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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함명KBS 동행 제342화 민아의 겨울방학
단체명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내가 블로그를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들락거리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 콩 때문이다.
또한 열심히 걷는 이유 중 하나는 ‘빅워크‘ 걸음수 기부 때문이다.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또 그럴만한 깜냥은 못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들로 최선을 다하자는 다짐을 해보는 2022년 첫 달의 마지막 날이다. 그리고 다시 한번 새해 새 기운을 다짐하는 섣달그믐이다. 한 번의 유예를 갖는다는 것은 다시 기회를 얻는 것이다.
아쉽게 보내버린 한 달이 다시 되풀이될지라도 콩을 열심히 모으고, 걸음수 기부를 하고, 토스 걸음 수로 하루에 100원을 벌고, 삼성 헬스 걸음으로 하루에 110원을 벌 수 있는 날들이 계속되는 것이다. 일월 삼일부터는 알라딘의 ‘독보적‘도 시작했다. 하루에 5000보 이상의 걸음과 책 한 권의 밑줄 긋기가 성공하면 50원이다. 오늘까지 25개의 스탬프를 성공했다. 천이백오십 원을 번 것인가. 진즉 시작했어야 하는데 싶다. 삼성 헬스를 시작한 지는 만 4년째인데 가입한 보험료 누적 제공도 받아서 사십이만 원 근사치가 되었고, 3명의 지인과 같이 걷는 토스로는 만 삼천 원을 넘었다. 흠~ 이러다 재벌 될지도 모르겠다.
살아있다는 것은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죽겠다‘, ‘죽겠다‘라고 하면서도 살아간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어느 때가‘ 반. 드. 시. 오겠지만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오늘 치의 걸음을 걸으러 간다. 이번 달에 모은 콩은 민아에게 보낸다. 살아있음은 축복이다. 그 친구도 알았으면 좋겠다.
모두 모두 무탈하고 건강하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를.

어부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 와같은 말이었다. 삶과 죽음, 그 사이에 펼쳐진 것은 고통과사랑의 이야기다. 어부는 언젠가 내일은 없을 수 있다는 것, 즉 생명의 유한함이 자신이 유일하게 확신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삶을 소중히 여겼고 가끔 주어지는특별한 인연, 특별한 우연, 특별한 순간에 깊이 감사했다. "그물로 물고기를 잡을 수 있을 뿐 바다를 잡을 수는 없다." 오래전 지중해 어부들이 나눠 가졌던 삶의 지혜다. 여기서바다가 의미하는 바는 누구에게나 같다.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기도 하고 뺏기도 하는 삶 자체다. - P46
모든 것이 다 있었다. 나는 수년간 인간은 자기가 하기로 한 일 - 결코 버릴 수없는 것-에 확실히 묶이고, 지키기로 한 것을 지키면서 자유로워진다고 주장해왔다. 자유는 아무렇게나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살아내기 위해서 인간이 만들어낸 단어라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맨 처음 우리가 만났을 때 그가 나에게 들려준 말을 그대로 따라 한 셈이다. 또한 나는 책에서 단어를 읽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그 단어를 살아낸다고 수년째 주장해오고 있다. 나는 그것이 보르헤스의 말이라고 계속 말해왔다. 그러나 "학교 급훈에도 써 있잖아.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고, 눈으로 본 대로 행하려고 해봐. 얼마나 어려운지, 이 부분을 옮겨 적고보니 ‘단어를 살아낸다‘ 또한 이미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는 것을 새삼 발견했다. - P47
나는 그때 처음 회를 먹지 않는 어부를 만났고, 그때 처음고기의 눈에 관해 말하는 어부를 만났다. 그 뒤로 다시는 그와 같은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온갖 현실적, 물질적 제약에 매여 있는 우리에게는 부자유가 주어졌다. 지옥이 있으므로 천국이란 단어가 필요했던 것처럼, 슬픔이 있으므로 기쁨이란 단어가 필요했던 것처럼, 삶이 짧으므로 오래오래 기억될 아름다움이 필요했던것처럼, 우리에게는 자유라는 단어가 필요하다. 이 부자유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세상이 무엇이라고 하든 우리 안에 파괴될 수 없이 소중한 무언가를 지키는것. 그러나 사적으로는 자아에 엄청나게 집중하면서도 공적으로는 위축되고 소심해져, 서로가 서로를 두려워하는 초긴장 신경증적 지옥을 사는 우리가 내적으로 소중한 무언가를버리기는 얼마나 쉽던가. 이 와중에도 자신의 무언가를 끗꿋하게 지키고 사는 인간의 모습은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품위‘라고 말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 P55
