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수지는 내버려 두고 버지니아에게 돌아가자. 신이 주신 그녀의 스타일 말고 버지니아 본인에게로 (스타일은 여성일까 Le style c‘est la femme?) 재밌는 건 당신이 내가 유일하게 제대로아는 삶의 통속적이고 즐거운 면에 무심한 인물이라는 거야. 그리고 나는 궁금해, 그게 득일까 실일까? 당신에게 득일 거야, 당신에게 말이야, 버지니아, 왜냐하면 당신은 마음속에 흥미로운일들을 충분히 쌓아놨고, 완결된 독립체니까. 물론 굳이 다른누구에게 득이 되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나는 프루스트의 말에공감해. "그 과거를 지나가야만 한다" faut avoir passe par la." 당신은 그랬다고 말하겠지. 하지만 내가 말하는 건 그 방식이 아냐. - P112

... 적확한 단어에 관해서라면 당신은 아주 잘못 알고 있어 스타일은 아주 단순한 문제야. 리듬이 전부지. 일단 그걸 깨치면,
잘못된 단어를 쓸 수가 없어.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이렇게 아침나절이 지나도록 앉아서, 아이디어와 상상 등등으로 머리가 가득 차 있으면서도 적절한 리듬을 찾지 못해 머릿속에서 내보내지 못하는 내가 있지. 리듬의 문제는 아주 심오하고, 단어보다훨씬 깊이 들어가지 풍경 하나, 감정 한 조각이 마음속에 이 파동을 만들어내는데, 이 과정은 알맞은 단어를 만들어내기 한참전에 일어나. 그리고 쓸 때 (현재 내가 믿기로는) 파동을 다시 포착해서 재생시키면 (그리고 이 과정은 필시 단어와는 아무 관계가없어 그 이후에 마음속에서 파동이 이리저리 요동치면서 단어를 부합시키지. 하지만 내 생각은 내년이면 또 달라질 게 확실해.  - P114

 공 던지기, 장난, 비속어, 저속한 짓이나 난동, 질투 중 그 무엇도. 내 이복형제들에게 분노하거나 아버지 손에 이끌려 지칠 때까지 서펜타인 호수를 돈 게 전부지. 이게 내 변명이야. 나도 통속적 즐거움을 너무 모른다는 사실을 자주 의식하지만, 프루스트가 이런 길을 지나오길 했나? 아니면 당신이 당신이 식탁을 가득 채운 장교들을 놀릴 줄은 알아?···그래, 너무나 소중한 비타. 당신이 보고 싶어. 당신 생각을 해.
수많은 일이 있지만, 당신에게 빠져 있어 할 이야기가 많지 않네. - P115

내 심장은 모자, 매트리스와 사생활이 없는 환경을 넘어 당신을 향하고 있어. 나는 계속 이런 상태에서 지내. 그렇지만 조심해. 이게 사람을 미치게 만들더라고. 내 삶에 독이 되고 있어. 이에 관해서 최소한 세 사람과 말다툼을 벌였어. 이 문제에 있어내 생각은 아주 확고해. 당신이 묘사한 바로 그런 자포자기의최저점을 찍었지. 가게가 문제가 아냐, 내가 가게들을 좋아하긴해도 사생활이 문제지. 이건 내 삶을 설탕 덩어리처럼 조각조각쪼개고 있어. 아니, 그조차도 못 되지. 이건 직육면체의 품위조차도 없거든. 그냥 조각, 토막에 불과해. 게다가 사람들은 내가글을 쓰길 기대하지. 나한테 방해 없이 이틀이 주어졌다고들 하는데, 그 시간 동안 나는 잡동사니 가방, 휴지통, 쓰레기 더미라도 된 기분이었거든. - P118

