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서 새벽까지(From Eve to Dawn)』는 매릴린 프렌치 (Marilyn French)가 쓴 총 네 권, 2000여 페이지의 방대한 여성사다.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관통하고, 지역적 범위도 전 세계를 망라한다. 가장 짧은 제1권만 해도 페루·이집트·수메르·중국·인도·멕시코·그리스·로마를 다루고, 유대교부터 기독교와 이슬람교를 아우른다. 이 책은 법과 조치뿐 아니라 그 이면의 사상까지 살핀다. 이 책은 때로 헨리 필딩(HenryFielding)의 『어밀리아(Amelia)』가 짜증스러운 이유와 같은 이유로 짜증스럽다. 끔찍한 장면은 그만 좀! 거기다 때로는 미치도록 환원주의적이다. 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저작이다. 참고 서적으로 더없이 유용하다. 참고 문헌 목록만으로도 값어치를 한다. 무엇보다 인간행동과 남성 엽기성의 끔찍한 극단들에 대한 일종의 경고로서 불가결한 가치를지닌다. - P52
특히 지금 그 가치를 발한다. 지난 1990년대 초, 사람들이 역사가 최종 단계에 이르렀고, 유토피아가 (쇼핑몰과 매우 유사한 모습으로 도래했으며, ‘페미니스트 이슈들‘이 모두 해결됐다고 믿었던 순간이 있었다. 그 순간은 매우 짧았다. 현재 이슬람 근본주의와 미국 극우파가 세를불리고 있고, 둘의 최우선 목표 중 하나가 여성 억압이다. 여성의 육체, 생각, 노동의 결과에 대한 억압,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여성의 옷차림에 대한 억압. 저녁에서 새벽까지』는 특징 관점을 가진다. 베스트셀러였던 프렌치의 1977년 소설 ‘여자의 방(The Women‘s Room)』을 읽은 독자에게는 친숙한 관점이다. 프렌치는 주장한다. "여자들을 억압한 사람들은 남자들이었다. 모든 남자가 여자를 억압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이 이 지배에서 이득을 얻었고(또는 이득이라고 생각했고, 그것을 막거나 완화하기위한 어떤 일도 하지 않은 이들을 포함해 대부분이 거기에 가담했다." - P53
이 책을 읽는 여자들은 경악과 분노에 빠지게 된다. 저녁에서 새벽까지」를 시몬 드 보부아르(Simone de Beauvoir)의 『제2의 성』에 비교하는 것은 늑대를 푸들에 비교하는 것과 같다. 이 책을 읽는 남자들은 남성 집단을 악랄한 사이코패스로 묘사한 데에 기겁하거나 "남자들은 그들의 성별이 지금껏 한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프렌치의 발상에 당황할지 모른다. (수메르의 군주들, 이집트의 파라오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에대해 내가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한단 말인가?) 분명한 것은 누가 이 책을 읽든 사정없이 쏟아지는 디테일과 사건들의 홍수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수천 년 분량의 기이한 관습들, 여성 혐오적인 법체계들, 여성의학의 부조리들, 아동학대, 허가된 폭력, 성적 잔학 행위들. 이것들을 어떻게 해명할 것인가? - P53
심리학에서 말하듯, 사람들을 학대할수록 그들이 학대당해 마땅한이유가 절실해진다. 그런 필요에서 여성의 ‘천부적‘ 열등함에 대한 저술이 쏟아졌다. 그중 대부분이 서구사회를 사상적으로 떠받쳤던 철학자들과 종교 지도자들의 머리에서 나왔다. 프렌치의 놀랍도록 절제된표현에 따르면 이 같은 남존여비 사고방식은 대개 여성의 생식에 대한 남성의 집요한 관심‘에 기초했다. 남자의 자긍심은 자신이 여자가아니라는 데 달려 있었고, 그럴수록 여자들은 가급적 ‘여성스러워야‘ 했다. 심지어 남자가 만든 ‘여성‘의 정의에 남자를 더럽히고 유혹하고약화시키는 힘이 포함돼 있을 때조차, 아니 그럴 때일수록 여자들은더더욱 ‘여성‘이어야 했다. - P55
