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 젖은 땅」의 첫 장을 읽으면, 아니 아무 곳이나 손이 가는 대로 펴서 읽으면,
야심찬 두 지도자와 그 추종자들의 비이성적인 타락 행위에 전율하며 내용에 빠져들 것이다. (...) 흥미진진하고, 놀랍고, 무시무시한 이야기들을 희생자가 쓴 일기, 생존자들의 증언, 당시의 신문기사, 개인의 편지 등에서 수없이 추려냈다. (…) 스나이더는 이런 단편적 이야기들을 하나로 엮어 히틀러와 스탈린 체제의 의사 결정 과정에 대해 경고 섞인 고발을 하며, 또한 제2차 세계대전 중 폴란드,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발트 삼국에 살았던 사람들의 슬픈 운명을 풀어나간다.
_<킨들 데일리포스트>




지은이 티머시 스나이더 Timothy Snyder

1969년 미국 오하이오주 출생. 중유럽 및 동유럽사와 홀로코스트를 연구하는 역사학자다. 현재 예일대학 역사학과교수이며, 빈 인문학 연구소 종신 연구원, 미국 홀로코스트기념관 양심위원회 위원이다. 런던정경대, 바르샤바 유럽대학 등에서 강의한다. 2000년대까지 주로 역사학자로 활동해왔지만 2010년대 들어 정치, 보건, 교육 분야에 관심을기울이며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으며, 2020년 페이스북을모니터링하는 독립 단체 ‘리얼 페이스북 오버사이트 이사회‘ 멤버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시카고트리뷴』 『네이션」 「뉴욕리뷰오브북스』 『타임스리터러리서플먼트」 「뉴리퍼블릭」 등에 기고 중이다.
주요 저서로 한나아렌트상(2013)을 수상하고 20여 개 언어로 번역 출간된 ‘피에 젖은 땅과 블랙 어스Black Earth』가있다. 스나이더는 두 책에서 제2차 세계대전을 동유럽의비옥한 땅을 차지하기 위한 히틀러와 스탈린의 식민지 쟁탈전으로 제시한다. 또 홀로코스트를 히틀러의 악마성의구현이라기보다는 국가가 파괴된 지대에서 국적을 박탈당한 이들을 대상으로 벌어진 무차별 학살극으로 그린다. 새롭게 발견된 광범위한 문서와 증언에 기초한 이 책들은 우리가 안다고 생각한 20세기의 비극에 대해 완전히 새롭고충격적인 해석을 제시한다. 최근 저서로 트럼프 집권에 따른 민주주의의 위기를 경고하는 폭정On Tyranny』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바 있다. 그 밖의 저서로 토니 젓과 공저한 20세기를 생각한다Thinking the Twentieth Century』, 러시아, 유럽, 미국 정치를 분석한 가짜 민주주의가 온다TheRoad to Unfreedom』 등이 있다.
랠프월도에머슨상, 라이프치히 도서상, 미국문예아카데미문학상, 카지미에시모차르스키 역사상, 프라킨 국제문학상,
안토노비치상 등을 수상했고, 카네기 펠로십을 받았다.

스나이더는 1930년에서 1945년까지 발트해 연안국들, 벨라루스, 폴란드, 우크라이나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스탈린의 인위적 기근에서1945년 죽음의 행진, 그리고 대규모 인종 청소까지 수많은 유혈이 빚어진 이 경계지역들은 스탈린과 히틀러의 이데올로기적 아집의 피해를 집중적으로 입었다.
_앤터니 비버, 텔레그래프, ‘올해의 책‘

우크라이나 기근, 홀로코스트, 스탈린의 대숙청, 소련 포로들의 의도적 아사, 전후의 인종 청소, 이 모든 일에 대해 스나이더는 같은 현상의 다른 면들을 드러냈고,
이로써 큰 기여를 했다. 다른 이들처럼 나치의 잔혹함이나 소련의 잔혹 행위를 따로 연구하지 않고 하나로 묶어서 본 것이다. 스나이더는 이 두 체제를 면밀히 비교검토하기보다 두 체제가 같은 시대, 같은 장소에서 같은 범죄를 저질렀음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들은 서로 더 잔혹해지도록 부추겼고, 그에 따라 각각 저지른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집단 학살을 저지르게 되었다. 이 점이 중요하다.
_앤 애플바움, 「뉴욕리뷰오브북스」