개를 한 마리 입양했어. 이곳 정원은 잠정적으로 내 것이 될개들로 가득해. 다들 사막에서, 아랍인들에게 속아서 목줄에 매여 온 애들이야.
입양한 개는 우아한 걸작이야. 다리는 길고, 발끝으로 갈수록날렵하게 빠졌어. 목은 당신 손목 정도 굵기밖에 안 돼. 오늘 밤우리는 슬루기 강아지와 나는 높은 곳으로 눈을 보러 가.
‘내가 보고 싶다던 당신의 말이 따뜻한 석탄 조각처럼 마음속에서 타올라. 아, 당신이 너무나 그리워 어느 정도인지 당신은절대 믿지도 알지도 못하겠지. 하루의 매 순간이 그래. 고통스러우면서도 무척 기뻐. 내 말이 무슨 뜻인지 당신이 알려나. 그러니까, 누군가에게 이렇게 예리하고도 지속적인 감정을 느끼니 좋다는 거야. 살아 있다는 징표니까. (말장난은 의도한 게 아냐.) - P119

... 지리적 거리가 마음에 불러일으키는 영향이란 얼마나 이상한지! 당신이 돌아온다니 나는 벌써 전과 다르게 쓰고 있어. 슬픔의 감정이 누그러진다. 당신이 멀리 떠날 때는 수평선 너머로가라앉는 것처럼 애처로웠어. 이제 당신이 떠오르니, 나는 다시기쁘네. - P126

새로운 소식은 별로 없어. 시무룩해서, 편지나 한통 받으면좋겠어. 정원이나 하나 받으면 좋겠어. 비타가 오면 좋겠어. 꼬리를 자른 강아지 열다섯 마리, 비둘기 세 마리, 가벼운 수다. 시트웰가의 파티는 끔찍한 실패였어. 당신이 시골뜨기가 된 기분을 좀 느껴보라고 그 이야기를 한 거고, 실제로 그렇게 느꼈다니까 다른 사람들의 파티가 늘 자기 파티보다 신비롭고 매력적이라는 내 관점이 맞는 셈이지. 시는 쓰고 있어? 그렇다면, 시의감성과 산문의 감성이 어떻게 다른지 알려줄래? 당신이 시에는끌리는데 산문에는 안 끌리는 이유가 뭐야?… - P127

내가 로드멜로 돌아가 있으면 좋을 텐데. 당신이 여기 오고있으면 좋을 텐데, 당신한테 그래주겠냐고 하면 좀 나아질까?
(내가 낙담에 빠진 기분인 걸 알겠지.) 여기는 아주 좋아. 당신도 알겠지만. 하지만 당신은 바쁘겠지. 그래도 당신이 런던에서 도망치고 싶다면 여긴 괜찮은 피난처이고, 내가 당신을 차에 태워 올수도 있어. 아무튼 금요일에는 볼 수 있을까? 빌어먹게도 한참남았다. 바보 같은 편지인가? 로드에서 당신이 내 버릇을 버려놨어. 죽을 만큼 행복했는데, 당신이 어떻게 지내는지 알려줘. - P130

...맞아, 내가 때로는 끝내주게 잘 쓰지. 하지만 요즘은 아니야. 저주받은 기사를 쓰느라 질척거리고 있거든. 그리고 우울한쓰레기 너머로 저 멀리서 축복받은 섬처럼 반짝이고 있는 내 소설을 보고 있어. 하지만 물에 닿을 수가 없네. - P131

사랑하는 니컬슨 부인,
목요일에는 이런 이유로 못 가지 싶어. 글을 마저 써야만 하는데, 당신이랑 있으면 유혹이 너무 강렬할 테고, 가싱턴에서(내 생각에는 이틀 밤은 보내야만 할 것 같거든..…덧붙이자면, 목요일에 공연 보고 우리집에서 단둘이 볼까?
혹시 몰라서 시빌과의 약속을 미뤄놨어. 금요일에 일찍 와. 타자기가 본능적으로 당신을 사랑하는 니컬슨 부인이라고 불렀군…물론, 당신이 시빌을 만나고 싶다면 말만해. 부엌에서 나와단둘이 래디시 먹을래? - P135