자유, 평등, 박애‘는 여자들을 포함하지 않았다. 나폴레옹이 정권을잡았을 때 "그는 여자들이 얻어낸 권리를 모두 무효화했다. 하지만 이때 이후로 "여자들은 다시는 침묵하고 있지 않았다". 구질서 타도에 참여한 대가로 그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몇 가지라도 원했다. 제3권 지옥과 천국(Infernos and Paradises)』과 제4권 『혁명과 정의를위한 투쟁(Revolutions and the Struggles for Justice)』은 19세기와 20세기에 제국주의, 자본주의, 두 번의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전개됐던 여성해방운동을 두루 관통하면서 그 소득과 실패, 승리와 역풍을 고찰한다. 러시아혁명이 특히 흥미진진했다. 이때 혁명 성공의 핵심은 여자들이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유난히 암담했다. 프렌치에 따르면 "성적 해방은 남자들에게는 자유를, 여자들에게는 모성을 의미했다. ・・・) 책임 없는 섹스를 원하는 남자들은 자신들을 거부하는 여자들에게 ‘부르주아적 내숭‘이라는 죄를 덮어씌웠다. (……) - P57
하지만 프렌치는 페미니스트든아니든 여자들은 모두 "경로만 다를 뿐 결국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믿는다. 이 낙관론을 공유할지 여부는 지구라는 타이타닉호가 이미 가라앉고있다고 믿는지에 달려 있다. 모두가 공평한 기회와 재미를 누리는 무도장은 아름답다. 이론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현실은 어쩌면 구명보트 탑승을 위한 쟁탈전에 가깝다. 프렌치의 결론을 어떻게 평가하는그녀가 제기하는 이슈들은 간과할 수 없다. 여자들은 부차적인 존재가아니다. 여자들은 회전하는 권력의 바퀴에서 필연적 중심이다. 달리표현하면 여자들은 꼭대기의 과두 권력자들을 지탱하는 삼각형의 넓은 밑면이다. 프렌치의 책을 읽은 뒤에는 앞으로 어떤 역사서를 읽든다시는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 P58
일장 연설을 생략해도, 지시 사항을 줄줄이 읊어주지 않아도그들은 무사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도 마지막 말은 환영한다. 마지막말은 충고가 아니라 축복이니까. 잘 가거라. 내 축복이 네 안에서 피어나기를. 젊은이들은 항해에 나서며 당신의 배웅을 바란다. 그 항해는 어쨌거나 그들 스스로 해내야 하는 항해다. 위험한 항해가 될 수도 있다. 당신의 위험 대처 능력이 그들보다 나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당신이 항해를 대신 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당신은 뒤에 남을 수밖에 없다. 손을흔들어 격려하면서 걱정스럽게 조금은 서글프게 잘 가거라! 잘 가! 그들은 다만 당신의 호의를 원한다. 그들은 축복을 원한다. - P67
‘누군가의 딸‘은 이누이트의 전통 바느질을 배울 기회가 전혀 없었던 20대, 30대, 40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다. 참가자 대부분이 비극적사건, 폭력, 가족과의 분리를 겪었다. 버너뎃은 내게 프로그램 명칭을이렇게 설명했다. "모두가 아내인 것도 아니고, 모두가 엄마인 것도 아니고, 모두가 할머니도 아니지만, 모든 여성은 누군가의 딸입니다." 이명칭은 참가자 모두에게 즉각적인 소속감을 부여한다. ‘딸들‘은 원로 겸 교사들과 함께 대지로 나간다. 그들은 텐트에서 생활하며 옛날 방식으로 옷을 짓는다. 먼저 동물 가죽을 긁고 늘여서 부드럽게 만들고, 이누이트 여성이 쓰는 울루라는 곡선 모양의 칼로 재단해서 동물 힘줄로 꿰맨다. 힘줄은 최고의 실이다. 물이 닿으면 팽창해서 옷에 물이 새어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이 기술을 배우는 뿌듯함은말로 표현하기가 힘들 정도다. - P70
북방의 누군가가 세상의 모든 여자들에게 당신이 어떻게 생긴 사람이든 당신은 매우 특별해요. 이 말을 늘 마음에 간직해줘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배움은 배우는 사람이 안전하고 평안하게 느낄 때 시작됩니다. 안전하고 평안한 분위기를 제공하세요. 그리고 계속 노력해요!
