차례인 것이 기쁘다.
그러나 이 기간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캐럴은 너무 쉽게, 그리고 너무 시끄럽게 운다. 그녀는 자기 울음에 자기가 휩쓸려 버린다.
그녀는 다른 사람의 이목을 끌고, 비밀을 지키리라는 신뢰를 주지못한다. 그녀에게는 무모한 구석이 있으며, 어느 한도까지만 압력을가할 수 있을 뿐이다. 그녀는 지조가 부족하고, 그저 정보 조달자로나 적합하다. 이런 점이 나에게조차 빤히 들여다보인다면 코딜리어에게는 더 분명히 보일 것이다. - P193

우유가 얼어붙는다. 우유 크림이 울퉁불퉁한 기둥 모양으로 얼어서 우유병 목 위까지 올라와 있다. 럼리 선생은 내 책 위로숙인다. 그녀의 보이지 않는 짙푸른색 블루머는 그녀의 주변에 유쾌한 분위기를 퍼뜨린다. 그녀의 코 옆 피부는 불독의 뺨처럼 아로 처져 있다. 입가에는 말라붙은 침 자국이 보인다. "네 필체는자꾸만 나빠지는구나." 그녀는 말한다. 나는 당황해서 내 공책을 들여다본다. 선생의 말은 옳다. 내가 쓴 글씨는 둥그스름하고 아름다운 게 아니라 거미줄처럼 미친 듯이 보인다. 어떤 곳은 강철 펜촉을 너무 세게 눌러 쓰는 바람에 잉크가 거무스름한 녹처럼 번져 글씨가기형적으로 보인다.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해." 나는 손을 오므려 손가락을 감춘다. 나는 럼리 선생이 너덜너덜한 내 손톱 가장자리를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녀가 하는 말, 내가 하는 행동을 모두 캐럴이 듣고 보고 있으며, 나중에 코딜리어에게 보고할 것이다. - P203

나는 이 외국에 대한 그림들을 좋아한다. 이것들이 진실이라고믿기 때문이다. 나는 어딘가에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외국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필사적으로 믿어야 한다. 비록 주일학교에서는그런 사람들은 굶주리거나 이교도이거나 아니면 둘 다라고 배웠을지라도, 내가 매주 내는 헌금이 그들을 개종시키고, 그들에게 음식을 주고, 그들을 교육시키는 데 사용된다하더라도, 럼리 선생은 그들이 교활하며, 기이하거나 혐오스러운 음식을 먹고, 영국 사람들을배반했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스튜어트 선생의 말이 더 마음에 든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그들의 머리 위에서 빛나는 태양은 활기찬노란색이며 종려나무는 선명한 초록색이고 옷에는 꽃무늬가 새겨져 있고, 그들의 민요는 흥겹다고 한다. 여자들은 빠르고 알아들을수 없는 언어로 함께 수다를 떨고, 완벽하고 순수하게 하얀 치아를드러내며 웃는다. 만일 이런 사람들이 존재한다면 나도 언젠가 그곳에 갈 수 있을 것이다. 이곳에 머물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 P257

나는 발을 움직이려고 노력한다. 발은 장화에 찬 물 때문에 아주무겁게 느껴진다. 원한다면 나는 그냥 계속해서 이곳에 서 있을 수도 있다. 이제는 정말 어두움이 내렸고, 땅을 덮고 있는 눈은 푸르도록 희다. 시내의 낡은 타이어와 녹슨 쓰레기 조각들은 눈에 덮여 있다. 주위에는 동굴처럼 반원형으로 휜 푸른 나뭇가지들밖에 없다.
모두 깨끗하고 고요하다. 시냇물은 차갑고 평화롭다. 이 시냇물은공동묘지에서, 무덤과 그 속에 묻혀 있는 뼈에서 곧바로 흘러나오는것이다. 이것은 맑게 용해되어 버린 죽은 사람들로부터 나온 물이며, 나는 그 안에 서 있다.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이대로 얼어 버릴것이다. 나 역시 죽은 사람이 될 것이다. 그들처럼, 평화롭고 맑게. - P295

나는 하늘을 보며 시내 옆에 누워 있다. 더 이상 어디도 아프지 않다. 하늘은 불그스름한 기를 띠고 있다. 다리가 달라 보인다. 더 높이걸려 있는 것처럼 보이고, 마치 난간이 사라져 버렸거나 아니면 난칸 사이가 다 메워진 것처럼 더 단단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빛이 흘러나온다. 그 주변에는 초록색 도는 노란색이며 내가 이제까지 본그 어떤 빛과도 다른 빛의 무리가 있다. 나는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일어나 앉는다. 물속에 있는 것처럼 몸이 가볍게 느껴진다.
누군가가 다리 위에 서 있다. 검은 윤곽이 보인다. 처음에는 코딜리어가 나를 데리러 온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곧 그 사람이 아이가아니라는 것을, 아이치고는 키가 너무 크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얼굴은 볼 수 없고 그저 형상만 보일 뿐이다. 머리 뒤쪽에서 노란색 도는 초록빛 줄기가 흘러나온다.
나는 일어나 집에 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곳에 눈 속에작은 눈송이가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는 가운데 머물러 있는 것이더 편안하게 느껴진다. 게다가 매우 졸리다. 나는 눈을 감는다. - P296

