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진한데, 페이지가 뒤죽박죽이다ㅠ
파본인데, 어쩌지!
일단, 그대로 옮긴다.

바일랑 신부는 들떠서 왔다 갔다 하며 말을 했고, 주교는그를 지켜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주교에게 소중한 것은 그의친구에게 있는 바로 이런 점이었다. 「위대한 사랑이 있는 곳에는 늘 기적이 있다.」 마침내 그가 말했다. 환영은 성스러운 사랑에 의해 수정된 상태로 누군가의 눈에 나타나는 하나의 영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는 진정한 당신으로서의당신을 보지 못합니다. 요셉. 나는 당신에 대한 나의 사랑을통해 당신을 봅니다. 내 생각에, 성당의 기적은 갑자기 우리에게 먼 곳으로부터 다가오는 얼굴이나 목소리나 치유력이아니라 우리를 더 훌륭한 존재로 감지하는 순간, 바로 우리주변에 있어 왔던 것을 우리의 눈과 귀가 보고 들을 수 있는순간인 것 같습니다.」 - P60

그는 노새로 인한 힘겨운 문제로 자신이 슬픔과 걱정 속에 있다고 생각했지만, 신부에 대해 원한 같은 것은 품지 않았다. 그는 요셉 신부의 헌신에 대해 의심해본적이 없었으며, 그의 변치 않는 단 하나의 목적에 대해서도 의심해본 적이 없었다. 결국 주교는 주교로서, 주교 대리 신부는 주교 대리 신부로서, 또 그들 둘이 공통으로 교구의 사제 일을 하는데 대해 불신 같은 것은 결코 품어 본 적이 없었다. 그는 이들이 콘텐토와 안젤리카를 타고 다니며 선교를 한다는 사실에스스로 자긍심을 느끼게 될 거라고 믿었다. 바일랑 신부는자신이 노새 선물을 받기 위해 억지로 술수를 쓰긴 했지만,
그렇게 한 것에 대해 그는 오히려 기뻐하고 있었다. - P75

라투르 주교와 바일랑 주교 대리는 빗속에서 노새를 타고트루차스 산을 지나고 있었다. 무거운 납빛의 빗방울이 산봉우리에서 불어오는 살을 에는 듯한 바람에 공중에서 옆으로휘날리며 몰아치고 있었다. 라투르 신부는 꼭 올챙이 모양처럼 생긴 이 빗방울들이 코와 뺨을 철썩거리며 후려치는 것같다고 생각했다. 이 빗방울들은 속이 텅 빈 채 공기로 가득차 있다가 후려치는 순간 폭발하는 것 같았다. 사제들은 높은 산지의 초원을 가로질러 가고 있었는데, 초원은 지금 당장은 슬레이트 빛깔이지만 몇 주 후면 푸르게 될 것이었다.
양쪽으로 청록빛 전나무들로 뒤덮인 산등성이가 있었고, 그들 위로는 뿔처럼 산맥의 등뼈가 솟아올라 있었다. 하늘은매우 낮았다. 보랏빛이 도는 납빛 구름들이 안개의 장막을소나무 산등성이 사이 계곡에 드리우고 있었다. 머리 위에서움직이고 있는 어두운 안개 속에 반짝거리는 허연 빛은 없었다. 오히려 그것은 상록수의 차가운 초록 빛깔을 띠고 있었다. 심지어 하얀 노새들은 피부 거죽까지 젖은 채 뗏장처럼되어 희끄무레한 색조로 변해 있었고, 두 사제의 얼굴도 보 - P76