자국의 역사를 꽤나 안다고 자부하는 사람이라도 스나이더의 통찰과 비교·대조의 놀라움 앞에서는 전율하게 된다. 스나이더의 꼼꼼하고 의미심장한 책은 ‘스탈린이 더 나쁘냐, 히틀러가 더 나쁘냐‘ ‘소련의 우크라이나 학살과 나치의 유대인 학살 중 뭐가 더 중대한 범죄냐‘ 같은 무미건조하고 정치관이 일쑤 개입되는 물음에명확하고 통렬한 해답을 준다. 이 책은 그런 문제의 배경을 설명하고, 기록한다. 두전체주의 제국은 사람을 숫자로 만들어버렸으며, 그들의 죽음을 더 나은 미래로가는 필연적인 단계로 간주했다. 스나이더의 책은 어떤 일이 누구에게 일어났는가를 동정심과 공정성, 그리고 통찰을 더해 설명해낸다._이코노미스트』

의도적인 집단 학살, 그 하나하나의 공포가 생생히 드러난다. (・・・) 스나이더는 희생자, 집행자, 증인들 개개인의 모습을 간략하게 보여줌으로써 이 이야기를 더욱 설득력 있게 끌어간다. 뉴욕타임스북리뷰』

1933년에서 1945년까지 동유럽에서 1400만 명이 학살당했다. 히틀러와 스탈린사이의 유럽은 어디서, 어떻게, 왜 그 많은 사람이 죽었는지를 기록했다. 이를 들여다보면 현대 유럽과 제2차 세계대전을 완전히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스나이더는 중대한 공헌을 한 가지 했다. 그는 죽어간 사람들에게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되찾아준 것이다. 그들을 단지 희생자로만 치부한 것이 아니라.
뉴리퍼블릭』 편집자들이 뽑은 2010년 최고의 책

티머시 스나이더의 연구는 세세하고 완전하다. 그의 서술은 힘이 넘친다. 스나이더는 독일과 소련의 대량학살을 들여다보며, 핵무기가 나타나기 전 20세기에 자행된 총력전이 얼마나 사악한 것이었는가를 제대로 파헤친다. 그 필수적인 작업은이제껏 터부로 남아 있었다. 「워싱턴포스트」

대부분의 전쟁처럼 제2차 세계대전의 이야기도 승자가 한 것이 대다수다. 외교와군사 작전은 대체로 서방 국가들이 주도한 것처럼 혹은 미국·영국·소련이라는 도덕적으로 우월한 동맹국들이 파시즘과의 싸움에서 활약한 것처럼 그려진다. 그과정에서 홀로코스트는 전쟁과 별개의 이야기이며, 대량학살과 인류의 비극이라는 차원에서 접근된다. 『피에 젖은 땅』은 그런 관점을 뒤흔들어놓는다. () 스나이더는 이 책의 여러 목적 가운데 하나로, 더 광범위한 유럽 분쟁의 맥락에서 홀로코스트에 접근하려 했다. 그것은 곧 그 의미의 복원이었다. 상당한 논쟁을 각오하지 않으면 어떤 역사가도 시도 못 할 과제이지만, 유대인들의 고난을 평가절하하는 일 없이 ‘피에 젖은 땅」은 나치의 학살 기계, 그 전모를 포착해냈다.
월스트리트저널」

히틀러와 스탈린이 어떻게 서로의 범죄를 가능케 하고, 발트해와 흑해 사이의 땅에서 1400만 명의 목숨을 앗을 수 있었는가? 예일대학의 역사학자가 필생의 작품으로 써낸 이 책은 읽고 또 읽을 가치가 있다._이코노미스트』 ‘올해의 책‘