"나는 이 순간 구멍이 난 낡은 실크 패티코트를 입고 앉아있는데, 입고 있는 또 다른 드레스 상의도 구멍이 나 있고, 바람이 숭숭 들어오고, 나는 드퀸시를, 리처드슨을, 다시 드퀸시를읽다가 다시 드퀸시를 읽는데, 왜냐하면 한창 그에 관해 쓰고있기 때문이고, 맙소사, 비타, 혹시 산문과 시의 근본적인 차이가 뭔지 알면 전보 좀 줄래. 그 생각으로 가여운 내 머리가 깨질것 같거든. - P142

하지만 화요일 아침에 런던에 올라갔다가 그날 점심에 로드멜로 다시 내려오지 말고, 내가 화요일에 당신을 로드멜로 태워다주면 어때? 그러면 당신이 곤란하거나 피곤할 일도 없을 것같은데. 하지만 이 문제는 당신이 와서 결정해.
당신이 마침내 로드멜에 간다니 기뻐. 이렇게 신나는 일들이많으면 당신에게 좋지않을게 분명하지만.
그리고 늙은 하다!" 이런, 이런, 당신이 조지 무어, 브리지스등등 기념비적인 인물들을 만나면 늘 그렇듯이, 거의 개종해서올걸, 당신의 동시대인들은 싫어하지만 - P143

그래, 우리가 날 좋은 날에 당신을 내내 코박고 글만 쓰게 해서 힘들었겠다. 하지만 당신이 누릴 영광을 생각해봐. 우리가 거둬들일 이익도. 당신 강아지가 내 치마에 이빨로 구멍을 뚫어망가뜨리고, L의 교정본을 먹어치우고, 카펫에도 할 수 있는 최대의 손실을 입힌 덕분에 이제 이 소득이 꼭 필요해졌거든. 하지만이 아이는 빛의 천사야 레너드가 이 아이 덕분에 신을 믿게됐다고 진지하게 말하더라. 심지어 강아지가 자기 방바닥에 하루 동안 여덟 번이나 실례를 했는데도 이런 소리를 했다니까. - P147

편지 안에 다른 편지를 쓰다니, 당신은 정말 기발해. 그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데, 당신을 만나서 답을 줄게, 초대장 말이야.
아, 자기야, 시빌 때문에 머리가 아파 편지도 못 쓰고 정말 지루해, 당신은 제외하고, 나는 의자에 누워 있어. 그렇게 나쁘진않아. 괜히 당신의 동정심을 얻으려고 이야기하는 거야. 당신에게 보호본능을 불러일으키려고 사람들이 야금야금 내 삶을 갉아먹는 이 끝없는 상황을 멈출 수 있도록 무슨 방법이라도 생각해보라고 당신에게 애원하려고 시빌, 아서 경, 대디가 번갈아가면서 그래. 이걸 왜 당신에게 떠넘기냐고? 심리적으로 필요해서 아닐까 싶어. 사람이 내밀한 관계에서 본능적으로 행하는 일중 하나겠지. 나는 허리에 느껴지는 이 통증에는 아주 겁쟁이야.
당신은 영웅 같을 텐데… - P157

이제 내가 버지니아와 살든지 아시아로 돌아가든지 해야 할시간인데, 전자를 할 수 없으니 후자를 해야만 해. 단것을 너무많이 먹은 사람이 느낄 법한 기분을 맛보고 있어.
하지만 <옵서버>에 실린 드링크워터 씨의 헌사는 아주 잘 빠졌더라. 위로가 되어서 마음이 편해졌어.
긴 산책에 나서야겠어, 혼자.
그럼 내일까지, 내 사랑, 아주 착하게 지내기야. 나에게도 잘해줄 거지? 나도 당신에게 잘할게. 그리고 놀에 언제 갈지도 정하자. 당신을 붙잡아 둬야겠어.