랏빛으로 변해 있었으며, 유일하게 빛을 내는 그들의 눈만이번쩍이고 있었다.
라투르 신부가 노새를 타고 앞장서서 가고 있었다. 그는노새 위에 꼿꼿하게 앉아 비가 눈을 내리치는 것을 피하려고턱을 낮추고 있었다. 바일랑 신부가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
그는 앞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이런 날씨 속에서 안경은아무런 소용이 없었기에 그는 아예 안경을 벗어버린 상태였다. 그는 안장에서 아래쪽으로 바싹 웅크리고 앉아 있어서콘텐토의 목 쪽으로 그의 어깨가 거의 붙어있다시피 했다.
요셉 신부의 누이인 필로메네는 퓌드돔에 있는 그녀의 고향도시 수녀원의 원장이었는데, 그가 보낸 편지를 읽고 종종오빠와 라투르 주교가 하는 이러한 선교 여행이 어떤 것인지를 마음속에 그려 보려 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 장면을 상상하며 그녀에게 익숙한 그림인 성 프란시스 사비에르의 그림처럼, 두 명의 사제들이 성직복을 입고서 머리에는 아무것도쓰지 않은 채 다니는 모습을 그려 보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녀가 그려 보는 그림보다는 덜 그림 같았다.  - P77

그녀는 못 옷걸이에서 검은 숄을 잡더니 그를 뒤따라갔다.
그러더니 문가에 이르자 갑자기 몸을 돌려 측은하기도 하고당황한 시선으로 그녀를 살펴보던 방문객들의 눈을 보았다.
무감각하던 그녀의 얼굴이 곧 강렬해지고 예언적이 되더니어떤 무시무시한 의미를 가득 담았다. 그녀는 손가락을 공중에 뻗치면서 그들에게 도망치라고, 도망치라고 손짓했다! 그러더니 어떤 말로도 전달할 수 없는 공포에 찬 모습으로 고개를 끄떡거리면서 손바닥 끝을 재빨리 끌어당겨 부풀어 오른 목을 가로질러 긋는 시늉을 했다. 그러고는 사라졌다. 문가에는 아무도 없었다. 두 사제는 그곳을 응시하며 말없이서 있었다. 전광석화와도 같은 충격이 매우 생생하고 분명한경고를 해주었기에 그들은 놀라움에 휩싸인 채벙어리처럼그대로 서 있었다. - P81

그 지역의 가장 믿을 만한 지도는 키트 카슨의 머릿속에 있었다. 이 미주리 사람, 그의 눈은 아주 민첩하게 풍경이나 사람의 얼굴을읽을 수 있었지만, 인쇄된 글자는 읽지 못했다. 그는 그 당시에 자기 이름도 거의 쓰지 못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민첩하고분별력 있는 지성이 있었다. 그가 문맹이라는 것은 일종의 우연한 사고 같은 것이었다. 그는 책보다 앞질러 갔고, 인쇄물도 따라갈 수 없는 곳으로 앞서 갔다. 그는 소년 시절을 힘겹게 보냈는데, 열네 살부터 스무 살까지 요리사나 마차 무리의노새 몰이꾼으로 간혹 잔인하고 막돼먹은 사람들의 시중을들며 간신히 먹고살았지만 명예를 소중히 여기는 깨끗한 마음과 동정 어린 마음을 늘 간직하고 있었다. 주교에게 불쌍한막달레나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는 슬프게 말했다. 그녀가아주 예쁜 소녀였을 때 제가 그녀를 타오스에서 보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젠 불쌍하게 되지 않았어요?」 - P90

라투르 신부는 화덕 옆에 앉아 산에서 매섭게 불어오며 고원 너머로 으르렁거리는 바람 소리를 들으며, 이런 지나간일들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하신토 역시 자신처럼 화덕옆에 말없이 앉아 그런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했다.
바람은, 해질 녘 산 뒤쪽에 머물러 있던 잉크 빛 먹구름으로부터 불어온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후회스럽기 이를 데 없는 검은 과거로부터 불어오는 것일는지도 몰랐다. 바람에 대항하여 유일하게 일어나는 인간의 소리는 요람에 누워 있는 아픈 아기 때문에 희미하게 울부짖고있는 소리뿐이었다. 클라라는 구석에서 소리를 죽이려 애쓰 - P142