분명 우리는 모두 알아야 한다. 모두 이해해야 한다. 모두 실감해야 한다. 스나이더의 책은 막대한 상세 자료와 소름 끼칠 만큼 노골적인 묘사로, 이 암울하지만 투명한 폭로를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 시대에 관한 한 이 세 가지를 달성할 수 있게 해준다. 
데이비드 덴비, 「뉴요커」

이 놀랍고 가슴 아픈 역사책은 1933년에서 1945년 사이, 베를린과 모스크바 사이에서 숨져간 1400만 명의 학살을 다룬다. 그들은 홀로코스트의 희생자만이 아니었다. 330만 명은 스탈린이 우크라이나에 강제한 기근으로 숨졌고, 많은 폴란드의 엘리트 또한 숙청되었다. 러시아인, 벨라루스인, 우크라이나인들 다수는 히틀러에 의해 굶어 죽었다._
파이낸셜타임스』

의도적 대량학살에 있어 히틀러와 스탈린은 아직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이들이다. 그들의 범죄에 대해 우리는 오랫동안 많은 지식을 쌓아왔지만, 그 성격과 정도에 대해서는 이해가 부족한 면도 있다. 적어도 이 두 거물 독재자가 어떻게 상호작용했는지에 대해서는 말이다. 우리는 1930년대 중반에서 1940년대 중반까지폴란드와 러시아 서부에서, 그리고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발트 삼국에서 벌어진최악의 공포를 미처 알지 못했다. 따라서 티머시 스나이더는 「피에 젖은 땅에서20세기 중반 유럽이 겪은 악몽을 제대로, 확실하게 제시해보려 했다.
_인디펜던트』 ‘올해의 책‘

꼼꼼하게 조사 연구를 했고 (・・) 이 시기에 대한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을 고쳐주는 『피에 젖은 땅』은 너무나 큰 가치를 지닌 책이다. (・・・) 역사 지리학에 있어서 강력하고도 중요한 교훈을 준다. 애덤 호치실드, ‘하퍼스매거진」

수백만 명의 동유럽인이 독일과 소련, 유럽사 최악의 살인 정권들 사이에 갇혔다.
그들의 이야기는 티머시 스나이더의 놀라운 책에 잘 나타나 있다. (・・・) 『피에 젖은땅은 훌륭한 필치와 명료성과 뛰어난 가독성을 갖춘 책이다. 이 책은 놀라운 최신의 통계 자료도 많이 갖추고 있는 한편, 심금을 울리는 개인사도 담고 있다. (・・・)그중 일부는 익숙하지만, 대부분은 새롭다. 스나이더는 스탈린주의와 나치즘, 홀로코스트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바꿀 만큼 동유럽을 새롭게 바라보는 중요 인물이다 () 스나이더는 새로운 사고와 조사 결과를 산더미처럼 제시한다. 그 다수

가 처음 보는 것들이다. 참으로 대단한 학술적 연구이며, 여러 신화의 파괴이자 유럽 역사를 새롭게 다시 보는 시작점일 수밖에 없다. "뉴스테이츠먼,

티머시 스나이더의 책은 대단하다. 제2차 세계대전과 그 잔혹성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주기 때문이 아니다. 그것을 연대기적으로나 지리학적으로나 새롭게 구축해내고, 그리하여 이 역사적 사건들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_주이시 포워드』 2010년 5대 논픽션‘

「피에 젖은 땅」의 첫 장을 읽으면, 아니 아무 곳이나 손이 가는 대로 펴서 읽으면,
야심찬 두 지도자와 그 추종자들의 비이성적인 타락 행위에 전율하며 내용에 빠져들 것이다. () 흥미진진하고, 놀랍고, 무시무시한 이야기들을 희생자가 쓴 일기,
생존자들의 증언, 당시의 신문기사, 개인의 편지 등에서 수없이 추려냈다. (…) 스나이더는 이런 단편적 이야기들을 하나로 엮어 히틀러와 스탈린 체제의 의사 결정 과정에 대해 경고 섞인 고발을 하며, 또한 제2차 세계대전 중 폴란드,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발트 삼국에 살았던 사람들의 슬픈 운명을 풀어나간다.
_<킨들 데일리포스트>