당신의 V. - P181

사랑스러운 만월(혹은 거의 만월)을 당신에게도 보여주고 싶다. 방금 바깥으로 나와 안마당을 보고 있어. 이제 자정이야. 흉벽에 달빛이 비치고 서리가 내린 광경이 좋아. 화요일 밤에도 자고 갈 거지, 맞지? 그럼 내가 수요일 아침에 당신을 런던까지 태워다 줄게. 내가 당신을 다시 보기 전까지 무시무시하게 긴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걸 기억해줘.
그나저나 나는 왜 당신이 저녁에 온다고 생각하고 있나 몰라.
아무 때나 올 수 있는 시간에 와.
난 월요일까지 여기 있을 수 있을 것 같은데, 확실히는 모르겠어. - P187

사랑하는 버지니아, 떠나기 전 마지막 작별 인사야. 천 개의조각으로 갈가리 찢겨진 기분이야. 피투성이야. 당신을 떠나기가 얼마나 싫은지 말할 수조차 없어. 당신 없이 어떻게 지낼지모르겠어. 사실 내가 해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당신은 내게정말 중요한 존재가 됐는걸. 기차 안에서 편지할게. 내 사랑, 당신에게 축복이 있기를, 내 사랑스러운 버지니아. - P188

여기 온 이래 한 줄도 못 썼어. 정말 끔찍하지. 내가 작가라는것도 못 믿겠어. 아니, 저널리스트조차도 못 돼. 저널리스트였다면 기사를 열두 편은 써냈을 텐데. 그리고 시인은 확실히 아니야 머리가 지독하게 안 돌아가. 하지만 내 머리의 문학적 부분은 아주 이상한 것이어서 언제 갑자기 튀어 올라 네 발을 단단히 딛고 설지 전혀 예측할 수가 없지. 부분적으로는 자아비판의감정이 점점 커져서 그런 것 같아. 그렇지만 그 덕분에 다른 통탄할 소설로 변하리라는 건 전혀 의심하지 않아. 아, 그때는 왜당신이 "이건 전혀 안 되겠지?"라고 말하는 걸 이해하지 못했을까? 이제는 아이디어들이 생겨나도 그 전부를 그냥 접어버려서결국 아무것도 완성되지 않아. 지드의 회고록을 읽고 있는데, 내생각에 지금까지는 아주 실망스러워. 문구멍에 떨어져 있던 구슬을 제외하면 기분 좋게 읽은 구절이 별로 없어. - P203

전부 너무 어렵다.
영국 국기는 위병소 위로 무기력하게 흔들리고, 플루트 연주자가 바깥에 지나가고, 정오에는 기도 시간을 알리는 이들이 고함을 질러. 저기, 건너편에는 온갖 정부 비품을 갖춘 영사관과공관이 있어. 우리에게 경비를 제공한 그 사람들은 태양 아래서 졸거나 세부 사항들을 가늠하지. 왜 활기찬 남자들이 서류를 들고 영사관을 드나드는 모습보다 지드가 묘사한 문 안의구슬이 더 기분 좋게 느껴질까? 신의 눈으로 본다면 삶이 다 무슨 의미일지, 그 안에서 문학은 진정 어떤 위치를 점하는지 알수 있으면 좋겠어. 기원까지 거슬러 올라가 왜 그런지, 무엇으로만들어졌는지를 들쑤시는 대신 적어도 사물들을 있는 그대로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 P204

자기 자신의 판에 박힌 생각에서 잠시 벗어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안그래? 마음의 형태를 전부 바꾸는 거야. 갑자기 켄트와중앙아시아의 풍경처럼 전혀 다른 마음의 풍경으로 걸어 들어간다면.
그러는 동안 당신에게서 편지를 한 통 더 받을 수 있으면 기쁘겠는데, 최소한 일주일은 이런 기대를 접어야 해. 이 빌어먹게무능력한 우편 체계들. 우리의 우편 가방이 아무에게 아무 쓸모도 없이 어딘가의 짐 더미 위에 놓여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미쳐버릴 것 같아. 우리가 이렇게 간절히 편지를 기다리는데 아니,
최소한 나는 그렇다고. - P211