할머니는 자신이 글을 썼다는 사실이 기뻤지만 이상하기도했다. 대체 뭐가 이상한 거지?‘ 그는 자신이 그린 그림과 글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는무릎을 탁 쳤다. 그거네, 그거.‘ 그 이상함은 갑자기 자신이어린아이에서 할머니가 돼버린 듯한 기분이 들어서였다는것을 알아차렸다. ‘인생은 누구에게나 짧은 법이라더니 그말이 딱 맞네‘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런데 더 이상한 것이있었다. 분명히 글을 쓰고 읽을 수 있게 되어 기쁘긴 기뻤는데 생각만큼 무조건 기쁘지는 않다는 점이었다. 혹시 글을읽는 것 말고 다른 뭔가가 아쉬웠던 걸까? 그는 어느 날 밤벌떡 일어나서 이렇게 말했다. "여지껏 그냥 나이만 먹은 거 아냐?" - P57
내가 이런 말을 들으면 천국의 모습이 바뀌지도. 궁금해, 내가 이제 살면 얼마나 더 살겠어. 한 2년 남았을까? 내가 지금 듣는 것은 다시는 못 듣겠지. 다시는 이야기도 못 나누겠지. 그런 걸 생각하면 아주열성적으로 듣게 돼, 귀가 배지근해지지.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머리가 멍해지는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작은 노인대학에서 여든이 넘은 할머니가 이 정도로 맹렬하게 배움을 갈구하고 있다니… 잊을수 없는 일이다. 할머니가 귀를 기울이게 만들고 새 별명까지 얻게 만든 질문들은 혼자서는 알 수 없는 것들이었다. 할머니는 아주 순수하게 그 질문들에 대한 답을 궁금해했으므로 열성적으로 귀 기울일 수밖에 없었고 노인대학도 그냥왔다갔다 하는 것이 아닐 수 있었다. 할머니의 이야기를 처음 듣던 날부터 지금까지, 나는 할머니의 이야기에 다양한 방식으로 매료된 채 살고 있다. 처음에는 "내가 지금 듣는 것은 다시는 못 듣겠지. 다시는 이야기도 못 나누겠지"라는 말을 자주 떠올렸다. 누구에게나삶은 한 번이고 흘러간 시간은 같은 모습으로는 돌아오지않을 테니 이 말은 진리다. - P58
나는 ‘귀가 배지근해지다‘라는 말 자체에도 매료되었다. ‘귀가 배지근해지다‘는 다른 말로 하면 ‘눈뜨고 살다‘ 이다. 의미 있는 말은 눈을 뜨게 만들어줄 수 있다. 좋은 목소리는 늘 내게 말한다. 눈 좀 떠봐! 그러나 아쉽게도 의미 있는대화는 많이 사라졌고 그나마 남아 있는 말조차 나는 잘 듣는 데에 실패한다. 늘 잘못 알아듣거나 대충 흘려듣는다. 할머니의 말 중에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말이 있었다. "내가이런 말을 들으면 천국의 모습이 바뀔지도 궁금해." - P61
이런 상상이 즐거웠다. 아무런 가식 없는 순수한 소리들, 이것이 생명력의 소리구나 싶었고, 살아 있다는 것은 이토록 좋은 거구나 싶었다. 그날따라 깨끗한 하늘, 깨끗한 바다. 에 미치도록 가슴을 설레게 하는 바람이 불었다. 내 마음도바람을 타고 날고 또 날았다. 내 귀에 내 마음이 웃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소리들은 아무리 요란해도 시끄럽지 않았다. 아무리 불협화음이 심해도 유쾌하기만 했다. 이토록멋진 불협화음이라니(자연의 소리는 알아듣는 데 번번이 실패하는데도 나는 다 알아들은 사람처럼 고개를 끄덕끄덕, 그래그래, 좋다 좋다, 더 말해, 한다). 그 소리들은 우리 인간들에게 ‘지금처럼 외로울 필요가 전혀 없어!‘라고 말해주는 듯 즐겁고 따뜻했다. 나는 그날의 소음에 이름 하나를 붙였다. - P62
지구는 아름다웠다. 긴 여름날에서는 야생의 향기가 났다. 삶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었던가? 우리는 많은 것을받았던가? 주었는데 받으려 하지 않은 것은 없었던가? 그날 나는 삶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었다는 것을 깨끗하게받아들였다. 나는 존재하는 것들의 생명력을 받아들이기만하면 되는 것이었다. 우리가 어떻게 태어났든, 우리에게 얼마나 비참한 기억이 있는 적어도 그날 하루는 생이란 대단한 기회고 앞으로 또 그런 날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삶은 우리에게 끝까지 듣고 배우라고할 것이다. 우리에게 자신의 말을 들려줄 생명이 하나도 남아나지 않는다면 바로 그때 죽음이 우리를 가르칠 것이다. 나는 생명이 주는 에너지를 듬뿍 들이마시고 한껏 귀에 담았다. 이것이 재생 에너지구나 싶었다 (나는 그곳에서 순식간에재생되었다). - P63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의 내면은 점점 고요해지고 평화로워진다고 했던가. 나는 그날 내가 행복을 느끼고 있다. 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은 바로 거기였다. 앗, 그러자 천국의 모습이 바뀌었다. 나의 천국은 바로 저모습이었다. 수많은 생명이 꿈틀대고, 소리치고, 야생의 향기를 내뿜는 곳. 나는 그날 바다로 뛰어든 바다코끼리를 따라 해변을 질주했다. 그리고 떠날 때는 수십 번을 뒤돌아보았다. - P63