"살았어, 이젠 살았어!" 고픈 배를 움켜잡고 을씨년스러운 거리를, 황량한 들판을 비틀비틀 헤매고 다니던 소년은 이렇게 외쳤다. 소년의눈에 들어온 먹을거리. 그러나 그것은 환상일 뿐이었다. 들판의 밀은남김없이 징발된 뒤였다. 그 무자비한 물자 징발은 유럽의 집단학살시대를 여는 것이었다. 때는 1933년, 이오시프 스탈린은 우크라이나를 의도적으로 기아의 늪에 빠뜨리는 중이었다. 그 소년은 결국 죽었다. 우크라이나 동포 300만 명과 마찬가지로 "나는 지하에서 그녀를다시 만날 거야." 어느 소련 젊은이는 자기 아내를 생각하며 이렇게말했다. 그 말은 들어맞았다. 그는 그녀 다음 순서로 총살되었고, 그녀와 함께 묻혔다. 스탈린의 1937~1938년 대숙청 기간에, 다른 70만명과 함께였다. "그놈들은 내 결혼반지를 내놓으라고 했다. 나는……."
어느 폴란드 장교의 일기는 이렇게 중단되는데, 1940년에 그가 소련 - P5

비밀경찰의 손에 처형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의 시작무렵, 폴란드를 동시 침공한 소련군과 나치 독일군에게 희생된 20만폴란드인의 한 사람이었다. 1941년 말, 러시아의 레닌그라드에서, 어느 열한 살짜리 러시아 소녀는 낡은 일기장에 마지막 말을 이렇게다. "이제 타냐만 남았어." 히틀러가 스탈린을 배신하고, 그 도시를 포위했다. 그리고 그녀의 가족은 농성 끝에 굶어 죽은 400만 명의 소련인에 포함되었다. 이듬해 여름, 이번에는 열두 살짜리 유대인 소녀가벨라루스에서 아빠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를 썼다. "죽기 전에 인사해. 나 무서워. 그들이 아이들을 구덩이에 산 채로 집어던지고 있어."
그녀 외에도 독일군이 가스나 총탄으로 죽인 유대인은 500만 명 이상이었다. - P6

20세기 중반 유럽 대륙의 중앙부에서, 나치 독일과 소비에트 러시아는 약 1400만 명의 사람을 살육했다. 그 희생자들이 쓰러져간 땅, 블러드랜드bloodlands는 폴란드 중부에서 러시아 서부,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발트 연안국들에 이른다. 스탈린주의와 국가사회주의가 세력을 굳히던 시기(1933~1938), 독소의 합동 폴란드 침공(1939~1941), 독소 전쟁(1941~1945) 동안, 사상 초유의 대학살이 이들 지역을 덮쳤다.
희생자들은 주로 유대인, 벨라루스인, 우크라이나인, 폴란드인, 러시아인, 발트 연안국인들로, 그 땅에 살고 있던 주민들이었다. 1400만명이 겨우 12년 동안, 1933년에서 1945년까지 학살되던 때는 히틀러 - P6

와 스탈린 둘의 집권기였다. 그 기간 동안 그들의 조국이 전쟁터가 되었다고 해도, 그들은 전쟁보다는 잔혹한 정책 때문에 희생된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은 사상 최악의 살육전이었다. 그리고 참전 군인들의대략 절반이 바로 이곳, 블러드랜드에서 쓰러졌다. 그렇지만 1400만명의 희생자 가운데 전사한 병사는 한 사람도 없었다. 대부분은 여성, 어린이, 노인이었다. 아무도 무장하지 않은 채였고, 대개 모든 재산을 몸에 걸칠 것조차 빼앗긴 상태에서 숨을 거뒀다. - P7