달콤한 자기... 맞아, 나는 당신을 점점 더 원하고 있어. 당신은 불행한 나를 생각하길 좋아하지. 다 알아. 뭐, 그래도 돼…당신이 들으면 놀라겠지만, 우리는 사랑과 항문성교에 관한이야기를 아직도 하고 있어. 그러다 모건이 자기가 계산해봤다면서, 자기는 먹는 데 3시간, 자는 데 6시간, 일하는 데 4시간,
사랑에 2시간을 쓴다고 말하더군. 리턴**은 사랑에 10시간을 쓴다고 했어. 나는 사랑에 하루를 전부 쓴다고 했지. 그건 보랏빛이 드리운 시선으로 사물들을 보는 일이라고 했어. 하지만 당신은 절대 사랑에 안 빠지잖아, 라고 그들이 말했지. - P214

내 사랑, 정말 사랑스러운 책이야! 이 책 때문에 당신을 더 사랑하게 됐어. 하지만 여전히 대체 어떻게 이런 걸 해낼 수 있는지는 모르겠어. 이게 날 정말 혼란스럽게 만들거든. 당신에게서비롯한 것인데도 말이야. 마치 폭죽에서 터져 나온 색색의 별을저글링 하면서도 그것들이 멀쩡하게 계속 날아다니게 만드는것 같아.
물론 이걸 소설이라고 부르는 것도 완전히 이상하지.
램지 부인이 당신 자신과 얼마나 비슷한지 당신이 아나 몰라.
하지만 아마도 그건 램지 부인이 당신 어머니여서겠지.
정말로 당신을 전보다 더 사랑하게 됐어, 이 소설 때문에, 당신은 언제나 나를 속물이라고 하고, 어쩌면 이게 속물 근성의한 형태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진심이야. 당신을 모른 채로 이책을 읽었다면, 당신을 무서워했을 거야. 이 책은 그 자체로 당신을 더 귀하게, 더 매혹적으로 만들어. - P234

당신은 정말 관대한 여자야! 당신 편지가 방금 도착했고, 나는 답장을 써야겠어. 비록 지금 아주 혼란스러운 상태지만.… 당신이 《등대로》에 별로 신경 쓰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건 진심이었어. 너무 심리적이고, 개인적 관계도 너무 많이 들어 있다고 생각했거든. (이번에는 가짜로 하는 소리가 아니고) 만찬 장면은내가 여태 쓴 것 중에 최고야. 작가로서 내가 지닌 결함들을 정당화해주는 단 한 가지가 있다면 이거야. 이 빌어먹을 ‘방법‘. 다른 방식으로는 특정한 감정에 도달할 수 없을 거 같거든. ‘시간이 흐르다"는 회의적이야. 파업 때문에 우울할 때 썼거든. 그 후에 그걸 다시 썼지. 그러고 나서 산문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어. 당신이 그걸 시로 쓸 수도 있겠다. 내가 램지 부인과 비슷한지는 몰랐네. 어머니가 열세 살에 돌아가셨으니까, 그건 어머니에 대한 아이의 관점일 거야. 하지만 당신이 램지 부인을 좋아한다니까 좀 감상적으로 기쁘다. - P236

..몸이 아픈 게 이렇게 나를 여러 명의 다른 사람으로 쪼개버리다니, 이상하지. 내 머리는 지금 상당히 명료하지만, 순전히비평과 관련해서만 그래. 읽을 수 있지. 이해할 수도 있고. 하지만 책을 쓰라고 하면 내 머리는 숨만 겨우 들이쉬듯 멈춰버리지.
책을 어떻게 써왔지? 마음속에 그려지지도 않아. 그러니 무한히겸손하지, 이 순간 내 머리는 책 좀 쓰는 비타가 있잖아, 하고머리가 말해. 그러면 내 몸이 말하지. 그건 다른 사람이잖아..…선원교육협회가 《등대로》 두 권을 구매했어. 해운업계에서 내글로 항해술을, 아니면 뱃고동을 올바르게 울리거나 실린더를제대로 다루는 법을 배우겠다니 끔찍한 생각이야. - P249

