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11월 ‘이란 제목이 셋이다.
번호를 붙일까 생각했지만, 모양이 거슬린다.
‘십일월‘로 고칠까? 어쩐지 진중하고 격 있어 보이는데……
아무래도 아직은 ‘11월이다.
이랬다저랬다, 돌아보는 시들을 묶는 마음.

2022년 가을
황인숙


내 삶의 예쁜 종아리


오르막길이
배가 더 나오고
무릎관절에도 나쁘고
발목이 더 굵어지고 종아리가 미워진다면
얼마나 더 싫을까
나는 얼마나 더 힘들까

내가 사는 동네에는 오르막길이 많네
게다가 지름길은 꼭 오르막이지
마치 내 삶처럼

Spleen


이 또한 지나갈까
지나갈까, 모르겠지만
이 느낌 처음 아니지
처음이긴커녕 단골 중에 상단골
슬픔인 듯 고통이여, 자주 안녕
고통인 듯 슬픔이여, 자꾸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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