1933년 히틀러의 집권을 지켜봤던 독일계 유대인 대부분은 천수를 누렸다. 독일계 유대인 16만5000명을 학살한 일은 분명 끔찍한 범죄이지만, 유럽 유대인 전체가겪은 비극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홀로코스트 전체 희생자의 3퍼센트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나치 독일이 1939년 폴란드를, 1941년 소련을 침공했을 때에야 ‘유럽에서 유대인을 몰아낸다‘는 히틀러의 비전이 유럽 유대인의 가장 큰 두 분파와 연결되었다. 그의 유럽 유대인박멸의 꿈은 유대인이 살고 있는 유럽 땅에서만 실현될 수 있었다.
이 홀로코스트를 들여다보면, 독일은 더 많은 학살을 계획하고 있었던 것 같다. 히틀러는 유대인들만 없애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는 폴란드와 소련이라는 나라도 아예 뿌리 뽑기를 원했고, 그 지배 계층을 박멸함은 물론, 수천만 명의 슬라브족(러시아인, 우크라이나인, 벨라루스인, 폴란드인)도 학살하려 했다. 만약 독일의 소련 침략이 예정대로 진행되었다면, 그 첫 겨울철에 3000만 명의 민간인이 굶어 죽었을 것이고, 수천만 명이 추방 혹은 학살되거나, 노예가 되었을 것이다. 이 계획이 실현되진 않았지만, 독일의 동방 점령 정책의 근간을 마련하기에는 충분했다.  - P8

소련은 제2차 세계대전 동부전선에서 나치 독일을 꺾었고, 그리하여 스탈린은 수백만 명으로부터의 감사와 함께 전후 유럽 질서에서 중요한 축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스탈린이 저지른 대량학살은 히틀러의 그것과 맞먹는 규모다. 그리고 비전시 학살만 따져보면 한수위일 정도다. 소련을 방위하고 현대화한다는 명목으로, 스탈린은1930년대에 수백만 명의 아사와 75만 명의 총살을 지휘했다. 스탈린은 히틀러가 타국민을 죽인 정도에 전혀 뒤지지 않을 강도로 자국민을 죽였다. - P9

이 책은 한 정치적 대량학살의 이야기다. 1400만 명의 희생자는 모두 소련 또는 나치의 살육 정책으로 생명을 잃었으며, 그 둘 사이의전쟁으로 숨진 것이 아니다. 심지어 그들의 4분의 1은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기도 전에 죽어갔다. 또 20만 명은 1939년에서 1941년사이, 즉 독일과 소련이 ‘동맹국으로서 유럽 지도를 다시 그리던 시기에 죽었다. 1400만 명의 학살은 때로 경제 계획의 일환이었거나 혹은경제 문제 때문에 가속이 붙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지만 엄격하게 따지자면 결코 경제적 필요성 때문에 빚어진 일은 아니다. 스탈린은 1933년 배고픈 농민들에게서 식량을 강제 징발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었다. 히틀러도 그보다 8년 뒤, 소련 전쟁포로들의 식량 배급을 끊으면 어떻게 될지 알고 있었다. 두 경우 모두 300만 명이상이 죽었다. 1937년과 1938년의 대숙청 시기에 숨져간 수십만 명의 소련 농민과 노동자는 스탈린의 명확한 지시에 따른 희생자였으며, 그것은 1941년과 1945년 사이에 히틀러의 명확한 지시대로 수백만 명의 유대인이 총과 가스에 희생된 것과 마찬가지였다. - P10

블러드랜드는 유럽 유대인이 살던 땅 모두였다. 히틀러와 스탈린의제국이 차지하려 했던 모든 땅, 베어마흐트와 붉은 군대가 싸운 모든땅, 소련 내무인민위원회NKVD와 독일의 친위대ss가 힘을 집중시켰던 모든 땅이 피로 물들었다. 떼죽음이 일어난 땅은 대체로 블러드랜드에 포함된 땅이었다. 1930년대와 1940년대 초의 정치 지형에서, 블러드랜드는 폴란드, 발트 연안,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그리고 소련의서쪽 변경지대를 의미했다. 스탈린의 죄악은 흔히 러시아에 지은 죄악으로 여겨지며, 히틀러의 죄악 역시 독일에 대한 죄악으로 불린다.
그러나 소련의 가장 심한 만행은 비러시아 변경지대에서 저질러졌고,
나치 역시 독일 바깥에서 살육의 대부분을 자행했다. 20세기의 공포는 집단수용소에 도사리고 있다고 여겨져왔다. 그러나 국가사회주의와 스탈린주의의 희생자 대다수를 낳은 곳은 집단수용소가 아니다.
대량학살의 장소와 방식에 대한 이런 잘못된 이해는 우리가 20세기의 공포를 보는 시각을 오도한다. - P12