있었지. 그 사이에 당신 편지가든 인쇄된 봉투가 하나 있었어. 읽고 나서 분노로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르는 게 느껴졌어. 과장이 아냐. 내가 당신 때문에 이렇게 질투를 느끼는지 몰랐어. 매부리코를 한 그 빌어먹을 남자가 누구야? 농담 아냐, 나 진짜 신경 쓰여. 하지만 이런경우라면, 내 탁자에도 똑같은 종류의 편지가 한 통 있거든. 아직 답장은 안 했어. 내가 어떤 답장을 보낼지, 그건 당신에게 달렸어. 나 정말 농담하는 거 아냐. 당신이 조심하지 않으면, 나는끔찍하게 지루한 사람과 바람을 피울 수밖에 없을 거라고. 그렇지만 당신이 착하게 군다면 편지 쓴 사람에게 포장재나 보내도록 할게. 하지만 날 우습게 보지 마. 진심이니까. - P268

친애하는 N. 부인께이야기는 끝났어요. 레이디 G. 웰즐리*께서 나를 사셨죠. 그분이 2만 5천 파운드를 계약금으로, 나머지는 융자로 지불하기로했으니, 나는 평생 그분의 것이에요. 저는 롤스로이스를 타고 입맛에 맞는 와인을 받는답니다.
하지만 냉철한 산문체로 말하자면, 당신 두 사람 사이에서 난빼줘, 내가 당신 거여도, 당신이 둘 중 하나라면 난 빼줘. 간단히말해 도티가 당신 거라면 나는 아냐. 심오한 진리가 끼어 있고,
그걸 알아내기 위해 나는 당신을 떠날 거야. 논쟁하기에는 너무덥다. 그리고 나는 너무 우울해. - P272

당신이 여기 있으면 좋겠어. 낮과 밤이 아름다워, 가을에만 볼수 있는 모습으로, 이 말은 클라이브가 오텀파이어 꽃이 절정에달하고 잘 익은 사과가 머리 위로 떨어지는 시기에 할 법한 말이네. 하지만 클라이브와 같은 느낌으로 하는 소리는 아니라고분명히 말해둘게. 아니고말고. 나의 기쁨은 순전히 미적인 성질의 것이고, 촌뜨기인 나는 선하고 근면하고 다정다감하거든. 근데 내가 탈출하는 데까지 얼마나 걸리려나? 당신이 여기 있다면절대 탈출하지 않겠지만, 당신은 나를 무방비 상태로 남겨두고떠났지. 있지, 이 무엇도 아무런 의미 없으니까 괜한 상상은 하지마. 나는 꼬리로 바닥을 톡톡 내리치며 친절하게 쓰다듬어주면 즉각 반응하는 버지니아의 착한 강아지니까. - P280

당신의 조언에 용기를 얻어서 최고인 테니슨풍으로 전통에 따라시 몇 줄을 썼어.
있잖아, 우리의 무산된 밤은 곧 만회하는 거지? 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훌륭하고 평소와는 다른 밤이었어.
<올랜도》가 올라 있는 하커트 브레이스의 가을 도서 목록을얻었어. 당신이 그걸 찢어 버렸다고 그 사람들에게 알려줘야 하는거 기억하고 있었어?
잔소리를 해도 당신은 아주, 아주 매력적이야. 그리고 당신은내게 확실한 존재고. 그렇고말고. 내 바보 같은 버지니아. 내사랑, 소중하고 귀한 버지니아. - P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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