고 있었고, 하신토는 불을 응시하고 있었다.
주교는 한 시간 동안 성무일과서를 불빛에 비추며 읽었다.
그런 다음, 뼛속까지 따스해지자 이제 따스해진 담요로 자신의 몸을 돌돌 말아도 되리라 생각하고 일어나서 잠을 자기위해 나갔다. 하신토가 담요와 물소가죽으로 된 겉옷 중 하나를 가지고 뒤를 따랐다. 그들은 붉은 빛이 스며 나오는 몇개의 문가를 거쳐 초목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바위를 지나,
아직도 버티고 있는 옆면의 벽들이 폭풍을 막아 내기는 하지만 지붕이 없어져 별빛이 그대로 보이는 휑한 폐허지에 이르렀다. - P143

바위는 생각만 해도 인간이 필요로 하는 최고의 표현이었고 그것을 갈망하는 단순한 감정을불러일으키는 것이었다. 바위는 사랑과 우정에 있어서 충실함을 최고로 비유할 수 있는 존재였다. 예수님 자신이 제자들에게 교회의 열쇠를 주면서 충성심을 바위에 비교한 적이있었다. 그리고 구약 성서의 유대인들은 늘 외지에 포로로끌려가면, 고향에 있는 그들의 바위는 하느님의 이상이고 그들의 정복자들이 그들로부터 빼앗아가지 못한 유일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 P114

벌써부터 주교는, 인디언 삶에서 종종 놀랍고도 당황스러울 만큼 신기하게도 그들이 문자 그대로 어떤 것을 이미 해석해서 쓰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아코마족들은 영원과 불멸의 어떤 것에 대한 모든 인간의 염원을 변화의 그림자 없이 그대로 쓰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물질에 있어서도 그들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실제로 그들의 바위 요새에서 살았다. 그들은 바위에서 태어나 바위에서죽었다. 그렇게 아주 단순한 것 속에 확대 해석할 수 있는 과장의 요소가 들어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아코마의 평평하고 높은 바위산 근처로 다가갔을때 그들 뒤에서 어두운 구름이 눈부신 하늘에 잉크 얼룩을흩뿌리듯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비가 올 거예요.」 하신토가 말했다. 그러면 좋을 거예요. 그들이 기분 좋아질 테니까요.」 그는 노새들을 평평하고 높은 바위산 발치에 있는 목장 우리에 두고는 담요를 들고 울퉁불퉁한 가장자리가 자연스럽게 벼랑에 형성되어 있는, 돌계단처럼 된 바위 속의 좁게 갈라진 틈으로 라투르 신부를 - P114

급히 데려갔다. 잡을 곳이 마땅치 않은 곳에는 작은 손 구멍같은 것이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있었는데, 매끈한 벙어리장갑 같은 돌 속으로 손을 집어넣을 수 있었다. 바위산에는 식물이라고는 전혀 없었지만 그 발치에는 모래밭임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게 커다란 식물 하나가 자라고 있었다. 부활절에 쓰는 백합꽃처럼 커다란 하얀 꽃을 피우는 식물이었다.
라투르 신부는 커다랗고 조잡한 이빨처럼 삐죽삐죽한 그 짙은 청록 빛 나뭇잎들 옆에 일종의 독성이 있는 흰독말풀이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풀의 크기와 그 무성함을 보고 그는 놀랐다. 그것들은 빛나는 비단 천으로 만들어진 굉장히커다란 인조 식물 같아 보였다. - P115

그들이 바위를 올라가는 동안 머리 위에서 귀청이 떨어져나갈 것 같은 천둥이 울리더니 마치 구름이 터지면서 쏟아져내리듯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돌층계의 더 깊이 후미진 곳, 벼랑에서 약간 튀어나온 곳 아래로 간 다음 그들 앞에서 공중의 무거운 장막이 흔들리며 물로 쏟아져 내리는 장면을 지켜보았다. 잠시 후에 그들이 서 있는 곳의 틈새로 보니, 빗물 흐르는 것이 시냇물이 흘러내리는 계곡 같았다. 평평한높은 바위산들이 군데군데 있고, 비로 그 표면들이 반짝이고있는 거대한 평원 너머를 내다보며 주교는 멀리 있는 산들이햇빛에 빛나는 광경을 보았다. 다시금 그는, 마른 땅이 깊은바다로부터 끌어올려지고 모든 것이 혼돈 속에 있던 첫 번째창조의 아침이 이런 광경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했다. - P115