누군가가 말을 건네는 소리가 들린다. 누군가를 부르는 듯한 목소리, 입을 가리고 말하는 것처럼 매우 나직한 목소리다. 내가 이 소리를 정말로 들었는지조차 잘 모르겠다. 나는 억지로 눈을 뜬다. 다리에 서 있던 그 사람은 난간을 뚫고 움직인다. 아니, 그 안으로 녹아 없어진다. 그 사람은 여자다. 이제 긴 치마가 보인다. 아니, 긴 외투인가? 그녀는 다리 아래로 추락하지 않고 마치 걷는 것처럼 나를향해 온다. 그러나 그곳에는 디딜 수 있는 발판 같은 것이 전혀 없다. 나는 무서워할 기운조차 없다. 나는 혼수상태로 눈 위에 누워서둔한 호기심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나도 저렇게 허공을 걸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 P297

이제 그녀는 아주 가까이 다가온다. 하얗게 빛나는 얼굴과 머리에 두른 검은 스카프, 아니면 후드를 볼 수 있다. 아니, 머리칼인가?
그녀가 내게 팔을 내밀자기쁨이 솟아난다. 반쯤 열린 외투 안에서붉은 무엇이 언뜻 내비친다. ‘그녀의 심장이로구나.‘ 나는 생각한다. 심장일 것이다. 몸 바깥에서 네온처럼, 석탄처럼 타오르는.
이제 더 이상 그녀를 볼 수 없다. 그러나 내 주변에서 그녀를 느낄수 있다. 나를 안아 주는 팔처럼 구체적인 것이 아니라 따뜻하고 작은 바람 같은 그녀의 존재를 그녀는 내게 무슨 말을 한다.
"이제 집에 가도 된단다. 모든 것이 괜찮을 거야. 집으로 가렴."
그녀는 말한다.
목소리는 크지 않다. 그러나 그녀는 그렇게 말한다. - P297

내가 눈속에서 얼어 죽기를 바라지 않았던 것이다. 그녀는 여전히 나와 함께 있으며, 보이지 않지만 나를 따스함과 고통 없음으로 감싸 주고있다. 그녀는 나의 기도를 들은 것이다.
나는 이제 큰길로 올라왔다. 집들에서 흘러나오는 빛은 이제 내의 양쪽에서 더 가깝게 빛나고 있다. 눈이 떠지지 않는다. 똑바로 걷지도 못한다. 그러나 내 발은 한 발짝씩 계속 움직이고 있다.
앞쪽에 거리가 펼쳐져 있다. 거기서 매우 빨리 걸어오는 어머니의 모습이 보인다. 코트 단추도 채우지 않았고 머플러도 두르지 않았으며, 제대로 꿰어 신지 않은 덧신에서는 찰싹거리는 소리가 난다. 나를 보자 어머니가 뛰어오기 시작한다. 나는 그대로 멈춰 서서,
코트 자락을 휘날리며 불편한 덧신을 신고 뛰어오는 어머니의 모습을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인 양, 달리기 경주를 하는 사람인 양 바라본다. 어머니는 가로등 아래 서 있는 내게 달려오고 나는 커다랗고눈물로 젖은 그녀의 눈을, 싸락눈이 먼지처럼 앉은 머리를 쳐다본다. 어머니는 장갑도 끼지 않고 있다. 그녀는 팔을 벌려 나를 안는다.
그와 동시에 동정녀 마리아가 사라진다. 아픔과 추위가 다시 솟구친다. 나는 심하게 떨기 시작한다. - P299

나는 여전히 두려움에 휩싸인 겁쟁이다. 그 어떤 것도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몸을 돌려 걸어가 버린다. 이것은 공기가 나를 받쳐 주리라고 믿으면서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것과 흡사하다. 그리고공기는 나를 받쳐준다. 나는 코딜리어의 말대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그리고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모르겠지만, 이제까지 그녀의 말대로 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는 내가 원하는대로 할 수 있다.
"감히 우리를 무시하고 가 버리다니. 당장 이리 돌아와!"
코딜리어가 뒤에서 소리친다. 나는 이제 그녀가 하는 말의 정체를 정확하게 파악한다. 그것은 모방이며 연기일 뿐이다. 훨씬 더 나이 많은 누군가를 흉내 내는 것에 불과하다. 그것은 놀이다. 내가 개선해야 할 점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것은 언제나 놀이였으며, 나는속임을 당한 것이다. 나는 바보 같았다.  - P303

나는 주일학교에 가지 않는다. 방과 후에 그레이스나 코딜리어, 심지어는 캐럴과도 놀지 않는다. 더이상 다리를 건너 집으로 돌아오지 않고, 공동묘지를 지나가는 더 먼 길을 이용한다. 그들이 무리를 지어 뒷문으로 나를 데리러 오면 나는 바쁘다고 말한다. 그들은나를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 친절을 베풀지만 나는 더 이상 흔들리지않는다. 나는 마치 그들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것처럼 그들 눈에 어린 탐욕을 볼 수 있다. 왜 이전에는 이렇게 하지 못했던가?
나는 주인 없는 오빠의 방에서 만화책을 읽으며 많은 시간을 보낸다. 나도 고층 건물에 올라가고, 망토를 두르고 날아다니고, 손끝으로 금속을 뚫고, 가면을 쓰고, 벽을 투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P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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