아버지는 바다를 좋아하는 빠삐용과 함께 바닷가 산책을 자주 하곤 했다. 모든 해안가는 떠남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고 그가 빠삐용과 함께 걷는 바다에서도 누군가는 먼길을 떠났을 것이다. 자신은 어디로도 가지 못하는 거 아닌가 생각하면 아버지는 가끔 울적했다. 하지만 그는 생각했다. ‘어쩌면 나는 더 먼 여행을 해야 하는지도 몰라. 실제로아들과 함께 바다를 거닐 때 그의 마음은 아주 먼 곳으로 여행하곤 했다. 거짓말하지 못하는 운명을 타고난, 백 퍼센트웃는 얼굴의 아들이라는 미지의 땅으로, - P76
이해할 수 없는 일 중 어느 하나가 저에게 일어났을뿐이에요.. 그냥 그런 일이 일어난 거예요. 두잘애아들의 아버지란 것은 제가 살아가는 방식 중하나예요. 솔직히 말하면 제일 나쁜 건 제가 장애인의아버지란 게 아니에요.. 제일 나쁜 건 저에게 약해질기회가 많다는 거예요. 이 애는 내 삶이 힘들다는, 언제나 편리하게 내세울 수 있는 핑계일 수 있어요. 애를 보면 누구나 내가 힘들 거라고 쉽게 생각하니까. 저는 뭐든지 아들 때문이라고 하면 되는 거죠. 저는장애아들을 둔 아버지에게 친절하고 싶어 하는 다른사람의 선량한 마음을 쉽게 이용할 수가 있어요.. 그러나 애가 아니어도 사는 건 어차피 힘들어요. 주변에선 저더러 직장까지 그만두고 대단하다고하지만,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것은아니지만, 특수학교에 가고 맘이 싹 바뀌었어요. - P77
모든 것을 품고 있는 파도는 결코 해안선에 이르기를 포기하는 법이 없고 어쩌면 우리는 그 바닷가에 서서 아주 소중한 또 하나의 능력, 마음을 비우는 능력‘을 얻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굵은 눈물 한 방울 짠 바다에 떨구고, 아무도 모르게, 눈맛, 무게 제로 두 단어 모두 괴로움, 인내, 허리가 훨듯한 무게 그리고 행복감이 함께 있는 복합적인 아름다움의단어다. - P90
아무리 슬픈 사람도 서러운 눈을 붙이는 새벽 세 시경, 그는 아무도 모르게 지하 사고 현장으로 내려갔다. 온통 그을리고 무너지고 뒤틀려서 사람이 살아 있을 가능성이라곤전혀 없는 그곳을 그는 매일 밤 구역을 정해 샅샅이 뒤졌다. 천장도 바닥도 꼼꼼하게 들춰봤다. 그는 무엇을 찾고 있던것일까? 딸이었다. 딸을 찾아 업고 나올 수 있다면 얼마나좋을까? 아무리 센 불길도 무섭지 않은데…. 하지만 불은 이미 오래전에 꺼졌다. 그래도 어딘가에서 딸이 쪼그리고 앉아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았다. 엄마는 날 찾아보지도 않고 벌써 여길 떠날 거야? 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우리 딸이 정말 죽었을까? 그것만큼 믿기 힘든 일도없었고 떨쳐내기 힘든 집착도 없었다. - P94
슬픔은 자신을요구하는 손님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 슬픔이야말로 딸에게서 엄마가 받은 유산인걸, 저절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면 슬픔도 눈물처럼 어디론가는 흘러가야 한다. 그렇다면, 이제 입을 열면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딸이 잃은 것은 미래였다. 그토록 사랑하는 딸이 잃은 것이 미래라면, 이제 그 미래를 그가 만들어야 한다. 그 미래는 말할 것도 없이 딸들이 죽지 않을 미래였다. 그가 입을 열고 처음한 말은 지하철을 불연재로 바꾸라는 것이었다. 그를 포함한 유족들이 차마 입 밖으로 내지 않는 말이 있다. "당신도 내가 겪은 일을 겪어봐!" - P97
하쿠나마타타. 이 말을 한 사람이 딸의 뼈를 만진 손으로 찬란한 해바라기를 수놓았다는 것은 잊을 수 없는 일이다. 그는 최악의 상황을 이야기의 출발점으로 삼을 줄 알았다. 나는 그토록 깊게 슬퍼한 사람이 타인의 행복을 바란다는 사실을 떠올릴 때마다 놀란다. 슬픔과 아픔이 경이롭게변한 말, 하쿠나마타타. 생의 경이가 아니라 생의 경시가 가득한 이 사회에서 조건이 하나 붙으면 이 말은 백 퍼센트 진실에 가까워진다. ‘당신이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면.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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