그곳은 예배를 드리는 곳이라기보다는 요새 같아 보였다. 그 널따란 실내는 어떤 선교 성당도 실망시킨 적이 없는 주교를 우울하게 했다. 그는 정오가 되기 전에 미사를 집전했는데, 이번 미사 의식처럼 정말로 힘든 적은 없었다. 주교 앞에는 잿빛 바닥, 잿빛의 빛 속에 화려한 밝은 색상의 숄과 담요들을 걸치고 있는 일단의 사람들 오륙십 명이 조용한얼굴로 앉아 있었다. 그들 위와 뒤쪽은 모두 잿빛 벽이었다.
주교는 마치 자신이 바다 밑바닥에서 태고 적 생물들을 모아놓고 예배를 드리고 있는 것처럼 느꼈다. 이 생물들은 아주오래되고 딱딱해져 조개껍질 속에 꽉 닫혀 있는데, 갈보리예수의 복음이 그토록 꽉 닫혀 있는 그들에게 과연 도달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에 있는 조개껍질 같은등짝들은 완전히 발달되지 않은 어린 아기들이 그렇듯 영세와 성스러운 은총으로 구원받을는지 모르지만, 그들 자신의어떤 경험을 통해 구원받을 수는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축복을 해줌으로써 미사를 끝내고 그들을 내보내자, 주교는자신이 사제로서 부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영적인 패배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 P117

주교는 수도원의 북동쪽 구석지에 지어진 누각을 발견했다. 그것은 사방이 뚫린 형태로 지붕만 있는 건축물이었는데, 하얀 집들이 있는 마을과 황갈색 바위와 아래쪽으로 넓은 평원이 내려다보였다. 거기서 그는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다. 그리고 이 누각에서 해가 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사막이컴컴해지고, 그늘이 위쪽으로 기어 올라가는 것도 지켜보았다. 평원 너머로 듬성듬성 있는 평평한 바위산 꼭대기들이저녁노을로 인해 붉어지더니 꺼지는 촛불처럼 차츰 빛을 잃어 갔다. 그는 초목 하나 없는 사막의 바위산 위에서 석기 시대에 있던 그 자신과 같은 종족, 그 자신의 시대에 대한 향수,
유럽인에 대한 그의 영광스러운 욕망과 꿈의 역사에 대한 향 - P119

수를 느끼고 있었다. 세계 속에 존재하는 그 자신의 일부가동틀 무렵의 하늘처럼 변화하는 모든 세기 동안 내내 그러고있는 것 같았다.....…. 이곳에서 살았고 여전히 살고 있는 이사람들은 숫자도 늘리지 않고 욕망도 늘리지 않고 그대로 고정되어 바위 위에 살고 있는 바위 거북이와 같은 존재였던것이다. 그는 여기서 파충류 같은 어떤 것, 전혀 움직이지 않고 모든 것을 참아 내는, 그 어떤 것도 도저히 닿을 수 없는존재, 갑옷 입은 갑각류 같은 존재를 느낄 수 있었다. - P120

라투르 신부는 화톳불 빛 옆에서 성무일과서를 읽었다. 이른 아침 이래로 그의 마음은 정신적인 것 이외의 다른 것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마침내 그는 잠을 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그들이 늘 야영지에서 그러하듯이, 하신토에게 그와 함께 주기도문을 여러 번 되풀이해 외도록 하고는 담요를똘똘 말아 덮고 불이 있는 쪽으로 발이 가도록 하고 드러누웠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밤중에 깨어 그의 안내자가 아주 조심스럽게 막아 놓은 그 호기심 나는 작은 구멍을 몰래살펴봐야겠다고 그는 생각하고 있었다. 진흙을 바른 후에 하신토는 결코 그 구멍 쪽으로는 다시 눈길을 돌리지 않았고,
라투르 신부도 인디언 안내자에 대한 배려로 그쪽으로는 눈길도 주지 않으려고 애썼었다. -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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