응원의 메시지를 쓰는 것은 쓰는 사람에게도 응원이 된다. 크고 둥근 텐트는 그 안의 여성들에게 안전과 평안과 치유의 장소가 됐고, 글쓰기도 그들 대부분에게 안전과 평안과 치유의 장소가 됐을 것으로 믿는다. 여성들은 텐트 안에서, 그리고 글쓰기 안에서 웃고, 농담하고, 이야기하고, 때로는 슬퍼했다. 들은 바에 따르면 이 문화에서는 슬퍼하는 일도 큰 소리로, 남들과 함께 행해야 했다. 이 방식을 통해 애도가치유로 이어진다. - P74
‘무엇‘을 아는 것과 ‘어떻게‘를 아는 것은 별개입니다. ‘어떻게‘는 다년간의 연습과 실패에서 옵니다. "어떻게‘는 모자가 낳을 달걀을 수없이 떨어뜨리고, 제1장을 스무 번째 구겨서 휴지통에다 던진 끝에 실현됩니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Robert Louis Stevenson)도 『보물섬』을마법처럼 불러내기 전에 다 쓴 원고를 세 번이나 불태웠습니다. 그때소각된 소설들은 그가 떨어뜨린 세 개의 달걀이었습니다. 하지만 깨진달걀이 헛된 낭비는 아니었습니다. 그것들을 떨어뜨린 덕분에 다음 달걀을 감쪽같이 나타나게 하는 방법을 익힌거니까요. - P78
다음은 앨리스 먼로(Alice Munro)의 「코르테스섬(Cortes Island)」이라는 단편에 있는 내용입니다.
내가 독자뿐 아니라 작가도 되어야 할 것 같았다. 나는 학생용 공책을사서 글을 써봤다. 실제로 썼다. 그것도 여러 페이지나 처음에는 웅장하게 시작했다가 이내 시들해졌다. 결국 페이지들을 찢어내 중벌을내리듯 비틀어서 휴지통에 버려야 했다. 나는 이 짓을 하고 또 했다. 공책에 표지만 남을 때까지. 그 후 공책을 하나 더 사서 이 과정을 고스란히 반복했다. 동일한 순환. 흥분과 절망, 흥분과 절망. 매주 비밀임신과 유산을 반복하는 것 같았다. 완전한 비밀은 아니었다. 체스는 내가 책을 많이 읽고 글을 쓰려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내 용기를 꺾지 않았다. 그는 글쓰기를 내가 무리 없이 배울 수 있는 일로 생각했다. 브리지 게임이나 테니스처럼, 힘든 연습이 필요하겠지만 숙달할 수 있는 일로 여겼다. 나는 그의 이너그러운 믿음에 감사하지 않았다. 그것은 내 재앙의 촌극 일화를추가했을 뿐이다.