1940년대에 시안화수소는 살충제로 쓰이고 있었다. 일산화탄소는 내연기관에서 만들어졌다. 소련과 독일은1930년대와 1940년대에는 전혀 새로울 것 없던 기술인 내연기관, 철도, 화약무기, 살충제, 철조망 등을 써서 대량학살을 했다.
어떤 기술을 썼든 간에 그 학살은 개인적인 살인이었다. 굶주리고있는 사람들은 종종 그들을 굶주리게 만든, 감시탑에 있는 장본인들의 눈에 보였다. 총살당하는 이들은 아주 근거리에서, 셋 중 둘은 소총의 가늠쇠 너머로, 셋 중 한 명은 머리에 권총이 겨눠진 채로 보였다. 중독사하게 될 사람들은 색출되고, 기차에 태워지며, 가스실로 밀려 들어갔다. 그들은 소유한 재물을 빼앗기고, 다음엔 입은 옷을 빼앗기더니, 여성들은 머리카락마저 잃었다. 그들 한명 한 명이 다르게죽었다. 그들 한 명 한 명이 다르게 살아온 사람들이었기에. - P16

그 엄청난 숫자에 질려, 우리는 그들 한 명 한 명의 개인성을 생각못 할 수 있다. 러시아의 시인 안나 아흐마토바는 그녀의 레퀴엠』에서 이렇게 썼다. "당신들의 이름을 부르고 싶어요. 하지만 명부는 사라졌고, 아무 데서도 볼 수 없군요." 역사학자들의 수고 덕분에, 우리는 명부를 어느 정도 볼 수 있다. 동유럽의 문서보관소가 개방된 덕분에, 그들의 마지막을 다룬 문서도 열람할 수 있게 되었다. 희생자들이 남긴 목소리가 얼마나 많은지 놀랄 정도다. 가령 키예프의 바비 야르에서 나치에게 생매장될 구덩이를 스스로 파야 했던 젊은 유대인여성의 회상, 빌뉴스 근처 포나리에서 마찬가지로 죽어간 사람의 말,
트레블린카에서 살아남은 수십 명의 증언도 있었다. 우리는 애써 수집된 뒤 묻혔다가 다시 발견된 바르샤바 게토"의 문서보관소도 봤다.
1940년 카틴 숲속에서 소련 내무인민위원회에게 총살된 폴란드 장교들의 시신과 함께 남긴 일기장들도 찾아냈다. 그해에, 독일군의 살육 과정에서 생매장되려고 실려가던 폴란드인들이 버스에서 던진 쪽지들도 찾아냈다.  - P17

소련과 나치 체제를 비교하며 1951년에 정치이론가 한나 아렌트는그 실재성 자체가 "그런 체제들이 비전체주의적 세계 속에서 이어진다는 데 근거한다"고 썼다. 미국 외교관 조지 케넌도 1944년 모스크바에서 같은 말을 더 쉬운 표현으로 남겼다. "여기서는 사람이 진실과 거짓을 판정한다. 진실이란 그저 힘의 조성물에 불과한 것일까, 아니면 힘의 구도에 저항하는 진짜 역사일까? 나치 독일과 소비에트 러시아는 역사 자체를 쥐고 흔들려 했다. 소련은 마르크스주의 국가였고, 그 지도자들은 역사의 ‘과학자로 자처했다. 국가사회주의는 전면적인 변혁의 종말론적 버전이었고, ‘의지‘와 ‘인종‘이야말로 과거의 유산을 없애버릴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실행에 옮긴 근거였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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