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이 평온했다고 묘사했는데 외부의 눈에 비치는 모습은그랬습니다. 그러나 그 후로 내가 알게 된 내면의 폭풍과 요동은 더높은 소명에 헌신하고자 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희귀한 일이 아니었지요. 내 마음의 폭풍이 처음 휘몰아친 건, 초보적인 텍스트를 4년간읽은 후 드디어 성경전서를 읽을 권한을 인가받았을 때입니다. 우리의 성경들은 길리어드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자물쇠가 채워진 서고에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강인한 정신과 흔들림 없는 인격을 지닌사람에게만 믿고 맡길 수 있었는데, 여성은 해당이 되지 않았고 아주머니만 예외였지요. - P431

나는 마음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를 베카에게 일부 털어놓았
"알아." 베카가 말했어요. "나도 겪었거든. 길리어드 최상부의 모든사람이 우리에게 거짓말을 했어."
"어떻게 말이야?"
하느님은 저들이 말하는 존재가 아니야." 베카는 길리어드를 믿을 수도 있고, 하느님을 믿을 수도 있지만, 둘 다 믿을 수는 없다고했어요. 그런 식으로 자기 내면의 위기를 관리해 왔다고 했어요.
나는 과연 선택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어요. 내 은밀한두려움은, 둘 다 믿을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마음이었거든요. 그래도 믿고 싶었어요. 진심으로 믿음을 갈구했어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과연 믿음의 얼마나 많은 부분이 갈망에서 오는 걸까요? - P434

이것이 아주머니가 하는 일이라는 걸, 나는 배우고 있었어요. 그들은 기록했어요. 그들은 기다렸어요. 그들은 정보를 이용해 오로지그들만 하는 목적을 달성했어요. 하녀들이 항상 말했듯이 그들의 무기는 강력하지만 감염성이 있는 비밀들이었어요. 비밀, 거짓말, 간교와 기만.…. 그러나 그 비밀들, 그 거짓말들, 그간교와 기만들은 아주머니들뿐만 아니라 타인들의 것이기도 했어요.
내가 아르두아 홀에 남게 된다면…… 진주 소녀 선교사업을 완수하고 정식 아주머니가 되어 돌아온다면, 이런 존재가 될 테지요. 이제까지 내가 알게 된 모든 비밀들은 물론, 당연히 존재할 수많은 다른 비밀들까지, 내 것이 될 테고 내가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되겠지요. 이런 모든 권력, 침묵 속에 사악한 자를 심판하고 그들이 예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처벌할 수 있는 이 모든 잠재력, 이 모든 복수.
말씀드렸듯이 제게는 복수자의 면모가 있고, 과거에는 그런 내 모습이 싫어 뉘우치곤 했어요. 뉘우쳤으나 씻어 버릴 수는 없었죠.
유혹을 느끼지 않았다고 한다면 진실을 말하는 게 아닐 거예요. - P440

나의 독자여, 나는 이제 면도날 위에 서 있다. 내게는 두 가지 선택이 있다. 위험하고 심지어 무모한 계획을 진행해 나가는 길이 있다. 어린 니콜을 통해 어마어마한 파장을 일으킬 꾸러미를 전달해성공할 경우 저드와 길리어드 둘 다를 벼랑 끝으로 밀치는 첫 일격을 가할 수도 있다. 성공하지 못한다면 나는 당연히 반역자로 낙인찍혀 오욕 속에 살게 될 것이다. 아니, 오욕 속에 죽게 될 것이다.
아니면 더 안전한 길을 택할 수도 있다. 아기 니콜을 저드 사령관에게 넘겨주어, 한순간 찬란하게 빛나다가 불복종의 죄목으로 휙 꺼지게 둘 수도 있다. 그 애가 이곳에서 자기 역할에 순순히 따를 가능성은 제로다. 그다음에 나는 길리어드에서 아마도 대단할 포상을 받아 챙기면 된다. 비달라 아주머니는 무존재로 변할 것이다. 어쩌면내가 정신병원에 보내 버릴 수도 있다. 아르투아 홀에서 내 지배력은 완전해질 테고 명예로운 노년도 보장되리라.
그렇게 되면 저드와는 골반에서 딱 붙은 한 몸이 될테니, 응징과 복수라는 생각은 포기해야 하겠지. 저드의 아내 슈나마이트는 부수0 - P430

의 피해가 될 것이다. 내가 제이드를 임모르텔 아주머니와 빅토리아주머니와 같은 기숙사 공간에 배정했으므로, 제이드가 제거되그 두 사람의 운명도 위태로워진다. 길리어드에서는 다른 곳과마찬가지로 연좌제가 유효하다.
내가 그런 이중적 행위를 할 수 있는 인간인가? 그렇게 철저히 배반할 수 있는 위인인가? 쟁여 둔 무연 화약을 끌고 길리어드의 토대밑으로 이만큼 터널을 파 들어왔는데, 여기서 비슬거릴 것인가? 나는 인간이므로, 그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 경우, 나는 내가 이토록 힘겹게 쓴 이 페이지들을 파괴해야 할것이다. 그리고 그와 함께 당신도 파괴해야 할 것이다, 내 미래의 독자여, 성냥불을 화르르 붙이면 당신은 사라지리라. 한 번도 존재한적 없고, 영영 존재하지 않을 것처럼, 싹 지워지고 말 것이다. 내가당신의 존재를 부정하리라. 얼마나 신과 같은 기분인가! 절멸의 신이라 해도 말이다.
나는 흔들린다, 나는 흔들린다.
그러나 내일은 또 다른 날이다. - P451

처참했어요. 무시무시했어요. 시녀를 보는 내 관점에 완전히 다른차원을 더하는 경험이었어요. 아마 우리 어머니도 그랬을지 몰라요,
야성적이다 못해 흉포한 존재. - P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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