화자도 그녀의 남편 체스도 모두 옳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면 할 수있다. 이것이 체스의 관점입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까지만 그렇습니다. - P81
저는 1995년 4월 4일까지 그레이스」의 177 페이지를 썼고, 1995년9월까지 395 페이지를 썼어요. 이렇게 느리지만 꾸준히 전진했어요. 계속고쳐 써가면서요. 1996년 1월에 원고를 출판사에 넘겼고, 그 시점에아일랜드에 갔고, 병이 났어요. 한동안 치열하게 매달리던 일이 끝나면종종 일어나는 일이죠. 몸이 원하는 휴식을 주지 않으면, 몸이 참고 참다가 마침내 숨 돌릴 틈이 생겼을 때 이때다 하고 복수하는 거예요. 방법론으로 돌아갑시다. 대체로 저는 처음에는 글을 천천히 씁니다. 동굴로 더듬더듬 길을 찾아 들어가는 것처럼요. 이후 속도를 올리고쓰는 시간도 늘려가다가 마지막에는 하루 여덟 시간씩 씁니다. 걸을때 허리가 꺾이고 눈이 가물거리는 상태가 되죠이방법은 추천하지않습니다. 차라리 수영이나 스피드스케이팅이나 볼룸댄스 선수권대회에 나가세요. 그게 낫습니다. 글쓰기보다는 그게 건강에 좋아요. 제가가장 되기 싫은 게 롤모델입니다. 그러니까 제가 제 방식에 대해 말한어떤 것도 본보기로 삼지 마세요. - P89
신경과학에서 ‘영혼‘을 그저 뇌의 환각작용으로 본다는 것은 논외의문제다. 그 관점에서 보면 모든 것이 뇌의 환각작용이다. 육체도 예외가 아니다. 즉 우리에게 ‘영혼‘이 있다고 생각하면 영혼을 실제로 갖는것과 진배없다. 세상에 대한 생각이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는 자기계발서의 상투적 문구가 결국 진리인 걸까? 우리는 복제본이 원본인 것처럼, 그것이 보전하고 개선할 가치가 있는 것처럼 살아야 한다. 우리에겐 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에. 마크도 결국 이렇게 말한다. "그게 그거야………. 내 말은, 우리. 너. 나. 여기…… 이 모든 것을 뭐라 부르든, 진짜와 다를바 없어." - P108
오늘 저녁 찰스 소리올 환경 만찬회(Charles Sauriol Environmental Dinner)에 함께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 만찬회의 수익금은 오크리지스 모레인 랜드 신탁(Oak Ridges Moraine Land Trust)과 토론토 지역환경보존재단(Toronto and Region Conservation Foundation)에 전달됩니다. 이 두 단체는 서로 연대해 지금까지 수천 에이커의 땅을 보호했습니다. 이 단체들이 전개하는 운동은 현재 인지도, 효과성, 지지 기반 모두성장세에 있습니다. 이 운동을 추진하는 사람들은 참나무의 시작은 작은 도토리였고, 작은 도토리 없이는 참나무도 없으며, 지상의 모든 나무와 (우리 같은 언어 사용 이족보행 동물을 포함한) 모든 생명은 토양과 물, 깨끗한 공기, 정보에 기반한 신중한 배려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아는 사람들입니다. 무수히 많은 고민들과 자원봉사 활동이 이단체들에 투입됐습니다. - P110
이런 단체들의 노력이 성공을 거두게 되면 우리는 한가지가 아니라정말 여러 면에서 숨 쉬기가 편해집니다. 거대한 투쟁-지구온난화와그것이 야기하게 될, 그리고 이미 야기하고 있는 대대적 파괴에 맞선투쟁에 일조했다는 뿌듯함을 느끼게 될 겁니다. 밤에 잠을 푹 자게될 겁니다. 기침을 덜하게 될 테니까요. 그렇게 희망해봅니다. 저는 정치인이 아닙니다. 제가 정치적으로 뜨거운 감자가 된 사안에대해 이렇게 연설하는 것이 의아할 수도 있어요. 여러 의미에서 뜨거운문제죠. 나사(NASA)를 비롯해 지구적 현상들을 계측하는 사람들에 따르면, 지금지구는 지난 수천 년 중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고 합니다. 여기서 더 뜨거워지면 당장 우리는 돌아올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됩니다. "아, 그 마거릿."사람들은 때로 말합니다. "그 여자는 픽션 작가에 불과해." 맞습니다. 저는 픽션 작가이고, 그 점이 지구온난화를 둘러싼 진실이냐 허구냐의 공방에서 저에게 엄청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일부 정치인들과 달리 저는 진실과 허구의 차이를 알거든요. 제가 작년에 영국문학잡지 『그랜타(Granta)』에 글을 썼습니다. 이번 글은 논픽션이고, 주제는 북극 빙하가 녹는 문제였습니다. 제 눈으로 직접 본 일이었습니다. - P111
변화는 소비자 개개인의 선택이 만드는 것이며, 거기서 정부는 빠져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공해를 일으키는 낙엽 청소기를 사는 것도, 매연을 뿜어내는 대형 차량을 모는 것도 다 개인의 선택이며, 반대로 양심적이고 친환경적인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을 위해 남보다 돈을 더 쓰겠다면(친환경은 돈이 더 들 때가 많아요) 그것 역시 개인의 선택이라는 거죠. 하지만 그것은 바람직한 친환경 선택을 하는 사람들을 벌주고 나머지는 눈감아주는 일입니다. 공기, 땅, 물은 공동의 재산이며 공동으로 보호해야 합니다. 자연이보호되면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보호되지 못하면 모두가 고통받습니다. 이 특수한 경기장을 평평하게 만들기 위한 입법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P119
옛이야기로 말을 맺겠습니다. 미다스왕은 신이 소원을 말하라고 했을 때 생각이 짧았습니다. 그는 그저 재물만을 원했어요. 그래서 자기손이 닿는 것마다 금으로 변하게 해달하고 했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이 금으로 변했습니다. 음식도 먹으려 하면 금이 되고, 물도 마시려 하면 금이 됐습니다. 그는 굶어 죽었습니다. 세상에는 돈이 아닌 종류의 부도 많습니다. 지구상의 모든 것을 금으로 바꾸는 대신, 아직 우리에게는 금을 다시 예전의 4원소-생명에필요한 것들로 되돌릴 기회가 있습니다. 좋은 물, 맑은 공기, 건강한토양, 깨끗한 에너지. 우리 모두가 남은 기회를 잘 이용하길 바랍니다. 아직 기회가 있을 때 잡아야 합니다. - P120
삼림부 100주년을 기념하는 헌사를 하게 돼 영광입니다. 제 연설은 세부분으로 구성됩니다. 각각이 뭔지도 알려드리죠. 무슨 말이 나올지아실 수 있게요. 1부는 나무와 숲에 얽힌 제 배경을 소개합니다. 2부는 나무와 숲의신화적 상징적 의미를 논합니다. 3부는 숲이 사라져가는 세상에서 우리가 처한 상황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실제로 얼마나 곤란한 처지에 놓여 있을까요?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삼림부와 오랜 인연이 있습니다. 숲과의 인연도 깊습니다. 딱히 제가 선택한 인연은 아니었지만요. 올 3월에 저는 우연찮게 오키나와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희귀종인 오키나와뜸부기를 보기 위해 섬 북부의 얀바루숲으로 향하는 길이었습니다. 결국 뜸부기는 보지 못했어요. 그런데 가는 길에 심각한 상태의 침염수림을 봤습니다. - P121
옛날이야기에서는 숲을 베는 것이 금기 위반으로 등장할 때가 많습니다. 심지어 어떤 숲은 신성시됩니다. 그렇다면 숲이 어떤 신에게 봉현됐다는 걸까요? 나무를 베도 베지 않아도 누군가와 문제가 생깁니다. 야훼는 숲을 베길 원하고, 달의 여신 아스다롯은 숲이 서 있길 원합니다.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는 숲의 여신이자 동물의 수호신이기도 합니다. 숲을 파괴하는 것은 대개는 목초지를원하는 목부나 경작지를 원하는 농부의 편에 서서 야생동물을 공격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동물의 수호 여신을 너무 화나게 하면 무서운 후환이 따릅니다. 그녀는 역병을 보내는 신이기도 하거든요. 에볼라, 마르부르크병, 에이즈 같은 중간 전파 전염병들을 떠올려보세요. 서식지파괴로 인해 원래의 숙주들이 사라지자 새로운 숙주들-우리들을찾아 이동한 병원체들 말이에요.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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